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행주나루의 상징 웅어 돌아오라

이기영 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호서대 교육대학원장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5-09 11:20:21
  • 글자크기
  • -
  • +
  • 인쇄

올봄 유독 심해진 중국발 황사로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 붕괴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확장과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가 지금처럼 가속된다면 이상기후와 사막화로 인해 머지않은 장래에 지구 생물종의 70% 이상이 사라져 인류문명의 존립 자체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개발을 멈추거나 다시 원상복귀시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강하류 행주의 특산물이었던 웅어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웅어 박물관’ 건립 추진을 제안한다.

 

웅어는 연어처럼 회귀성 어종인데 개발로 인해 물길이 막히고 강물이 오염되면서 행주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웅어 문화가 되살아나면 행주는 관광명소로 부각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폭제가 될 것이다.

 

겸재 정선이 그린 ‘행호관어(杏湖觀漁)’는 초여름 행주산성 부근에서 웅어를 잡는 어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겸재의 친구 사천 이병연은 행호관어 그림에 쓴 글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

 

"늦은 봄에는 황복국이요, 초여름에는 웅어회라. 복숭아꽃이 가득 떠내려 오니 그물이 행호 밖으로 달아나네(春晩河豚羹 夏初葦魚膾 桃花作漲來 網逸杏澔外)."

 

그러나 지금 행주 한강에서는 예전처럼 봄에 웅어나 황복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강변 개발로 모래여울과 갈대밭이 사라져 강물이 3급수로 전락했을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올라오는 물길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웅어는 회유성 어종으로 5월에서 8월까지 한강하류 행주나루 부근에서 잡히며 맛이 담백하면서도 고소해 횟감으로는 물론 구이나 찌개로 임금님의 사랑을 받던 귀한 물고기이다.

 

행주가 고향인 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배를 타고 나가 잡아오신 웅어를 그물에서 뜯어내 담는 일을 도왔고 비싼 값에 팔린 웅어는 등록금이 되었다. 금모래가 반짝이는 모래사장에서 은빛 웅어를 대바구니에 담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하다.

 

그러나 1989년 4년간의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니 한강이 완전히 변해 버렸다.

 

일산 근처에 신곡수중보가 생겨 강이 직강화되면서 어린 시절 가무락 조개를 잡으러 드나들던 모래섬인 방말섬은 아예 자취도 없이 사라졌고 수위가 높아져 강가의 갈대숲과 모래도 대부분 물에 잠겨버렸다.

 

물론 그토록 아름다웠던 강변 경치도 이젠 볼 수가 없고 물길이 막혀 웅어는 이제 더 이상 바다에서 올라오지도 못한다.

 

하지만 최근 강 하류의 보를 없앤 울산 태화강이 맑아지면서 바다에서 다시 연어가 돌아오자 전국적인 연어 축제를 열어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강과 임진강은 유일하게 하굿둑이 없어 하천 생태계가 일부 유지되고 있다. 유엔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이 인천 송도에 유치돼 서울에서 인천에 이르는 한강 생태계를 생물다양성시범지구로 가꿔나간다면 세계적 생태명소가 될 것이다.

 

내 고향 행주나루 한강도 웅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신곡수중보를 없애기가 어려우면 높이를 조금 낮추거나 어도를 만들어 예전처럼 5월이면 다시 웅어축제를 열 수 있게 되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