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국 국경 덮친 기록적 모래폭풍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7-13 22: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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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중국과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이 2025년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모래·먼지 폭풍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래폭풍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가뭄과 토지 황폐화, 부적절한 수자원·토지 관리가 피해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발간한 제10호 ‘대기 먼지 회보(Airborne Dust Bulletin)’에서 2025년 중국과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을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기록적인 모래·먼지 폭풍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폭풍은 대기질과 인체 건강을 위협했을 뿐 아니라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교통·항공 운항과 경제활동에도 차질을 초래했다.

WMO에 따르면 매년 약 20억 톤의 먼지가 대기 중으로 유입된다. 발생한 먼지는 바람을 타고 대륙과 해양을 넘어 수백에서 수천㎞까지 이동할 수 있다. 주요 발생지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과 아시아 고비사막, 중동 아라비아사막 등이다.

2025년 전 세계 지표면의 연평균 먼지 농도는 ㎥당 12.1㎍으로, 2024년의 12.5㎍보다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발생 빈도와 농도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세계에서 연평균 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차드의 보델레 저지로 나타났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모래·먼지 폭풍은 대기질과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며 “교통과 항공 운항을 방해하고 물·에너지 시스템에 부담을 주는 동시에 생태계에도 피해를 준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나라도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멕시코 사막 국경 지역에서는 2025년 이례적으로 빈번하고 강한 모래·먼지 폭풍이 장시간 이어졌다. 이 지역에서 집계된 폭풍은 미국이 대규모 황진 재해인 ‘더스트 볼(Dust Bowl)’을 겪던 1935년 이후 가장 많았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는 한 해 동안 50일에 걸쳐 먼지 현상이 관측됐다. 이는 평년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피해는 2025년 3월 18일 절정에 달했다. 이날 모래·먼지 폭풍이 6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하루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당 2,064㎍까지 치솟았다. 시간당 최고 농도는 8,142㎍으로, 약 27년 전 텍사스에서 시간 단위 입자상물질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폭풍으로 학교와 고속도로, 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되고 공공행사가 취소됐으며,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PM10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지름 10㎛ 이하의 흡입성 입자상물질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PM10 대기질 기준은 연평균 ㎥당 15㎍, 24시간 평균 45㎍이다. 엘패소에서 관측된 하루 평균 농도는 WHO 권고기준의 약 46배에 해당한다.

WMO 글로벌대기감시 프로그램의 사라 바사트 과학담당관은 “미국의 2025년 먼지 폭풍 시기는 대단히 극심했다”며 먼지가 호흡과 시야에 영향을 주고 눈과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폭풍이 발생하면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국은 2025년 4월 강도와 지속시간 영향 범위 측면에서 10년 만에 최악의 모래·먼지 폭풍을 겪었다. 몽골에서 유입된 먼지가 중국 북부를 뒤덮으면서 시간당 PM10 농도가 ㎥당 1,000㎍을 넘어섰고, 일부 지역에서는 3,000~4,000㎍까지 상승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도 2025년 3월부터 5월까지 대규모 먼지 폭풍이 잇따랐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일부 지역과 중앙아시아에서도 전년보다 강한 먼지 활동이 관측됐다.

WMO는 먼지 이동 자체는 자연적인 지구환경 과정이지만, 가뭄과 환경 훼손, 부적절한 물·토지 관리가 모래·먼지 폭풍의 발생과 피해를 점차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먼지의 특성상 개별 국가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관측자료와 조기경보 정보를 국가 간에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기술도 대안으로 주목된다. 일부 AI 예측모델은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발달하는 국지적 먼지 폭풍을 탐지하는 데 강점을 보이는 반면, 다른 모델은 수일 동안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규모 먼지 현상을 예측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WMO는 먼지의 발생과 이동 과정이 대기역학 및 지표 상태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AI 기술을 실제 조기경보 체계에 폭넓게 적용하려면 추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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