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시대,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나갑시다.

조승수(국회의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0-02-02 1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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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이 땅의 자연환경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따뜻한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벽두부터 한파와 폭설이 휘몰아쳐 적지 않은 피해를 안겨 주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인도, 유럽 각국과 미국에 이르기까지 북반부 거의 전 지역에 걸쳐 이상 한파와 폭설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반면 남반구에서는 이상 고온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전 지구가 이상 기온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지구 반대편 아이티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규모 7.0이상의 강진으로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아이티는 순식간에 폐허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지진이 아이티 정부와 아이티 국민의 책임이 아닌 것처럼 부상자와 이재민에 대한 치료와 지원은 물론이고 아이티의 경제재건도 아이티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전 세계가 아이티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치유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이티 지진과는 달리 오늘날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대부분은 인간의 무모함과 무성의가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재해라는 점이 우리 마음을 더욱 어둡게 만듭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이고, 이로 인한 이상 기후와 자연 재해가 점차 일상화·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대해온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되돌아 오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자연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이런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 자연의 대재앙이 예고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우리의 몸과 마음은 너무나 평온하기만 합니다. 작년 말 저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 15차 기후변화총회 당사국 회의에 다녀왔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실질적인 진전에 일말의 기대를 안고 출발했지만 결과는 실망만 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기후변화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자
국제사회가 합심해서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모두가 인정하고 있음에도 막상 그 해결책 마련에 있어서는 무성의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나 중국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기후변화문제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연출하였습니다. 앞에서는 인류의 미래를 얘기하지만 자국의 현실적 이익 앞에 인류의 미래는 그저 남의 얘기일 뿐이고, 기후변화 대응도 그저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 와중에 한국 정부가 먼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설정하면서 그 의지를 천명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현재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한국의 온실 가스 배출 정도를 감안했을 때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에너지 사용이 가장 급격히 증가한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목표가 필요합니다.
또한 일각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 원자력 발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사실도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세계 각국의 최근 사례를 보건데 그동안 원자력의 장점으로 여겨졌던 경제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있는 반면, 원자력이 가장 치명적인 문제인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불식되고 있지 못합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원자력을 늘이겠다는 발상은 어찌보면“여
우 쫓으려다 호랑이를 불러들이는 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렵고 불편할 수 있지만 정도를 걷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해야 하며, 자원과 에너지 순환을 촉진해야 합니다. 기존의 화석 에너지와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체계에서 태양과 풍력 그리고 바이오매스로 전환하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우리나라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
니고 있습니다. 풍부한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의 새로운 대안 에너지를 육성 할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은 국민 모두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간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특히 기후변화의 1차 피해자이자 실질적인 해결 주체로서 노동자와 농민 등서민대중의 처지를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
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들이 에너지 전환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가뭄과 폭우, 태풍과 이상기온으로 인해 해마다 막대한 손실을 경험하는 우리입니다. 전지구적 차원의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부터 나서야 합니다. 경인년 새해,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향해 호시우보 (虎視牛步)의 자세로 나아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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