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2천만개 폐형광등 수은처리한다더니 기준치30배넘어

경기 화성시 소재 옵트로그린텍, 수은 포집 거짓으로 드러나
김영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3-03 21: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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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형광등 속 수은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수은폐기물 환경친화적 관리지침서 있으나 마나

2012년부터 지금까지 환경부와 지자체, 업체간 납득이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죄는 존재하는데 죄 지은 사람이 없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폐형광등 불법처리가 이뤄졌는데 이대로 방치했다.

 

취재진은 3개월 넘게 국내 폐형광등 불법 처리 실태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그 결과, 문제의 업체는 지난 일년 반 넘게 임산부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성 물질 수은을 불법 처리해 대기중으로 날려 보낸 것을 확인했다.

 

재활용촉진법에 따라 가정과 사업장에서 다 쓴 폐형광등안에 든 수은을 제대로 처리해 자원화하도록한 규정이 현장에서 무용지물이 됐다. 취재진은 사실확인을 위해 환경부와 화성시, 오산시, 안성시, 업체와 접촉했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잘 모른다 문제없다"며 서로 책임이 없다고 핑퐁게임만 이어졌다.

 

업체 인허가 놓고 국회, 서울시 전 공무원까지 로비 정황

취재과정에서 폐형광등처리 인허가상 불법 정황은 물론, 공무원의 밀착 의혹도 드러났다.

 

폐형광등을 적법하게 처리해야 할 법적 효력을 가진 재활용촉진법, 폐기물관리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의 누수 발생은 물론 폐기물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올바로시스템의 부실, 인허가상 실증 검증이 미흡한 점, 수개월 째 지정폐기물을 방치해왔는데 관리감독이 없었던 점까지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 모든 중심에 있는 폐형광등 처리 신생업체인 옵트로그린텍은 일년 반 넘게 수은을 제대로 포집이 안되는 설비로 서울 수도권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2000만개를 넘게 처리했다.

 

이 업체를 계속 비호하고, 작업중지 및 인허가취소를 내려야 함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 이런 동안 1000만명이 넘는 시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은이 무방비로 비산됐다. 자원순환 정책이 퇴색돼, 지정폐기물이 일반폐기물로 둔갑돼 유해물질 관리에 사각지대가 생긴 꼴이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환경부 일부 공무원과 서울시, 화성시, 국회의원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옵트로그린텍 임원조차도 “환경부에서 폐형광등이 독과점이고, 경쟁차원에서 뛰어든 것인데 이렇게 골치가 아픈 거 였으면 하지도 않았고 돈이 되는 줄만 알았다”고 실토했다.

 

이 회사 전 대표 역시도 “수은 포집이 제대로 안됐다면 당연히 설비보완을 해야 하고, 아울러 문제가 된다면 인허가를 반납하거나 폐쇄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시설보완을 위해선 5~6억원 들고 그 동안 11억 가깝게 적자를 봤다”고 시간을 달라고 덧붙었다.

 

 

△ 문제의 시험성적서, 옵트로 그린텍이 제출한 시험성적서 (왼쪽)과 오산시에서 경기보건환경연구원으로 부터 받은 폐기물에

대한 수은 함유량 시험성적서(오른쪽), 옵트로그린텍이 제출한 결과와 달리 무려 법정기준치의 30여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됐다.

 

 

수은범벅 재활용 유가물 그대로 방치 또는 매립

처음 제보한 화성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부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도, 폐기물관리법도 신생업체 옵트로그린텍에겐 장애가 되지 않는 것 같고, 문제는 수탁을 맡긴 지자체들이 화성시 인허가 서류만 믿고, 장학금 기부금 준다는 약속에 폐형광등 처리를 맡긴 것은 직무유기”라며 “수은은 안전이 가장 중요해 철저한 분리할 기술을 갖춘 설비가 요구되는데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취재가 이뤄진 동안 엉뚱하게 조명재활용협회로 화살이 쏟아졌다.

 

최근 환경부는 환경공단과 함께 협회 설립이후 비리나 공금유용 등이 없는지 모든 자료를 조사했다. 그러나 특별하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한 임원은 “국내 불모지나 다름없는 폐형광등 처리 문제를 주부단체와 NGO, 환경부가 나서 처리해줄 것을 요청해 시작했다. 83억 보증으로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스웨덴 설비까지 들여와 처리했다“며 이 과정에서 적자까지 떠안아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장의 사비로 폐형광등 수거함까지도 튼튼하게 제작 보급했는데 지금은 협회가 독점이라며, 기술력으로 문제인 업체를 회원사로 가입하도록 강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회 설립 목적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최우선적으로 수은을 제대로 포집해 국민 보건에 힘써온 것 뿐인데 환경부 말처럼 협회 회원 자격이 된다면 가입시키지 못할 이유도 없지만 문제가 있는 업체를 가입 유도하는 것은 흑막이 있지 않느냐”고 거듭 밝혔다.

 

취재진이 인허가가 난 과정과 절차문제, 폐형광등 관리실태, 설비 검증에 대한 자료, 정보공개를 2월 13일자로 요청했지만 정보공개 법적시한을 넘기면서까지도 환경부, 화성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환경부, 화성시, 환경공단 철저한 설비 검증 없이 허가 내줘

환경부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줄 자료가 없다. 잘 모른다. 뭐가 문제인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고 엉뚱한 답변만 늘어놨다. 취재하는 동안 환경부 주무관이 교체되기 까지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는 "있어선 안될 중대한 범죄 행위다. 자원화하겠다는 유가물이 독성있는 물질로 유통 매립됐다면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폐형광등 유리가루를 수개월째 방치된 오산시와 안성시 담당 공무원은 수은 함유 여부를 위해 시료를 채취해 각각 기관에 분석했다. 총 2차례에 걸쳐 분석 결과 법적기준치를 많게는 수십배가 넘는 것으로 충격을 줬다.

 

옵트로그린텍은 2012년 서울시 전 공무원 출신의 대표이사와 여권 정당인, 대기업 출신들이 모여 처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명재활용협회와 달리 옵트로그린텍은 수거비용을 받지 않고 서울시와 경기도 지자체로부터 위탁을 받아 처리했지만 결국 적자로 경영 위기에 몰린 상태다. 돈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업체 경영난으로 허덕인 꼴이 됐다.

 

전국 지자체별로 처리현황과 수거율 현황을 받아본 결과, 아직도 상당부분이 깨진 채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겨져 매립하거나 소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명재활용협회는 이런 패단을 막기 위해 수은 포집은 물론 현장 여건에 맞고 녹슬지 않는 폐형광등 깨짐 방지의 수거함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해 보급에 힘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정폐기물이 일반폐기물로 둔갑 지자체 환경부 뭘했나

폐형광등을 파쇄하면서 나오는 플라스틱, 유리가루, 희토류, 알루미늄을 회수하는 EPR제도의 궁극적 목적인 자원순환이 무색케 됐다.

 

이번 사태로 환경부와 화성시, 오산시, 안성시, 서울시와 환경공단은 환경친화적인 설비검증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부분때문에 발생한 수만톤의 매립된 지정폐기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김고응 과장은 “수은이 묻어나온 폐형광등 유리가루가 법적기준치 이상나오면 당연히 별도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폐기물중 효율적인 자원을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한 시설을 갖춘 처리공장에서 수은을 제대로 격리해야 당초 폐기물관리법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재활용촉진법의 취지에 부합돼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사고는 부실한 설비로 돈을 벌겠다는 그릇된 오판이 엄청한 지정폐기물만 생산한 꼴이 됐다.

 

환경운동연합은 "폐형광등 수은 포집은 단순하지 않다.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이미 일본 미나마타병으로 증명됐듯이 수만톤이 땅에 묻혀있거나 방치돼 있다면 다시 재처리돼야 제2차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엉터리 시설로 백주대낮에 버젓이 폐형광등을 처리한다는 발상을 한 업체만의 윤리적인 문제를 떠나 이를 비호한 세력들이 더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과 세수확보 이유만으로 검증안된 시설로 수탁처리한 서울시를 비롯 지자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화성 지역민들은 수차례에 걸쳐 문제를 제기했으나 오히려 음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안성시 공무원은 "오산시와 함께 폐기물이 기준치 초과된 만큼 지정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데 화성시나 환경부가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명재활용협회는 환경부로부터 협회장이 장기 연임한 부분과 수거함 제작을 한 업체에 준 점, 직원들이 휴일에 일부 카드사용 증명이 안된 부분, 폐형광등 수거·운반업체간 계약 무효화와 정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취재에서, 환경부 내부의 이권개입이 있었다는 부분과 최근 환경부가 폐기물 관련 협회나 단체에 손질을 하는 부분은 도를 넘는 월권행위라는 지적의 목소리다.

 

그 내막에는 환경부 공직자들이 퇴직후 보상되는 관련 단체장으로 낙하산 인사의 관행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신계륜 국회환노위원장은 “환경부의 본질을 망각해선 안된다. 공공기관이나 위탁 준기관에 낙하산 인사의 입김을 작용하는 것은 공직자 자세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특히 국회의원 보좌관을 비롯 공무원 등의 세력들이 이권에 눈이 먼 동안 수만톤의 수은범벅이 된 폐형광등 유리가루를 어떻게 처리할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편 정부는 재활용촉진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폐기물관리법에 허점이 없는지 관련 법규를 보완하고 유해성물질이 든 폐형광등과 같은 물질의 자원순환을 좀더 체계적인 관리감독 차원에서 모니터링과 함께 관련단체에 책임권리 부여가 뒤따라야 한다.

 

폐기물 처리관련 협회의 경우 최대한 생산자의 자체이익보호 측면에서 자발적 협약의 계약이행을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 내부까지 간섭하는 것은 직권남용과 업무방해라는 주장이다.

 

특히 재활용 과태료 부과 등의 남발은 협회의 재정악화의 주범이 될 수 있다. 아울러 환경부가 부실처리 업체를 비호하는 듯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 봉사 서비스와 더욱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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