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산불 급증, 해양 CO₂ 흡수에도 영향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6-15 22: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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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 증가가 해양의 이산화탄소(CO₂) 흡수 능력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불은 대기 질, 식량 안보, 생물 다양성 등 인류 삶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연 현상이다. 지금까지 산불의 해양 영향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는 그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먼 거리를 이동하며 바닷물에 퇴적되는 입자와 영양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로 인해 해양에서 CO₂를 흡수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이 촉진된다. 이는 농경지에 비료를 주어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 유사한 현상으로, 지구 탄소 순환과 기후 균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 센터(BSC-CNS)와 ICREA 소속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특히 한대 지역에서 산불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철(Fe)과 같은 미량 영양소가 해양으로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철의 해양 공급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산성을 높여 해양 CO₂ 흡수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를로스 페레즈 가르시아-판도 BSC 대기 조성 그룹 공동 리더이자 ICREA·AXA 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은 습도가 낮고 기온이 높은 조건에서 더 자주 발생하며, 이는 다시 기후 변화에 영향을 준다"며 "산불이 북대서양 등 주요 해양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향후 대기 중 CO₂ 농도를 더 정확히 예측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고급 기후 모델을 통해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산불로 인한 철 배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철이 부족한 북대서양에서는 이러한 영양분의 공급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CO₂를 대량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기후로 인한 산불로 발생하는 철 배출량은 현재 예측보다 최대 1.8배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의 해양 생산성은 21세기 말 여름철 기준 최대 4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인해 광범위한 해양 지역에서 다른 필수 영양소가 감소할 가능성도 함께 지적했다. 이 경우 해양의 CO₂ 흡수 능력은 제한될 수 있어, 철 공급 증가가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영양 공급을 정량화하는 것은 대기 중 CO₂ 농도 예측에 매우 중요하다"며 "산불이 해양 철 공급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를 이해함으로써, 기후 변화를 설명하는 지구 시스템 내 주요 피드백 루프를 밝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대기 과학, 해양학, 기후 정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다학제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관측 기술과 기후 모델의 지속적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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