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속가능성 연구가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 대응에 필요한 핵심 행위자와 행동을 충분히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현재 학술 문헌은 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기술 변화와 개인의 행동 변화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반면, 경제 시스템 전환이나 공공·시민사회 영역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 ICTA-UAB 환경과학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약 400만 건에 이르는 학술 문서를 분석해 글로벌 지속가능성 연구의 흐름과 사각지대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빠르고 심층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 널리 인정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해야 할 연구는 일부 행동 유형과 특정 행위자에 편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구는 과학 문헌이 기술 혁신과 관련된 행동에는 많은 주목을 보내는 반면, 경제 구조를 바꾸거나 제도적 변화를 이끄는 행동에는 충분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간 부문, 통신, 지식 생산 분야에 대한 연구 비중은 높은 반면, 시민사회와 공공부문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금융 행위자 역시 환경위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만 학술적으로는 과소대표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또 환경위기의 책임이 구조적·제도적 행위자보다 개인에게 전가되는 경향이 학술 문헌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예컨대 재활용 습관과 같은 개인 차원의 행동 변화 연구는 경제·거버넌스 체계의 변화에 주목한 연구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기후위기 책임을 개별 시민에게 돌리는 서사가 오랫동안 일부 산업계, 특히 석유·가스 기업들에 의해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고 연구는 짚었다.
공동연구를 이끈 빅토리아 레예스-가르시아 ICTA-UAB 연구원은 “지속가능성 전환을 이끌 수 있는 행동과 행위자에 대해 연구자들이 편향된 설명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변화를 이끌 잠재력이 큰 시민사회를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진정한 변혁적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 연구와 정책 설계 모두에서 보다 다원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과 개인 실천을 넘어, 경제 시스템 개혁과 공공·시민사회·금융 부문의 책임과 역할을 함께 조명해야만 환경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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