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화학공장 환경영향평가서가 화약고 불씨

석유화학업계 점점 설 자리 잃어 ‘파라자일렌’ 생산 포기 위기
김영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10-10 13: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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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협의체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이 누구 위한 평가서 인가” 

문제 주택가 화학공장, 화약고냐 지역경제 보물단지냐

SK인천화학공장 증설 반대 주민 결사반대 뒤늦게 검증단 꾸려

 

 “중국은 안되고 국내는 되느냐. 우리가 무슨 죄냐, 절대 안된다.” 올 봄 중국에 세우려던 파라자일렌(PX) 공장이 중국 현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중석유)가 쿤밍(昆明)시 안닝(安寧)현 정유공장에서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 주민들은 공장이 아파트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유독성 물질 배출 등 환경오염의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때문이다.

 

바로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에 PX 생산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공사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SK인천화학공장은 벙커C유와 원유를 저장하던 율도저장소에 발암물질인 벤젠·자일렌 등을 저장하기 위해 용도를 변경했다. 이번에 증설 계획인 공장은 PX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PX는 향기가 나는 휘발성 가연성인 액체로, 폴리에스테르계 합성 섬유를 만드는 데 쓰인다. 석유화학 원료로서 80% 이상이 폴리에스터섬유 등 화학섬유, 20% 미만은 LCD 화면 부착용 필름과 물병(PET병), 음식 포장재 원료로 쓰인다.  

 

이 공장이 갈 곳을 찾다가 결국 유턴해 인천 서구 경서동 일대에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인천시와 합의로 증설하기로 했다.

 

이 지역 주민들이 ‘죽기살기’로 반대를 하고 있어 지역 사회를 넘어 또 다른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중질유 생산 다음으로 새로운 시장개척중 하나인 파라자일렌(PX) 생산의 필요성을 정부측에 강력하게 요청해왔다.

 

인천 서구 청라지구와 가까운 곳에 세워지는 파라자일렌 공장은 인천 지역 전체가 영향권에 든다. 주민들은 공장많기로 유명한 중국에서도 반대로 쫓겨난 공장이 인천 주택가에 들어선 자체가 우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첫 번째 반대이유를 밝혔다. 

 

파라자일렌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말한다. 이 원료를 가지고 페트병, 합성섬유, 필름 등을 생산할 때 사용된다. 파라자일렌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3급 발암 화학물질로 분류돼 있지만, 제품 시장이 매우 좋아 돈이 되는 글로벌 사업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앞다퉈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인 파라자일렌을 3~4년 전부터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인천시민들이 반대하는 두 번째 이유는 PX(파라자일렌)는 일상생활중 공장에서 누출될 경우의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PX는 무색의 액체로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분류돼 있다. 국제적으로도 환경파괴 논란이 큰 제품이다. 다른 국가에서도 주거지에 절대로 짓지 못하게 할 정도로 PX(파라자일렌)화학공장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인천시와 해당 관리 감독 기관인 인천서구청은 안전하다는 입장을 거듭내놨다. 그런 가운데 SK인천석유화학측은 공사를 강행해왔다.

 

세 번째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 이유는 인천시와 SK인천석유화학공장측에서 공사전에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서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가서에는 공장 증설로 인해 생산시설에서 발생되는 발암성물질인 벤젠으로 인한 발암위해도가 조사한 16개 예측지점 모두에서 건강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측 “파라자일렌 생산, 안전성 화학물질 유해성 문제삼아”

환경부가 제시한 건강기준치는 10-6이다. 다만 환경부가 제시한 건강영향항목 평가매뉴얼에 모든 저감시설을 설치한 후에도 건강기준치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건강기준치를 당초보다 완화된 10-5으로로 적용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들어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런 문제때문에 주민들의 공개요구에도 기업 영업상 이유로 공개를 하지 않았다.

 

기존 설계상은 공장과 저장소가 떨어져 있도록 돼 있다. 관으로 연결돼 있고 이 관은 도로변에 그대로 노출돼 있도록 설계를 해놨다. 만약 폭발하면 그 뒷감당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론이다.  

 

이런 문제가 불씨가 됐다. 주민협의체는 거칠게 밀어붙이고 있다. SK가 나와서 주민들에게 성실히 설명을 해야하고, 파라자일렌은 얼마나 위험한 물질이고, 또 그런 위험물질에 대한 안전확보 대책은 무엇인지 투명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 주민들이 분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청이 누굴위한 시청인지, 시장을 누가 뽑았는지 망각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협의체 관계자는 “권익을 대변해 주고 살림을 하고 있는 인천시청, 서구청은 SK가 말하는 것이 맞는지 그리고 잘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데 오히려 대기업 편만 들었다가,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그때서야 검증단을 꾸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공장 증설 위치가 인천 바닷가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영향으로 한 번 사고가 나면 수습할 수 없을 만큼 주택가로 밀려올 수밖에 없고, 공장과 주택가의 거리는 4km에 불과해 창문을 열면 공장 굴뚝이 보인다고 허탈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민관 합동으로 꾸려진 환경위해성 검증단 대표단장이 돌연 사퇴를 했다. 일부 반대주민들은 검증단 자체도 믿을 수 없어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이 가동되기 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대기보전과 담당자는 “현재 환경위해성 검증단이 회의결과에 대해, 특히 SK석유화학공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면밀하게 합동으로 조사해서 그 결과를 시청에 공개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어떠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도시미관 문제 아니다. ‘재산권’보다 중요한 게 ‘생명권’이다

국내 대표 정유사인 SK측은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1조 6000억 원을 들여 인천 서구 원창동에 11만 5700여㎡ 규모의 파라자일렌 공장 설립에 제동이 걸린 채 공사가 미뤄지고 있다. 회사측은 공사지연으로 그 손실이 계속 불어날 수밖에 없다.

 

계획대로라면 2015년부터는 연간 파라자일렌 생산량이 총 331만 5000t으로 늘게 된다. 이는 현재 생산량보다 3배 많은 양이다.  

 

SK인천석유화학측은 “악취가스 방지시설을 설치해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 안전 공장으로 지어질 것”이라며 “전체 투자비의 10% 이상이 안전과 환경 설비와 관리에 사용돼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도 공장에서 벤젠을 다루고 있지만 공기 중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고 있다”며 “증설 이후에도 저감시설을 제대로 갖추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단지 위험물질을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시설로 몰아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천 서구 지역 특성상 지역 주민들이 ‘환경피해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인천 서구 주민들은 세계 최대의 쓰레기매립지 등 각종 환경시설로 몸살을 앓아왔다. 악취와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어놓을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파라자일렌(PX) 생산공장 증설과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 초과 배출 등으로 환경피해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그 수위가 극에 달한 것이다. 또 하나의 도화선이 터진 것은 최근 인천 서구의회 홍순목 의원이 수도권매립지 내 발전소에서 오염물질인 황산화물(SOx)이 기준치를 초과해 수년째 배출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홍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발전소를 운영하는 민간발전사는 올 상반기에만 1820t의 황산화물을 배출, 이미 올해 할당된 230t을 8배 가량 초과했다. 황산화물은 산성비의 원인으로 식물을 고사시키거나 건물을 부식시키는 유해물질이다.  

 

이곳에서 배출된 황산화물의 배출농도는 배출허용 기준치 400ppm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4월에 기준치의 두 배를 초과한 930.3ppm을 배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696ppm으로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발전소는 이러한 측정 결과가 나올 때마다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황산화물 배출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증설공사 중지, 사업승인 취소,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등 요구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처장은 “기존의 굴뚝은 석유정제 과정이 위험하지 않았다. 앞으로 증설될 시설은 벤젠, PX 등을 다룬다. 고온, 고압으로 추출해 공정이 복잡하다. 시설 자체가 위험하다. 만약 유출되면 발암물질과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하루 빨리 환경영양평가를 실시해 보다 객관적인 검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관할 서구청은 지난해 7월과 올 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개선명령을 내렸으나 개선명령 기간을 내년 2월 3일까지 연장 신청해 주민들은 내년까지 황산화물에 의한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더 이상 지역 주민들만이 희생하라는 행정은 안되기 때문에 지역 환경개선에 먼저 선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금에 대한 투명성과 환경유해성이 어느 정도 미치는지에 대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9월 말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파행을 겪었다. 인천 서구문화회관에서 공장 주변지역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SK인천석유화학 PX 공장 증설과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설명회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요구, 단상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공장 증설 공사 중지, 서구청 사업승인 취소,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주민설명회 등을 요구했다. 주최 측이 즉답을 미루자 주민 900여명이 설명회장을 빠져 나오는 등 이날 설명회는 파행을 거듭했다.

 

서구는 남아 있던 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공장 증설 관련 인·허가 진행사항과 공장 증설 현황, 환경영향평가 관련 사항, 추가 환경관리 대책 등을 설명한 뒤 인하대 화학공학과 최순자 교수가 ‘BTX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반대측 주민들은 도시미관이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들이 강력하게 단체행동을 펴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인 ‘재산권’보다 ‘생명권’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청라지구 반대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은 “서울 강남 한 복판에 세우면 그냥 있겠느냐. 유해물질들이 우리 아이들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까봐 두렵다."며 "처음부터 신뢰할 수 있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기초로 공장을 증설했다면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린 SK측에서 무책임한 대안없이는 한 발짝도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대주민들은 모두 주도면밀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력한 입장을 보였다. 

 

SK종합화학 “수출 효자 품목 쉽게 손 놓을 제품아니다” 밝혀 

한편 SK종합화학의 BTX(벤젠ㆍ톨루엔ㆍ크실렌), 폴리머, EPDM(에틸렌프로필렌), 퍼포먼스 케미칼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자동차, 전자, 통신의 첨단 소재에서 페인트, 볼펜, 콘택트렌즈, 화장품, 세제 등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영역에서 필수적인 원ㆍ부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3년간 SK종합화학의 석유화학제품 수출 실적은 해마다 10% 이상 가파르게 성장했고 2010년 48억달러, 2011년 53억달러, 2012년 70억달러 이상 꾸준한 수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종합화학의 주요 수출 품목은 톨루엔, 파라자일렌, 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등이며, 중국, 대만, 동남아, 일본, 인도 등 세계 각 지역에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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