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환경히로인①>조수정 생태지킴이-꿀벌강사

가족과 함께 자연생태계 푹 빠져...도시양봉 전도사 역할도
박원정 기자 eco@ecomedia.co.kr | 2017-09-08 11:57:24

<이달의 환경히로인①> 

​▲조수정 자연관찰자-꿀벌강사-주부 ‘1인3역’
처음엔 수원청개구리에 홀려
전국 곳곳 탐사-연구-기록…
부산 아줌마 ‘자연관찰자’ 되다

 

 


“‘꿀벌엄마’ 대신 ‘자연관찰자’로 불러주세요.”
부산 출신의 투박한 40대 초반의 아줌마가 우리의 자연생태계에 푹 빠졌다. 우연한 기회에 수원청개구리를 접하면서 평범했던 가정주부는 요즘 생태지킴이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평일엔 남산과 보라매공원 일대서 하루를 보내고 주말엔 전국을 누비고 있는 조수정 강사. 그녀는 중·고교생 두 아들을 키우면서 지금은 세 번째 자녀인 남산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고 어린이꿀벌학교에서 꿀벌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벌의 이름과 특성을 꿰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 남산에서 도시양봉 전도사로 땀을 흘리고 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올해 마지막 채밀작업을 한다기에 조 강사를 만나봤다. 이 날 그녀의 눈은 반짝였고 손과 발은 정신없이 바쁘기만 했다.

수원청개구리로 시작된 호기심
조수정 강사의 생태지킴이에 대한 도전은 평범한 기회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3년 평소 동물을 좋아한 작은 아들 고민규 군(중 2)이 지구사랑탐사대(이하 지사탐) 대원으로 참여하면서 가족 모두가 자연스럽게 동참자가 됐다. 그러면서 조 강사도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를 찾고 시민참여과학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것.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한다는 낯선 논을 주소만 알고 찾아가서 울음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온가족이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서 울어주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그때부터 생명탐사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더욱이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고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에 참여하는 것은 더할 나위없는 자부심이었죠”라면서 시민참여과학에 대한 매력을 소개했다.
조 강사는 그저 가족과 함께 하는 놀이문화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정확한 탐사를 하고 철저하게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러다보니 점점 보이는 것이 많아지고 생각도 넓어졌다. 또한 단순하게 데이터만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어떤 분야가 생기는 듯 했단다. 

 

△가족과 함께 수원청개구리를 탐사하는 모습(왼쪽)과 남산서 목격한 어치의 목욕장면.

 

남산서 만난 산개구리-옴개구리

조수정 강사는 수원청개구리 탐사를 하면서 양서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고, 밴드 등서 다른 대원 및 전문가와 소통하며 발견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재미에 빠졌다.
이후 그녀는 집에서 가까운 남산의 산개구리들을 찾아 다니며 기록하기 시작했다. 조용히 셔터를 누르고 동영상으로 소리와 구애하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산개구리들은 참고 기다리면 나와서 반겨주는 순진한 자연의 친구들”이라면서 “그러기를 올해까지 5년차예요. 남산 소생물권과 연못, 실개천, 그리고 서식지에서 만났던 산개구리와 덤으로 도롱뇽들의 삶도 엿볼 수 있었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동안의 체험과 모니터링을 통해 남산 산개구리들의 산란과 부화 등을 꿰뚫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번도 살아있는 옴개구리를 만난 적이 없어서 옴개구리가 남산에는 살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2016년 2월 한 연못에서 크고 작은 옴개구리 사체를 10마리 넘게 발견하고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서식 확인의 기쁨보다 너무 안타까워 이후 매일 남산을 찾았다는 그녀이다.

 

 

지구사랑탐사대와의 좋은 추억
이제 조수정 강사는 가족과 함께 전문가들을 쫓아 탐사여행을 자주 다닐 정도로 실력파가 됐다. 수원청개구리, 이끼도롱뇽, 꼬리치레도롱뇽, 도마뱀, 황금박쥐 등등을 찾아 전국을 찾아다닌다.
그녀가 여기까지 온 데는 2013년 서울지역의 학생들을 위주로 특허청 청소년발명기자단과 같이 꿀벌과 밀원식물 탐사를 하게 되면서부터. 당시 큰 아들(고민욱, 고교 1년)이 발명기자단 활동도 하고 있었기에 별 무리 없이 탐사에 동참하게 됐다. 지사탐이 가족단위의 탐사활동이어서 주로 엄마인 조 강사가 기록을 담당했고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은 다른 탐사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게 됐다.
지사탐에서도 그녀의 소속인 내친구봄이팀은 꿀벌과 밀원식물로 특화된 팀이었다. 1기 때는 서울지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탐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팀의 역할이 있었고, 2기 때는 전국으로 탐사가 확대되었지만 꿀벌도 침을 가진 벌 종류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3기 시절 국립생태원에서 주최하는 벌목에 대한 생태환경동아리 발표대회에 나가게 되면서 기록을 좀 더 촘촘하게 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에도 탐사는 계속했고 더 많은 기록을 하게 됐다. 결과는 중고등부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됐으니 큰 보람도 있었다.


“작년까지 관찰기록 1500여 건”
“2016년까지 관찰기록이 약 1500건 정도 되니까 올해말까지 2000건은 족히 넘을 겁니다.”

조 강사의 기록을 보면 조 강사가 얼마나 탐사에 미쳐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꿀벌을 더 잘 찍으려고 더 가까이 다가가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예쁘게 찍기 위해 꿀벌의 얼짱 각도도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꿀벌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단다.
꿀벌을 사랑하던 그녀는 꿀벌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싶어지난해 서울 남산 도시양봉 2기 과정에 도전, 1년간 교육과 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남산꿀벌지기가 됐다.
도시양봉에 동참하면서 조 강사는 양봉은 정말 부지런해야 꿀벌들을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게으른 양봉을 하면 꿀벌들이 바로 탈이 나기 때문이다.
이 날 채밀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녀는 유감없이 실력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각자 역할이 틀린 꿀벌들의 삶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꿀벌 사이에 있는 야생벌 두 마리를 금방 찾아내 쫓아내는 것이었다.
그녀는 2017년 보라매공원 어린이꿀벌학교에서 꿀벌강사로 활동하게 되면서 보라매공원에도 정기적으로 나가서 어린이 친구들과 만나고 있다.
그녀는 어린이들에게 먼저 꿀벌이 왜 소중한지, 왜 좋아해야 하는지, 왜 많아져야 하는지를 가르친단다.
강사로, 생태탐구자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각종 벌의 모습을 찍어서 SNS서 공유하는 조수정 강사. 그냥 자연관찰자로 불러달라는 그녀이지만, 우리는 그녀가 보여주는 생생한 생태계의 모습을 늘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사진, 자료=조수정 강사 제공, 글=박원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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