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왜 강행하는가!

홍재형(국회의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0-03-02 13: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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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각국의 환경성과지수 발표 결과(1.28)에 따르면, 한국이 전체 163개국 중 94위로 평가되었다. 2008년보다 43단계나 대폭 하락한 수치로서 가중치가 큰 기후변화 항목에서 66단계가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정부는 그동안‘녹색성장’국정기조에 발맞추어 뭔가 추진해왔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반성은 커녕 다소 황당한 대응을 하고 있다. 즉, 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 4대강 토건•개발 고탄소 사업이고 원자력 중심의 회색성장이라는 사실을 반성하기는커녕 최근 환경성과가 미반영된 결과라면서 저탄소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을 더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결의를 다지는 등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2일은 제9회“세계습지의 날”이었는데 올해의 주제는‘습지보전이 기후변화의 해답’이었다. 4대강 사업의 목적 중에는 기후변화를 대비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08년 람사르 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은‘습지 모범국가’를 전 세계에 약속한 바 있지만 실제 상황은 정반대이다. 낙동강 모래를 걷어 내면 수질이 오히려 나빠질 것이다, 대충대충 하는 환경영향 평가로는 환경피해를 제대로 줄이기 어렵다는 는 등의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4대강 사업이‘마구잡이공사’라는 것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월 낙동강 오니층 발견에 이어 남한강에서도 환경영향평가 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는 현장이 확인되었다. 남한강 바위늪구비 습지는 지구상에서 단 한 곳 남아있는 멸종위기종(단양쑥부쟁이)의 서식지인데, 정부는‘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린다’는 억지 주장을 내세우면서 이런 귀한 생태계의 보고에 대해서도‘묻지마 파괴’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11월 27일, 생방송‘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은“강을 너무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않아서 바닥이 다 올라와 비만 오면 홍수가 난다.”고 말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명분을 얻으려면, ‘강이 오랫동안 방치되어 썩은 퇴적물만 쌓여 있어야 하고 홍수와 가뭄이 일상적으로 발생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필요하므로 그런 발언이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부기관의 공식 자료를 보면, 낙동강 바닥은 최대 9m까지 내려갔고(감사원), 금강은 2m(금강하천정비기본계획), 영산강은 1m(영산강유역기본계획) 이상 낮아졌다. 작년 6월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과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생명의 강 연구단’이 발표한 4대강의 수질과 유속•수심•퇴적물 등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보면, 영산강을 제외한 4대강 본류의 수질은 하구둑 인근과 주요 지천 유입지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2급수로서 식수원으로 사용가능할 정도의 양호한 상태였다.
연구단은“오염된 지천을 방치한 채 본류의 수질을 개선한다는 것은 예산낭비의 우려가 크고 하천수질 개선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4대강을 제대로 살리려면 4대강 본류보다 지류(支流)의 수질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둑이나 보가 설치된 곳에서 물의 흐름이 정체되 수질악화는 물론 하천생태계를 황폐화시킨 사례도 발견됐다. 보와 댐을 건설해 물의 흐름을 끊고 자연정화기능을 가진 하천모래밭을 준설하는 것은 오히려 4대강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국가적 토건사업을 정부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호주의 경우,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그린 앤 드 골든벨 개구리 (The green and golden bell frog)’를 위해 경기장 예정부지를 옮겨 환경올림픽을 상징화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퀸즐랜드 남동지역 매리강에 예정된 트래베스톤 댐(Traveston Crossing Dam) 계획을 백지화했다. 퀸즐랜드 주정부는 이 지역의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우리 돈 1조7천억원 규모의 댐을 밀어붙여 왔지만, 호주연방 환경부장관은“트래베스톤 댐이 각종 멸종위기종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 과학적으로 명백하므로 호주환경법에 의거해 거부한다”고 밝혔다. 매리강은 호주 렁피쉬(Australian Lungfish)와 매리강거북(Mary River turtle), 매리강물고기 (Mary River Cod) 등 호주 고유종의 서식지로 유명한데, 렁피쉬(폐어;肺魚)는 부레가 폐로 진화한 뱀장어 모양의 어류로서 중생대에 번성하였으나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6종(아프리카 4종, 남아메리카 1종, 호주 1종)만이 남아있는‘살아있는 화석’이다. 이러한 호주의 사례와 우리나라 환경부의 행태는 안타깝게도 너무 다르다. 지난 11월 6일, 환경부가‘4대강 살리기 환경영향평가’를 불과 3~4개월 만에 통과시켰는데, 생태계 악영향 감소방안이 매우 부실했다. 환경영향평가서에는‘포유류와 조류 등 이동성이 있는 보호종의 경우, 공사시 직접적인 영향이 적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천연기념물 수달에 대해서‘공사 중 먹잇감 감소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나, 공사가 끝난 후에는 먹잇감이 늘어나기 때문에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하는 등 매우 막연하고 비과학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준설과 보 건설로 치명적 영향을 받는 한반도 고유어종인 흰수마자 등 의 어류와 멸종위기종 맹꽁이 등 양서류 등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없다.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고, 멸종위기종을 인공증식해 방사하겠다고 하지만, 정밀생태조사가 미흡하고 멸종위기종 복원에 들어갈 막대한 예산의 조달계획이 없으므로 매우 비현실적인 방안일 뿐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이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4대강사업은‘대운하’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집념 때문에 살짝 포장한‘위장 대운하’로서 불법•위법•편법 밀어붙이기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는 둥, 4대강사업이 2008년‘12.15 지역경제활성화대책’으로 정점에 도달한 수도권규제철폐, 수도권집중올 인정책의 부작용의 물타기용 대책이라는 둥, ‘세종시 원안폐지안’도 실제로는 4대강사업의 순조로운 추진을 위한 연막전술이자 성동격서(聲東擊西)라는 둥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요컨대, 정부는 물보전, 수질•수량, 농업용수 부족 등에 대한 타개책으로 4대강 사업의 성공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진단이거나 혹은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4대강 사업은 보와 준설로 유역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사업이고, 물부족이 발생하는 지역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낙동강에 운하를 위한 하천유지용수 확보에 집중된 사업이며, 농업용수에 대한 대책보다는 4대강에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증고사업이 더 중심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4대강 사업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아니, 정부 스스로 이를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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