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온실가스 감축, 상식으로 자리 잡을 것”

환경부 기후경제과 박재완 사무관 인터뷰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5-30 11: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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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기후경제과는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기업, 지자체, 학교 등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하는 배출권거래제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체결된 ‘파리협정’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의 37%를 감축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하였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행하는 주요 감축정책 2가지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 부서다.

 

특히, 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해서는 대상업체들에게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하여 그 업체들이 할당량의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하고,

 

업체 간의 배출권 거래를 지원하여 비용면에서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환경부 기후경제과 박재완 사무관에게 배출권거래제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배출권거래제 1차 계획 기간을 평가한다면.
배출권거래제 1차 계획 기간은 제도의 정착에 주력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변화가 유발되고, 그로 인해 폭염·혹한과 같은 이상기변이나 가뭄·홍수와 같은 재해가 발생하게 되면서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시행하게 된 것이지만, 그때까지 아무런 규제 없이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해오던 기업 등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제도로 인해 감축부담을 얻게 되어 제도 자체에 대한 수용도가 낮았다.

 

그래서 정부는 1차 계획 기간 동안 업체들에게 할당하는 배출권을 모두 무상으로 배분하고, 배출권거래제 대상업체들에게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보다 완화된 감축 의무를 부담시키는 등 여러 조치를 취했고, 그로 인해 국내 산업에 큰 무리를 끼치지 않고 배출권거래제를 정착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Q. 배출권거래제 1차 계획 기간 운영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배출권 거래금액은 10배, 거래가격은 2배, 거래량은 5배까지 성장했다. 초기에 배출권거래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인가.
배출권의 거래량과 가격은 시장의 수요 공급 원리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격과 거래량 증가가 곧 안정적인 정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배출권 거래가 활발해지고 그로 인해 적정 가격이 형성되게 되면 시장의 배출권 가격보다 자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비용이 적게 드는 업체는 감축에 주력하게 되고, 반대로 자체적인 감축 비용이 많이 드는 업체는 배출권 거래를 선택하게 되는 기제가 원활히 작동하게 되므로 ‘비용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제도의 순기능이 발휘되는 것이다. 

 

1차 계획 기간의 경우 초기에는 업체들이 배출권을 거래하는 것 자체가 미숙했고, 배출권 거래를 통해 수익을 얻거나 감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도 낮았기 때문에 거래량이 적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도를 숙지하게 되고 거래를 통한 경제적 이익에도 눈을 돌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점차 거래량과 가격이 증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는 이러한 업체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 많은 설명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제도의 안내와 홍보에 주력했고, 그러한 노력들이 지금과 같은 배출권 시장의 성장에 일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차 계획 기간에는 업체들의 부담 완화를 위한 많은 배려 조치가 있었고, 그에 따라 업체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남게 되는 배출권을 거래하기보다는 각자의 경영 상황에 따라 여유분의 배출권을 거래한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는 업체들이 보다 충실히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해서 배출권 거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Q. 하지만 할당대상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업체들 대부분이 배출권거래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규제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떠한 규제라도 없는 것이 가장 좋다. 1차 계획 기간을 지나면서 나름대로 배출권거래제가 정착하게 되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배출권거래제가 없던 시기가 더 좋은 것이다. 

 

흔히 저희가 배출권거래제를 얘기할 때 건물의 건폐율과 용적률 규제를 예로 든다. 과거에 건폐율이나 용적률 규제가 없을 때는 대지를 가진 사람이 마음대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리 대지의 소유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규제를 지켜 건물을 지어야 한다. 대지의 소유권보다 그곳에 생길 건물로 인해 타인이나 주변환경에 미치게 될 영향, 즉 공익을 우선하게 된 것이다. 그 규제가 생긴 지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마 대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건폐율과 용적률 규제가 없기를 바랄 것이다. 물론, 이제는 건폐율과 용적률을 지켜서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게 상식이 됐다. 

 

배출권거래제도 마찬가지다. 산업활동을 통해 부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온실가스라고 하더라도 무분별한 배출로 인해 사람과 지구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더 이상 아무런 규제 없이 그 배출을 허용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고, 이 제도도 수십 년이 지나고 나면 반갑지는 않지만 지켜야 한다는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본다.


Q. 현재 배출권거래제 2차 계획 기간을 운영 중이다. 2차 계획 기간의 주요 특징은.
우선 2차 계획 기간에는 1차 계획 기간과 달리 배출권 유상할당 제도가 도입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본래 배출권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환경정책 기본법」 제7조의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에 따라 유상으로 할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의 도입으로 인해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배출권거래법은 1차 계획기간에 모든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하고, 계획 기간이 진행될수록 점차 유상할당 비율을 늘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계획 기간에는 업체별 할당량의 3%를 유상으로 할당했고, 3차 계획 기간에는 10%, 4차 이후부터는 그 이상으로 유상할당량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52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시작되었던 1차 계획 기간과 달리 2차 계획 기간의 할당 대상업체는 591개로 증가되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업체가 3년 사이에 그만큼 증가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배출권거래제를 통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배출권 거래량은 1차 계획 기간 후반보다는 많이 줄었다. 이는 계획 기간 초기에는 업체들이 여유배출권을 거래하기보다는 향후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데, 이에 따른 공급 물량 감소로 인해 배출권 가격도 2018년 평균 2만 2000원 수준에서 현재는 2만 7000원 수준으로 다소 증가했다. 다만, 2차 계획기간의 배출권은 업체의 순매도량에 비례해서 3차 계획 기간으로 이월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1차 계획기간처럼 후기로 갈수록 거래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Q. 배출권거래제가 실제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에 끼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배출권거래제 대상 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이를 대상 업체의 수로 표현하면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큰 1등부터 591등까지의 업체는 모두 배출권거래제의 적용을 받는 것이다. 그만큼 배출권거래제가 담당하는 부분이 크다.


하지만, 배출권거래제 자체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수단은 아니다. 배출권거래제의 틀 안에서 할당량을 부여받으면 업체들은 그 할당량의 범위까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감축 설비나 기술을 갖추어 스스로 감축활동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즉, 배출권거래제는 업체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도록 하는 울타리나 유도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보다 배출권거래제를 앞서 도입한 EU의 경우에도 배출권거래제가 단독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끼치는 영향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결과는 배출권거래제나 탄소세와 같은 규제수단과 재생에너지 보급이나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의 정책수단뿐만 아니라 경기 상황, 기업의 감축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EU처럼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되는 다양한 정책들을 도입·시행하고 있고, 그 정책의 내용을 강화해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명간에 그 시너지 효과가 가시적으로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앞으로 배출권거래제에서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업체들이 배출권거래제의 틀 안에서 실질적인 감축을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3차 계획기간부터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달성을 위해 지금까지와 달리 할당량을 대폭 낮출 예정이며, 업체들의 감축 설비나 기술 투자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Q. 당부의 말씀은.
정부가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업체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가 도출되지 않을 것이다.

 

앞서 예로 든 건폐율과 용적률을 빌어 얘기하자면, 아무리 건축 기준을 세우더라도 그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주거환경은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건폐율과 용적률을 지키지 않고 지은 건물은 철거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건물처럼 쉽게 원상복구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 국민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계속 겪게 되는 것이다.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를 위해 배출권거래제를 이행하는 업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데 앞장 서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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