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 육성 더 미룰 수 없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6-21 1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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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산업의 성장과 시장 확대
세계 물산업은 지난 20세기 동안 크게 성장하여 왔다. 세계 물산업의 연간 규모는 830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향후 21세기에는 더욱 전망이 밝다.

미국 포천지는 물산업을 ‘20세기의 석유산업과 같은 21세기 최대 성장산업’으로 지목하였고, 세계은행은 21세기에 수천조원 규모의 물산업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처럼 물산업의 성장전망이 밝은 이유는 선진국의 경우 오래전 설치한 시설의 재투자 시기가 도래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는 현재의 낮은 서비스 보급률과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매년 180조원 규모의 투자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상하수도 서비스의 공급은 정부나 지자체가 담당하여 왔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전문 물기업이 대신해서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 물기업의 서비스인구는 1988년 9,300만명에서 ’06년에는 세계 인구의 9%인 6억 6,319만 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물산업 연감 최신호(Pinsent Masons Water Yearbook ’06~’07)에 따르면 2015년 경에는 전문 물기업으로부터 서비스를 공급받는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16%인 11억 4,550만명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물산업의 시장화 추세는 상하수도 서비스에 대한 국제표준 도입과 시장개방에 의해 속도를 더해 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07년 10월 상하수도 서비스 국제표준을 발간할 예정이다. 국제표준이 도입되면 국내외 사업자간 서비스 품질에 대한 상호비교가 가능해지는데, 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세계 주요 물기업 대부분을 가진 유럽연합(EU)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와 개별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물시장의 개방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물산업 분야에도 IT, BT, NT 등 원천기술의 발전에 따라 급격한 기술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혁신 역시 물산업의 시장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물산업의 현실과 도전
우리나라 물산업은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한 대대적인 시설 확충의 결과로 보급률과 규모에 있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다. ’05년 보급률은 상수도 90.7%, 하수도 83.5%에 달한다.
산업 규모는 연간 1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24%를 차지한다. 그러나, 164개 지자체별 직영체제를 유지되고 있어 양적인 성장에 비해 상하수도 사업의 경쟁력이나 서비스 수준은 뒤떨어지는 실정이다.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사업을 담당하는 7개 특별시·광역시의 경우 규모나 기술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156개 시·군 단위의 사업은 전문인력과 투자재원의 만성적 부족으로 극심한 영세성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물산업은 급증하는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설시대”를 지나고 있다. 시설의 최적 관리와 서비스 개선이 중요한 “관리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곡점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물산업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선, ’05년 환경부 조사결과 수돗물의 식수 부적합 의견이 57.8%에 달할 정도로 국민들의 수돗물 불신이 심각하다. 또한 기초시설 노후화로 수질악화 및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05년 전국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이 공급과정에서 14.1%나 새어 나갔는데,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1,700억원에 달한다.

물산업 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며, 물기업의 국제 경쟁력 또한 매우 취약하다.
반면, 세계 유수의 다국적 물기업들은 이러한 시장기회를 포착하고 이미 우리나라에 진출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세계 1위의 물기업인 베올리아는 우리나라를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의 목표시장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가 직영해온 물산업 시스템에 혁신이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물산업 육성 필요성과 정부의 역할
오늘날에는 과거와 같이 정부가 주도하는 기획론적 관점의 산업정책은 요구되지 않는다. 그러나, 10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담당해온 물산업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 육성 지원과 공적 개입이 반드시 요구된다.

물산업을 행정서비스에서 산업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와 새로운 시장질서를 형성하는 재규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우리나라 물산업 육성이 시급한지 다시한번 살펴보자.

첫째, 물산업 시설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는 국가 경쟁력 유지와도 관련되는 문제인데, 시설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적기에 적정한 규모의 재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제때 재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누적되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심지어 경제성장 마저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대부분의 선진국이 겪어 왔거나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이다. 다양한 행정 분야에 두루 신경을 써야하는 지자체 중심의 체제에서는 재투자가 유인되기 어렵다. 전문 물기업이 참여하여 노후시설을 개선하고, 유수율을 끌어 올리고, 농어촌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지속가능한 상하수도 서비스 운영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 건설이 위축됨에 따라 유경험 기술인력의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상하수도 기술·운영 분야 경험인력의 계승과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극단적으로는 상하수도 운영기반이 붕괴되어 막대한 초과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물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여 경쟁력 있는 인력기반을 유지해야 한다. 이공계 출신 청년들에게 신규 취업 및 안정적인 성장기회를 제공하고, 고용에 있어서도 최신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 중심으로 질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물서비스 수준의 선진화를 위해 필요하다. ’05년 12월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산업의 발전비전 ’20’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04년 14,144만불에서 ’10년 24,583만불, ’15년 34,398만불, ’20년 45,202만불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머지않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선진국 진입에 앞서 국민들의 수돗물 불신을 해소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물수요의 고급화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내부적인 필요뿐만 아니라 ’07년 10월 도입되는 상하수도서비스 국제표준에 의해서도 상당한 압력이 형성될 것이다.

넷째, 물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물산업은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불리한 물 사정을 극복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물 관련 연구인력과 기술개발 기반이 성숙해 있고, 세계 최대의 물시장인 아·태지역에 지리적, 문화적으로 접근해 있다는 점도 커다란 강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충분한 규모와 기술력, 자금력을 고루 갖춘 서울시, 부산시, 수자원공사 등 공공부문내 대형 사업자들이 존재한다. ’05년 세계 8위 물기업으로 성장한 이탈리아 로마시의 지방공사인 아체아(ACEA)도 1990년대 후반까지 사업 본거지인 로마시 서비스 인구가 280만명으로 우리나라의 대구시, 인천시 수준에 불과하였다.

다섯째, 국내시장 방어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필요하다. 정부는 수도산업 구조개편과 민간참여 확대를 통해 경쟁력 있는 내수 시장을 형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내수시장에서 경쟁이 이루어져야 국제 경쟁력을 갖춘 토종 물기업들이 성장한다. 토종 물기업들이 성장해야 다국적 물기업들의 국내시장 잠식을 막아낼 수 있고, 한정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세계 물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해외진출 경험과 자본·기술력을 갖춘 전문 물기업들이 육성되고 나면 엔지니어링, 기자재, 설비 등 물 분야 연관산업의 해외 수출기회도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물산업 육성을 위한 수도산업의 구조개편은 현재 우리의 여건상 스스로 이루어지길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나서서 물꼬를 틀고 각종 인센티브와 디스인센티브를 통해 구조개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이루어 지도록 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요인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물산업의 육성은 더 이상 미룰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작년 2월 14일 물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한 바 있으며, 관계부처 합동으로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상하수도 서비스를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간의 역할분담체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최고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물산업 육성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물산업 육성을 통해 국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자체, 산업체,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의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결집해 나가는 노력이 시급하다.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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