고농도 초미세먼지에 길 잃는 꿀벌

국립산림과학원, 초미세먼지 농도와 꿀벌 비행시간의 유의미한 상관을 전 세계 최초로 밝혀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2-03 09: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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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가시거리가 짧아져 운전이나 항공 운항에 불편이 생긴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 구성원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 제공=국립산림과학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황사가 발생하기 전과 후의 꿀벌(Apis mellifera L.) 비행시간을 추적 조사했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한 결과, 꿀벌이 꽃꿀을 얻기 위해 식물을 찾는 시간이 32분 증가했다고 밝혔다.

▲ 산림 미세먼지 측정넷 <제공=국립산림과학원>

꿀벌의 평균 비행시간은 황사 이전에는 45분이었으나, 고농도 이후에는 77분으로 평소보다 비행 시각이 1.7배 증가했으며, 황사 발생 이후에도 꿀벌의 길 찾기 능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비행시간이 평균 71% 이상 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황사의 발생과 상관없이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가 꿀벌의 비행 시간 증가와 매우 유의한 상관이 있음을 전 세계 처음으로 밝힌 결과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에 초미세먼지 고농도가 빈번한 봄철에 꿀벌의 정상적인 채밀 활동에 영향을 주어, 벌꿀 생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 RFID 태그를 부착한 일벌 개체 <제공=국립산림과학원>

본 연구는 중국 북경식물원에서 2017년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꿀벌 400마리에게 무선주파수식별장치(RFID)를 표식한 뒤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전후 꿀벌의 비행시간을 비교한 결과이며, 국립산림과학원과 서울대학교 정수종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논문 주저자인 조유리 서울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미세먼지로 인한 화분 매개자 활동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 최초이다”고 말하며, 연구책임자인 정수종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해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구성원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가 장기적, 체계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전국에 설치된 산림 미세먼지 측정넷 20개소 60지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생태와 진화 분야의 저명 국제 저널(Ecology and Evolution)에 2021년 1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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