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체매립지 답보상태로 수도권매립지 종료시한 ‘째깍째깍’

대체매립지 확보 못하면 추가이용 최소 40년 연장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8-06 11: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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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매립지의 매립장 모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최대 규모의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로 1992년부터 수도권 3개 시·도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2025년 사용 종료 시한을 앞두고 인천시는 자체매립지 조성을 외치고 있으나 서울시와 경기도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지는 못하다. 환경부와 3개 시·도의 4자합의문에 대체부지를 찾지 못하면 잔여부지에 대해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소조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현재 자체매립지 조성마저 여의치 못한 상황을 살펴봤다.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
창립 20돌을 맞이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는 지난 7월22일 ‘사람과 자연이 상생하는 필(必)환경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의 비전식을 선포하는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임직원들은 비전 실현을 위한 △친환경 매립중심의 자원순환체계 구축 △미래 성장 동력 지속 확보 △국민 신뢰 중심의 사회적 가치 선도 △지속 가능한 조직운영 혁신이라는 4가지 전략목표 달성을 다짐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축하영상을 통해 “올해는 그린뉴딜의 중요성을 확인한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의 해로, 공사도 녹색전환과 환경산업 선도 기관으로서 그 한 축을 담당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 모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폐기물 매립이 처음 시작된 1992년에는 3개 시·도 파견공무원으로 구성된 조합과 환경관리공단으로 이원화됐다가 이후 업무의 효율성 차원에서 국회의원 입법 발의를 거쳐 2000년 7월22일 SL공사가 탄생했다. 현재 수도권매립지는 전체 면적이 1636만㎡에 달하고, 3개 시·도 64개 지자체와 사업자가 반입한 폐기물량은 지금까지 1억5280만3000t이나 된다. 그동안 하루 평균 폐기물 차량 960대가 다녀갔다. 이미 1·2매립장(787만㎡)은 그 역할을 다해 관리만 되고 있으며, 현재 3-1매립장이 생활폐기물을 받아내고 있다. 


SL공사의 그간 성과로는 매립지 건설 초기부터 문제가 됐던 침출수 처리를 완벽하게 개선한 게 대표적이다. 슬러지 자원화시설로는 고형연료 43만8000t을 만들었고, 매립가스를 발전연료로 활용해 이산화탄소 882만1000t을 줄였다. 폐기물로 생산한 전력이 398만5769㎿h, 금액으로는 318억 원어치다. 이 외 분진과 악취 등 주변의 환경도 한결 나아졌다.


▲ 수도권매립지의 야생화단지에 활짝 핀 해바라기
특히 쓰레기더미 위로 해마다 꽃들이 활짝 피는 야생화단지는 인천을 넘어 수도권 시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과거 연탄재 적치장이었던 부지를 현지 주민과 SL공사 직원들이 20여 년간 힘을 모아 재탄생시킨 상생의 공간이다. 매년 가을에 선보이는 다양한 국화 작품들은 음폐수(음식폐기물에서 나온 폐수)를 처리해 만들어진 바이오가스를 열원으로 재배된다.


그동안 매립지 주민지원기금으로 4257억여 원이 모였고, 현지 공원화 조성 등으로 45만6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주변 지역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11억1000만 원도 전달됐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가 2025년을 기점으로 사용이 종료되는 것은 SL공사의 최대 현안이다. 폐기물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고민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인천시, 자체매립지 조성에 박차
인천시는 올해부터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내년 상반기 중 자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입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인천연구원도 소각재 및 불연물만 매립하는 친환경 자체매립지의 최적 입지를 찾기 위해 입지 선정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 시민 400여 명은 7월 4~5일과 11일에 권역별로 자체매립지 조성과 관련한 공론장도 개최했다.


인천시의 공론화추진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인천시 공론화 제1호’ 의제인 ‘친환경 폐기물 관리정책 전환과 자체매립지 조성’에 대한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인식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72.2%가 ‘현재 운영 중인 소각시설 현대화’를 “더 적합”하게 인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박남춘 인천시장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관련 용역을 연내 완료하고 주민들을 설득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7개월간 진행된 인천시 친환경 폐기물관리정책 전환과 자체매립지 조성 공론화 결과 보고서는 인천시 공론화위원회에 전달돼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월20일에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기정사실화하고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친환경 폐기물관리 정책 전환’ 로드맵까지 공개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자원환경시설(소각장) 신축 및 현대화 사업’과 ‘친환경 자체매립지 조성사업’을 위한 공론화 작업을 거쳐 오는 9월까지 세부 추진계획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까지 입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마련한 뒤 하반기 안으로 입지를 선정하고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오는 2024~2025년에 자체매립지 조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는 12만㎡ 규모의 자체매립지를 만들어 인천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직매립하지 않고 소각해 묻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수도권 3개 시·도가 공동으로 사용할 대체매립지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매립지를 만들어 4자협의체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취지다. 시가 자체매립지를 조성해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할 경우 서울시와 경기도 또한 수도권매립지의 연장 사용은 당연히 어렵게 된다.


다만, 3-1공구의 매립종료(포화) 시점은 앞으로 5년도 채 남지 않았다. 5년 안에 대체매립지 혹은 자체매립지 등과 같은 방안을 찾지 못하면 인천은 또다시 약 15년간, 혹은 그 이상을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형국이어서 다급한 상황이 됐다.

4자협의서 합의한 내용이 변수
그럼에도 현재까지 진전없는 발걸음만 재촉한 셈이 됐다. 4자협의도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다가 지자체장뿐만 아니라 각 시도 실·국장 간의 후속 협의조차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3개 시도가 공동 진행한 대체매립지 조성 용역 또한 지난해 하반기 완료됐으나 여전히 후보지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 수도권매립지 부지 지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수도권매립지 종료 논의는 4자협의가 있었던 5년 전부터 본격 점화됐다. 그간의 4자협의에서 서울시와 경기도는 “관할 영역 내에 3개 시·도가 함께 사용할 만큼 큰 신규 대체매립지를 조성할 만한 부지가 없다”는 입장을 이어왔다.  

 

반면 인천은 “현 매립지를 1992년부터 떠안았고, 당초 2016년 말 사용 종료가 예정돼 있던 것을 한 차례(약 10년) 연장했으니 이후의 공은 서울·경기 중 하나가 맡아야 하며,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자체매립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환경부는 방관자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쓰레기 문제는 지자체의 소관이어서 정부가 주체로 참여할 수 없고, 대신 자문과 조정의 역할만을 맡겠다는 것이다.


대체매립지 조성은 사실상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인천시는 ‘자체매립지 조성’에 더 무게를 둔 ‘투 트랙전략’에 나섰으나 이 역시 현재 상황에서는 녹록지 않다. 부속조항 탓에 서울시와 경기도는 일견 느긋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인천시가 시범적으로 자체매립지 조성을 잘 끝마친다면 가능성이 보인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자체매립지 입지 선정은커녕 입지선정위원회조차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인데, 해당 지역의 주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의 반발, 이에 따른 설득과 협상 등의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남은 기간이 매우 촉박하다.


또 입지선정위원회에는 폐기물 후보지의 주민 대표가 참석하도록 법률이 정하는 바, 위원회의 구성에서부터 갈등이 반복되는 무늬만 위원회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몇 년간 타 시·도의 폐기물처리 관련 입지선정위 구성 사례를 찾기 힘든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자체매립 방식도 논란 여지
자체매립 방식과 관련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광역소각장 증설과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과 국회의원들은 소각장 건설에 반대입장을 내비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인천시의 한 시민단체는 “공론화추진위원회가 발표한 시민인식조사 결과(72.2%가 기존시설이 더 적합하다고 응답)는 피해지역 주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써 이는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천시는 물론 지역 시·구의원, 국회의원,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자체매립지 조성 및 쓰레기 발생지 처리원칙 등을 외친다면, 경기도와 서울시 그리고 환경부에서도 지금처럼 ‘남 일’로 일관하지는 못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인천시로서는 이러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만으로도 공론화하겠다는 취지는 살린 셈이다.


앞서 지난달 중순 서구의회는 폐기물 처리시설이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에 입각해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말 이재현 서구청장과 김교흥·신동근 의원(각각 서구갑·을), 민주당 서구 지역위원회는 “발생지 처리원칙을 준수하는 실제적 대책을 이행해야 한다”며 “각 군·구별 자체 적환장 조성은 물론 서울시와 경기도 등 모든 지자체에서도 이 같은 시설 조성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4년에서 2016년으로 한 차례 사용기한을 연장한 수도권매립지는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4자협의체를 구성해 대체매립지 마련을 전제로 오는 2025년까지 10년 더 사용을 연장해 사용하고 있다. 그 사이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은 해마다 늘어 올해 처음 시·도별로 반입할 수 있는 생활폐기물의 총량까지 할당했는데도 이미 정해진 총량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지난 6월 기준 자치단체별 반입현황을 보면, 서울시가 16만3719t, 인천시 7만214t, 경기도 13만484t의 생활폐기물을 수도권매립지에 각각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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