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칼럼

생명의 기원 ‘바다의 날’을 맞아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6-19 16: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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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수협경제대표이사

5월에 있는 기념일들을 손꼽아보자.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그뿐이 아니다.
심지어 연인이나 친구끼리 장미를 주고받는다는 로즈데이도 그 유래나 의미가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지 빠져서는 안 될 기념일로 슬그머니 자리 잡았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보낸 한 달이었겠지만, 여기서 빠진 기념일이 몇몇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발명의 날이 그렇고, 바다의 날이 그렇다. 한번쯤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누가 말해주기 전에 그 많은 5월의 기념일들과 나란히 손꼽아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발명’과 ‘바다’ 같은 멀고도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기념하기엔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기도 시간이 모자란 까닭이 아닐까. 알고 보면 우리가 고맙게 여기고 아껴야 마땅한 것들을 기념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나치는 기념일들이 적지 않다.

5월의 마지막 기념일인 ‘바다의 날’을 뒤로하고 6월의 첫 번째 기념일 ‘환경의 날’이 이어진다. 바다의 날에 연이어 환경의 날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그리고 둘이 함께 올해로 12돌을 맞이한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며 의도된 결과는 아닐 터이다. 그래도 바다와 환경의 밀접한 상호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주며 희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람들이 그 가치와 소중함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둘은 각별한 의미로 묶이기에 충분하다.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인 지구의 표면적은 70%가 바다로 덮여있다. 생명의 기원이자 생태환경을 구성하는 가장 큰 그릇인 셈이다. 바다로 말미암아 일어나고 있는 물의 순환도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이루는 주요한 축으로서 바다를 인식하게 한다. 환경의 변화는 있는 그대로 바다에 반영된다.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내리며 해수 대류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이상 기후의 원인이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환경과 바다의 유기적인 연관성은 바다를 기반으로 한 산업인 수산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수산업은 바다가 품고 있는 것을 그대로 건져 올려 식품으로 공급하는 산업이다. 양식과 종묘방류 등 인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바다와 자연에 의존해야 하는 산업이다. 수산업에 자연과 환경의 변화가 있는 그대로 반영되는 이유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동해바다에서 사라진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서해바다는 중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오염물질과 쓰레기로 점점 황폐해져가며 빈 그물만 걷어 올리는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2048년에는 해양생물의 90% 이상이 사라져 식탁에 수산물이 오를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게 된 배경도 역시 이 같은 환경의 오염과 변화를 감안했기 때문이라 짐작할 수 있다.

바다를 포함한 자연 환경은 인간이 터 잡고 살아가는 바탕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그저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여길 뿐이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인간이 누릴 수 없었던 모든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알기란 쉽지 않다. 공기가 없다면 1초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지만 그렇다고 호흡하는 매 순간마다 그 고마움을 느끼며 감사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사이언스지의 이 같은 전망은 소중한 것의 가치를 깨닫지 못한 우리의 잘못을 깨우쳐야하고, 스스로의 편익을 위해 자연과 환경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데 따른 대가가 돌이킬 수 없는 것임을 알리는 경고의 메시지나 다름없다.

마침 환경의 날을 전후로 다양한 관련 행사들이 진행된다고 한다. 기념일이라는 것이 본래 형식적일 뿐이라고 여겨 큰 의미를 두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날 하루만큼은 평소에 돌아보지 못했던 환경의 소중함을 새롭게 일깨우고 자연 보존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환경의 날을 맞아 온 세상이 새롭고 깨끗한 모습으로 한발 더 다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날 하루만큼은 우리가 터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모든 것들을 고맙고 소중하게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바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바다의 날도 있었는데 굳이 환경의 날에 또 다시 바다 사랑을 강조하느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기후조절능력과 해양생태계의 재생산능력, 그리고 오염물질의 자정능력 등을 감안할 때 바다의 가치가 무려 연간 21조 달러에 달한다는 과학저널 네이처의 평가가 있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중에서도 바다가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고려한다면 바다는 환경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바다를 떼고 환경을 이야기할 수 없고, 환경을 떼고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 쪽빛 푸른 바다처럼 맑고 깨끗한 세상을 그려가는 열두번째 환경의 날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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