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칼럼

조화와 상생의 비전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5-16 10: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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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성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근년에 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 각종 개발정책들이 발표되면서 새로운 개발연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일고 있다. 많은 개발계획들이 친환경적 그리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표방하고 발표되고 시행되고 있으나 이것들이 우리 한반도의 환경적인 수용능력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사실 환경의 수용능력 학자들의 용어로는 환경용량을 어떤 지역 또는 국가가 넘어서느냐를 논한다는 것은 매우 애매하고 어려운 일이다.

환경용량이라는 개념이 기술과 문화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좌우되어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방법이나 지표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지적인 능력으로는 단지 간접적으로 환경의 수용용량을 짐작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환경용량이라는 관점에서 건전하지 못하다는 점은 극히 명백한 것 같다. 2001년에 발표된 환경지속성지수(Environmental Sustainability Indicator; ESI)에서 우리나라는 122개 국가 중에서 95위를, 2002년에는 142개 국가 중에서 136위를, 2005년에는 146개 국가 중에서 122위를 차지하였다.

보다 직접적으로 국토환경의 이용도를 평가하는 생태족적 또는 발자취 지수(Ecological Footprint; EF) 평가에서 2002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태용량이 0.5ha에 불과하나, 생태족적은 4.3ha나 되어 생태결손이 3.8ha로 평가대상 세계 148개 국가 중에서 141위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미국(4.9ha) 다음으로 생태결손이 크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생태계건강지수(Ecosystem Wellbeing Index: EWI)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180개 국가 중에서 161위를 차지하여 자연생태계의 건강이 매우 낮은 국가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는 이들 지표들이 보여주고 있는 의미를 잘 음미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낮은 지속성지표들은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와 경제활동을 수용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어려운 점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같이 지속가능성에서 위협을 받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러한 풍요가 영원히 계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우리사회의 풍요로움은 세계화로 표현되는 국제 교역의 확산에 영리하게 편승하고 있는 우리 경제활동 양식에 있다. 대부분의 자원을 외국에서 조달하고 환경적으로 문제점이 큰 생산물도 수입에 의존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우리의 경제구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심각한 환경적인 제약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자연적인 조건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 보다 크게 열악하다고 보기 어려운 북한이 폐쇄적인 경제체제를 고집하면서 세계최빈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상기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경제활동양식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삶의 규모와 양식에 있어서 자기지역의 수용용량을 넘어서는 과잉개발을 하고 생태계의 원리를 무시하였던 문명이 항구적으로 존속되었던 적은 없었다. 외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여 파탄을 늦춘 적은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실패하고 말았다.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환경적으로 건전한 개발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로만 환경친화적이면서 기존의 개발양식을 고수하는 각종 개발행위가 과잉되고 현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개발이 환경 친화적 이여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는 우리사회에서는 여전이 우이독경(牛耳讀經)이다.

향후 세계적인 자원부족현상이 보다 심화되면 자원민족주의가 보다 심화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자원낭비적인 현재의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양식은 커다란 위기에 놓일 것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낮은 지속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빚을 내어 풍요로운 생활을 하는 위장된 부자에 비견된다. 위의 지표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환경지속성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심각한 환경적 부채국가이다. 즉 열악한 생활수준 그리고 환경상태 하에서 신음하고 는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에게 적지 않는 환경적인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개도국의 환경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구환경 문제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빚 독촉을 받기 전에 빚을 갚을 준비를 하면서 조금씩이라도 갚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문제의 본질은 모든 사물과 인간관계가 상호의존적이라는 고래의 진리를 서구의 물질문명이 망각한 탓이라고 할 것이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 인간은 서로 독립적이지 못하다. 상호의존하면서 삶을 영위하며 문명을 가꾸어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상호 조화(調和)를 이루며 발전하며 상생(相生)하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

자신과 자연 그리고 다른 인간들과 조화하며 더 나아가 상생하고 궁극적으로 합일(合一)되는 경지를 수양의 목표로 삼았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새삼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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