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동토층 해빙, 강에서 새로운 탄소흡수 작용 일으킬 수 있다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6-30 22: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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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고대 유기탄소가 방출돼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이 과정이 단순히 탄소 배출만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 유역에서 암석 풍화를 촉진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작용도 함께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웨덴 우메오대학교와 중국 동중국사범대학교가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Nature에 발표한 연구에서, 영구동토층 해빙이 강의 탄소순환을 재구성하며 암석 풍화를 통한 CO₂ 흡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영구동토층 해빙은 기후변화의 양의 되먹임으로 여겨진다. 수천 년 동안 얼어 있던 토양이 녹으면 그 안에 저장된 유기탄소가 미생물 분해를 거쳐 이산화탄소나 메탄으로 대기 중에 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더 가속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연구진은 영구동토층이 녹는 과정에서 또 다른 탄소 흐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얼음이 녹고 토양 구조가 무너지면 그동안 노출되지 않았던 반응성 광물이 드러나고, 물과 암석의 접촉이 늘어난다. 이때 화학적 풍화가 활발해지면서 대기 중 또는 물속의 CO₂가 용존 무기탄소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암석 풍화 과정은 일부 강 유역에서 강이 대기로 방출하는 CO₂를 부분적으로, 때로는 완전히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극지방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고고도 영구동토 지역으로 꼽히는 칭하이-티베트 고원 전역의 50개 강을 조사했다. 이 지역은 아시아 주요 하천의 발원지이자 기후변화에 민감한 고산 생태계로, 영구동토층 해빙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다.

연구진은 각 강에서 CO₂ 배출량, 용존 탄소, 동위원소 추적자, 지구화학 모델링 자료를 결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해빙 환경에서는 화학적 풍화가 강화되고, 탄소가 용존 무기 형태로 전환되는 동시에 대기 중 CO₂가 소비되는 증거가 확인됐다.

연구 지역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암석 풍화에 따른 탄소 흡수는 평균적으로 강 CO₂ 배출량의 약 35%를 상쇄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속적인 영구동토층이 유지되는 지역에서는 상쇄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면 영구동토층이 불연속적이거나 고립적으로 분포하는 지역에서는 풍화에 의한 탄소 흡수가 때때로 강 CO₂ 배출량의 100%를 넘었다.

이는 영구동토층 해빙 지역에서 지질학적 탄소 흡수가 생물학적 탄소 배출에 맞먹는 규모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영구동토층 해빙을 단순히 탄소 배출원으로만 보는 기존 시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얼어 있던 토양이 녹으면 강으로 고대 유기탄소가 유입되고, 미생물 활동을 통해 온실가스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암석 풍화라는 지질학적 과정이 CO₂를 소비하며 일부 배출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암석 풍화가 기후위기의 단순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구동토층 해빙 환경에서 탄소순환은 매우 복잡하며, 광물의 종류와 반응 조건에 따라 일부 풍화 과정은 오히려 CO₂를 방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의 의미는 암석 풍화를 ‘자연적 탄소 제거 해법’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후모델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탄소순환 메커니즘을 드러냈다는 데 있다.

우메오대학교 생태·환경·지구과학부 얀 칼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적 탄소순환과 지질학적 탄소순환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영구동토층 해빙이 궁극적으로 기후 온난화를 증폭시키는지, 아니면 일부 완화하는지 이해하려면 고대 토양에서 방출되는 탄소와 암석 풍화를 통해 소비되는 탄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기후변화 평가와 탄소순환 모델이 생물학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뿐 아니라, 해빙 환경에서 나타나는 지질학적 탄소원과 탄소흡수원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구동토층은 지구 기후 시스템에서 중요한 탄소 저장고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해빙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 지역의 탄소 흐름은 더 이상 단순한 배출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강과 암석, 미생물, 대기가 맞물린 복합적 과정이 탄소순환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영구동토층 해빙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인 동시에, 특정 조건에서는 강 유역의 암석 풍화를 통해 일부 CO₂를 흡수하는 작용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그 규모와 지속성, 지역별 차이는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고산·극지 하천의 탄소순환에 대한 정밀한 관측과 모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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