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경문제 해결 실마리, ‘지속가능한’ 조직·사회를 추구하는 것

윤제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인터뷰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5-10 17: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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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그린뉴딜’이 산업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그린뉴딜은 2050탄소중립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린뉴딜 원안이 탄생한 곳이 바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다. 우리나라의 기후 환경 등이 정체되었다고 느낀 윤 원장은 2019년 7월 전환적 뉴딜 3대 과제 중 그린뉴딜 과제를 발표했다. 윤 원장은 “우리가 제안한 것이 정부 주요 정책에 반영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자부심과 보람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윤제용 원장을 만났다.

 

▲ 윤제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제공=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지속가능은 지금 이곳에서부터
그린뉴딜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과거에 이윤만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사람과 환경이 무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방법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우리사회는 새로운 체제로 전환을 맞이했다. 사람과 환경이 함께 하는 발전. 그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2018년 12월, KEI 윤제용 원장이 부임 한 이후, 사회의 지속가능성 뿐만 아니라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두고도 공을 많이 들였다. “KEI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연구하는 곳인데, 여기에서부터 갈등이 있고 조직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우리가 하는 말이 무슨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싶었다. 지속가능한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사.혁.행을 제시했다.” 윤 원장이 제시한 사.혁.행은 주 40시간 근로(사), 경영 혁신(혁)을 통한 행복한 직장(행)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엔 직원들이 다들 안 될 거라고 했다. 나중엔 혁신보고서를 들고 오더라.” 

▲ 제공=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윤 원장은 옛날부터 해오던 방식으로 답습하는 일들을 없앴다. 줄일 수 있는 일들을 모조리 줄였다. 또한 낡은 인프라도 개선했다. 수기작성이나 전화 등 전산화나 SNS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전환했다. 행정직이 아닌 창의적 연구 분야는 재량근로자로 인정해 근로시간을 묶어두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 활동 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KEI 무기계약 정규직을 승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꾼 것이다. “들어온 통로는 달라도 여기서 잘 한다면 심사할 땐 공정하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좋은 대학 나와서 뽑았는데 그걸로 십 년 이십 년 우려먹을 수는 없지 않나. 여기에 들어온 이후에는 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본인의 의지보다 직원들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웠다. “한 사람만 반대해도 안 되는 일이다. 기존 정규직들은 경쟁자가 더 늘어난 것이니까. 그런데 노조가 동의를 해줬고 항상 고마워하고 있다.” 갈등은 사소한 것으로 생긴다. 소통과 배려를 중요시하는 윤 원장의 운영방침에 따라 KEI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순환경제, 마지막을 생각하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순환경제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까지 환경정책은 사후대책마련 시스템이었다. 물이 오염되면 수질오염을 해결하고, 공기가 나쁘면 배기가스를 제어하고, 토양이 오염되면 폐기물관련 법률을 만들고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제 이렇게 접근해서는 더 이상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생겨났다.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처리할까만 고민하지 말고, 아예 근원적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는 없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과거에는 폐기물처리였고, 조금 지나서 자원순환, 이제는 순환경제까지 온 거다. 예를 들어 요즘 전기차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한 번 쓰고 버리면 폐기물이다. 배터리 하나 만들려고 금속을 캐내고 인력과 자원을 사용했는데 한번 쓰고 버리면 처리하는 데 또 인력과 자원이 든다. 감당이 안 된다. 태양광 패널도 마찬가지다. 영구적이지 않은데 그걸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예전에는 생산자가 만드는 것만 생각했다면 이제 버리는 것 까지 생각하는 것이 순환경제의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순환경제가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비용을 빼놓을 수 없다. “물이 아무리 귀하다고 해도 싸니까 막 쓴다. 개발할 때도 물을 많이 쓰고 다른 비싼 자원을 적게 쓰는 쪽으로 공정이 운영된다. 전기도 싸니까 다 전기로 일하려고 한다. 일회용품도 그렇다. 낭비가 너무 심한데 비용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 제공=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물관리에도 공존이 필요
통합물관리는 대표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이었다. 인간 위주의 분절된 물관리에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고려한 통합물관리로 바뀌었다. 제도는 바뀌었는데 아직 효과가 눈에 드러나진 않고 있다. KEI는 환경부가 통합물관리를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조직개편 등을 연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윤 원장은 “2021년 6월 물관리기본법에 의해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므로 이를 로드맵 삼아 계획에서 마련된 전략들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녹갈등 해법은? 

▲ 윤제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사진=김한결 기자>

KEI는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리뷰하는 곳이다. 환경영향평가 전문업체들이 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사업자가 올바르게 자료를 제공했는지를 다시 보고 정부에 의견을 준다. 최근에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는 건으로 보고서가 많이 들어온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태양광·풍력 발전을 설치해야 하는데, 동시에 이는 산림 훼손 등 문제가 되기도 한다. 탄소중립도 그린, 자연환경보전도 그린, 녹녹갈등이다.”
윤 원장은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자연을 보는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고 훼손이 아예 안 될 수는 없지만 아무리 좋은 가치라도 마구잡이식 재생에너지 확대는 반대한다. “유럽의 경우 계획입지제가 잘 정착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책임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준의 입지선정 기준과 평가체계를 포괄하는 시책 구현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린뉴딜은 디지털뉴딜과 함께 가야 

▲ 제공=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지난해 KEI는 환경전략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연구자가 발표한 결과가 활용이 잘 안 된다. 개인 입장에서도 내놓고 싶어 하지 않기도 하고. 사회 전체가 디지털화 되는 과정에 우리도 발맞추어 가야 한다고 본다. 기관의 자료를 디지털로 전환해 활용 가능성을 높이려 한다.”
윤 원장은 더 나아가 환경공공데이터시스템을 구축까지 내다본다. “하수처리, 인프라, 대기, 환경영향평가 이런 정보가 통합되어야 한다. 지금도 협조 요청은 하지만 더 쉬워져야 한다. 환경 빅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윤 원장은 국회의원들을 만나 관련 내용을 설득하고 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데 왜 환경을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린뉴딜은 디지털뉴딜과 함께 가야 한다.”

갈등조정 역할 더욱 중요해져
마지막으로 윤 원장은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시민교육과 갈등해결을 위한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탄소중립이나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해 말하면 다들 옳은 가치라고 동의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것인데 기존사회에서 이득 보는 사람들이 있다. 변화는 갈등을 일으킨다. 이때 소통과 배려가 없다면 사회는 분열되고 이를 감당할 사회적 비용은 너무 커진다. 비용이 커지면 목적이 흔들린다. 국민들과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정부 바뀔 때마다 환경정책이 바뀌면 올바른 전환을 이뤄낼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의 기로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협치를 이뤄내는 통찰력 있는 리더십이 발휘 되어야 할 때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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