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SG 동향과 기업이 나아갈 방향

<ESG 경영과 기업이 나아갈 방향> 연재③(마지막회)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8-03 09: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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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만 자문위원, 법무법인태평양 고문, 전 환경부 차관

기업의 대응 방향
이제는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ESG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류의 존속과 기업의 번영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특히 작금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범지구적으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 국가는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관련 정책과 규제를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함과 병행하여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기업은 저탄소 배출 내지 환경친화적인 기업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이 탄소배출 기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소비자들도 관련 상품을 외면할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갑질 기업이나 투명하지 못한 기업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사법부에서도 기후위기에 소극적인 국가나 기업에 대해 채찍을 가하고 있다. 독일 환경단체와 그린피스가 제기한 독일 정부의 온실가스 관련 불분명한 중장기 목표제시에 따른 미래세대의 기본권 침해 여부 소송에 대해, 독일 헌법재판소가 기후보호법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부족하다며 일부 위헌결정을 하였다. 네덜란드법원은 환경단체 등이 로열더치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로열더치셀에게 ’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년 대비 20%를 줄이겠다는 자체 계획보다 강화된 45% 줄일 것을 명령하는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다. 미국 엑손모빌의 경우, 블랙록과 미국 주요 연기금 등의 지원을 받아 기후변화 대응을 압박해 온 소규모 헤지펀드가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 3석을 차지했다.


최근 서울경제가 국내 118개 대.중소 기업과 벤처.스타트업 대상으로 ’친환경 경영 현황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5%가 ESG 중 환경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하였으며, 30.5%는 사회요소를, 11.0%는 지배구조 요소가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작금의 당면한 기후위기에 따른 국.내외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ESG 분야 중 미흡한 분야에 대한 질문에 41.3%가 지배구조 분야를, 35.0%가 환경 분야를, 23.7%가 사회 분야를 들고 있다. 미흡한 요소에 대하여는 지배구조 분야의 경우 36.3%가 부적절한 경영권 승계를, 32.7%가 경영진의 모럴헤저드를 들고 있고, 환경분야의 경우는 36.7%가 플라스틱 과다사용에 따른 생태계오염을, 21.0%가 기후변화 가속화를, 19.7%가 환경호르몬을, 15.0%가 미세먼지를 들고 있으며. 사회분야의 경우는 31.7%가 일자리 부족을, 31.0%가 근로자 인권 및 안전을 들고 있다. 앞으로 ESG 설계를 할 때 이러한 기업과 국민의 인식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ESG가 독이 된 다논(Danone)의 엠마뉴엘 파버의 사례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파버는 ’14년 다논의 CEO가 되었고, ‘17년에는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게 되었으며, 빈곤퇴치를 위한 다양한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생물다양성보호 활동 등을 통해 유럽 경제계의 대표적인 ESG 전도사였으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으로 ’21.3월에 해임되었다. 결국 ESG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과 더불어 경제적 가치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리매김하게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사고의 대전환
먼저 ESG에 대한 전사적인 가치공유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은 ‘ESG 전도사“로 자임하며,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음에 반해 기업의 내부 구성원은 벌써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기업 내 최고경영자, 이사회, 구성원, 나아가 그룹 전체 및 협력업체까지 ESG 가치를 공유할 때 전사적인 실행에 차질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기업혁신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1,000번 이상의 내부교육과 소통이 필요했다는 성공 기업들의 경험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 사고로는 미봉책 수준에 불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시각, 나아가 문명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돌이 없어서 석기 시대가 종말을 고한게 아니기에 인류의 생존을 위해 화석 연료 시대를 더이상 유지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탈탄소 내지 탄소중립화를 추진하여야 하고, 그런 점에서도 ESG의 가치가 불가피하다. 결코 일시적인 유행이나 흐름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구성원 개개인이 확고하게 인식전환을 하여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환경안전사고 현장을 많이 관찰한 결과, 조직과 제도를 정비할지라도 현장에서 개개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아가 ESG를 미래 먹거리 내지 성장동력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철강기계업체에서 풍력발전회사로 전환하여 성공한 덴마크 베스타스사의 사례, 화석연료 생산시설 기반에서 탈탄소화 전략으로 해상풍력 및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여 성공한 덴마크의 오스테드의 사례, 과거 우리나라의 정유산업이 아황산가스규제 강화에 따른 탈황기술 개발 및 투자 증대로 경쟁력 확보에 성공한 사례, 1970년대 오일쇼크에 따른 일본 자동차업계의 발빠른 대응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사례 등에 비추어 볼 때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제조업 대상 조사결과, 기존사업을 넘은 새친환경 신사업 추진여부의 질문에 대해 37.7%만 추진 중이거나, 추진계획이 있다고 하였으며, 62.3%는 추진계획이 없다고 응답하였음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는 상위 매출기업 56%가 기후변화 위험을 반영(KPMG)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루오션 시장에서는 선점하는 자가 시장을 지배하는바, 이제 기존 산업구조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하기에 ESG를 반영한 지속가능한 성장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기업의 현주소에 대한 정밀 진단
ESG를 제대로 추진해 가려면 현재 기업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이루어지는 계획이나 전략은 현실과 동떨어져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먼저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기존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ESG 평기기관의 평가 지표를 활용한 평가 작업이 필요하다. 피상적으로 하는 땜질식 진단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점을 도출할 수 있는 수준의 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주요 진단 대상은 ESG 관련 규정, 조직, 운영현황, ESG 투자전략 및 투자 현황, ESG 관련 전문인력 실태 및 육성방안, 그 외 비계량적 정보수집 및 평가 등이 되겠다. 진단은 자체 인력으로 자체 진단할 수 있겠지만 보다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외부 전문컨설팅 업체나 평가기관 등과 협력하여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향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산업구조 개편이 예상되기에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진단 시 종래의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미래의 새로운 가치 창출 수단으로 접근하는 관점에서의 진단이 요구된다.

설계 및 집행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전략 수립 시 고려하여야 할 점은 ESG를 의식해서 단기적인 점수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항목에 집중하되 기업 자체의 특성에 맞게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기업의 특성에 맞게 선택과 집중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해당 기업의 특성에 맞는 지표를 기본으로 하되, 관련 지표를 융합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합리적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우선 리스크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기에 리스크가 큰 분야부터 ESG를 어떻게 도입해 갈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하에 먼저 기업의 비전 및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방향을 설정함과 아울러 전략과제를 도출하여야 한다. 다음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되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의 공시 및 평가 등을 통해 계속 보완시켜 나가야 한다. 지속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조직체계도 일시적이 아니라 단계적, 지속적인 정비를 하여야 하며, 설문 결과를 반영하여 전문인력 충원과 아울러 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자체 전문인력 양성 역량을 키워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이사회나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부 CEO는 ESG는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해당 부서만 열심히 활동하면 ESG 경영이 잘 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ESG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의지가 없는 탓이다. 오히려 전담부서에서만의 추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전 기업적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 아예 전담부서를 없앤 유니레버의 성공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결국 ESG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점담조직이나 전담인력의 활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가 일치단결해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계되어 추진될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모니터링 및 평가

 

 

마지막으로 ESG 경영계획 수립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과 평가를 하여야 한다. 필요시 외부 전문가, 전문평가 기관의 참여하에 공동평가를 실시하는 방법도 있겠다. 그리고 공시방법이나 분류체계 등과 관련하여 국내·외의 움직임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어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국제적인 이니셔티브의 변화가 국내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제적인 논의 동향도 놓치지 말아야 할 사항이다. 사전에 각종 이니셔티브 및 규제의 동향을 파악하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향후 그린워싱 등과 관련한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없는지 법률적 검토도 병행하여야 한다. 평가 결과 도출되는 문제점에 대하여는 개선방안과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경영방침에 반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ESG 경영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발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으며,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미래의 먹거리 내지 성장동력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금의 기후변화에 대한 범지구적인 움직임과 코로나 팬데믹 현상 등으로 비추어 볼 때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선점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마련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참고문헌)
1. 김재필, ESG 혁명이 온다, 한스미디어, 2021.
2. 김효석, 류종기 옮김/ Yossi Sheffi, Edgar Blanco 지음, 밸런싱 그린, 리스크 인텔리전스 경영연구원, 2021.
3. 국가기후환경회의, 탄소중립 세미나 자료집,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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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국내외 ESG 동향과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 2021.
6. 류정선, 최근 글로벌 ESG 투자 및 정책동향, 금융투자협회, 2020.
7. 신진영, 뉴노멀로 부상한 ESG 투자흐름과 글로벌 투자시장 동향, 제17회 동아모닝 포럼,2021.
8. 양춘승등, 녹색금융 활성화 지원을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 및 추진계획 수립 연구, 사단법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2019.
9. 유제철, ESG 투자 활성화와 환경성평가, 한국환경산업기술구원, 2021.
10. 이효정등, ESG의 부상,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Samjong INGSIGHT (Vol.74.2021), 삼정KPMG경제연구원, 021.
11. 장윤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 ESG 투자방향과 시사점, 제17회 동아모닝 포럼, 2021.
12. 한국거래소, ESG정보공개 가이던스, 2021.
13.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금융 관련 기초자료, 2021.
14. 환경부, 녹색금융 정책 추진현황, 2021.
15. 환경부, 한국혀우 녹색분류체계(K-Taxonomy) 및 적용 가이드(안), 2021.
16. 각종 언론 기사 (매일경제, 이투데이, 이데일리, News1, 브릿지경제,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문화일보, 경향신문, 서울경제, 한겨레, 세계일보, 뉴토마토, 전자신문, 한국일보, 내일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17. German climate law is partly unconstitutional, top court rules, Deutsche, 21.4.29
18. IISD, 10 Ways to Win the Global Race to Net Zero(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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