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전 의원, 1년간 장강과 황하 1만2000km 대장정 끝내고 <양하일기(兩河日記)> 펴내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9-04 14: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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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17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보수‧기득권세력에 의해 ‘국회 프락치’로 집중 공격당한 끝에 어처구니없는 선거법 재판으로 1년 만에 의원직을 상실했던 비운의 정치 풍운아(風雲兒) 이철우 전 국회의원. 그가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 신간 <양하일기>, 이철우 펴냄 <제공=신광문화사>

책 제목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연상케 하는 <양하일기(兩河日記)>.

그는 지난해 2월 홀연히 배낭 하나만 둘러메고 중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1년에 걸쳐 중국 대륙의 양하(兩河)인 장강과 황하를 걸었다. 중국 대륙을 가로지로는 장강(長江)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황하(黃河)를 따라서 내려오는 대장정(大長征)이었다.

그는 2019년 2월 20일 중국 상해 앞바다의 총밍다오(崇明島)를 출발해 장강 6500km를 거슬러 올라가 티베트를 거쳐서 청해성의 장강 발원지까지 4개월 보름 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황하 발원지로부터 5500km를 따라 내려와 산동성 동영 앞바다의 황하구까지 8개월 만에 도착했다.

그가 12개월 동안 움직인 총 거리는 약 4만km로 지구 한 바퀴 길이에 해당한다. 그 와중에 중국의 23개 성(省), 4개 직할시, 5개 자치구, 2개의 특별 행정구를 모두 방문할 수 있었다. 그는 왜 이런 대장정에 도전했던 걸까?

그는 젊은 시절 학생운동과 시민운동에 참여했고 중년이 돼 국회의원까지 지냈지만 한반도의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기만 했다. 서로 영사관 하나씩을 폐쇄해가며 미‧중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눈으로 직접 중국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나아가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표류하고 있는 한반도의 운명을 전망해보고 싶었다.

그는 중국 대륙을 돌면서 이미 3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 만든 세계 즉 팍스 아메리카는 곳곳에서 그 한계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중국은 미국의 제1의 적이 됐다. 그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친미와 친중? 반미와 반중? 당신은 어떤 입장이냐고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그는 한반도의 분단은 2차 세계대전의 결과물이며 따라서 이미 시작된 3차 세계대전은 한반도 분단의 종식을 앞당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것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냉철하고 지혜로운 접근을 요구한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의 최대 무역국임에도 정작 우리 국민들은 중국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묻는다. “중국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물으면 한국사람 열에 아홉은 “더럽다”거나 “시끄럽다”라고 답한다. “중국을 얼마나 아세요?” 이렇게 물으면 또 다시 열에 아홉은 “장가계에 갔다 왔다”거나 “계림에 갔다 왔다”고 풍경 이야기만 한다.

현재 미국의 모든 대외 정책은 중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역사 5000년(중국도 황제 이후 5000년이라 함) 동안 우리는 4900년을 중국의 변방으로, 때로는 싸우기도 했지만 많은 날은 주군과 신하의 국가로 살아왔던 게 역사의 진실이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중국을 가장 모르는 나라가 한국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혜초, 연암, 응칠을 소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300년 전 신라의 혜초는 바랑 하나 메고 오천축국을 향해 떠났다. 지금도 어려운 길을 그는 무엇을 위해 그 막연한 길을 결심했을까? 200년 전 전 답답한 성리학의 세계에서 붕당의 싸움에 지친 연암은 청나라 사신단에 끼어 그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보고자 청나라로 떠났다. 100년 전 안중근은 17세에 천하학(유학)을 넘어 천주학에 감동해(그것은 십자가 희생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 상해로 건너가 10여 년을 오직 쓰러져가는 조선과 제국주의의 전장으로 변해가는 동북아를 근심하며 ‘동양평화론’을 쓰게 된다. 그가 생각하는 동양평화의 걸림돌을 혈혈단신으로 저격하며 4억 중국인의 잠을 깨우게 됐다.

그로부터 또 100여 년이 흘렀다. 지난 100년 우리의 역사를 누가 있는 그대로 기술할 수 있을까? 이 기막힌 역사를 누가 만들었을까? 제국주의와 분단사는 곧 세계사이며 20, 21세기 세계사의 알맹이 중의 알맹이다. 미·중, 남·북이 씨줄 날줄이 돼 쓰고 있는 이 현재진행형의 세계사! 그는 이 거대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기로 했다. 고향 땅 아버지 집을 떠나자! 중국으로 가자!

장강 6500km 황하 5500km를 걸으며 그는 우리의 미래를 보고 싶었다. 사람들은 평화를 노래하며 염원한다. 그 평화는 냉철한 코리안이 되지 않으면 영원히 염원으로 남을 것이다. 코로나19는 미‧중전쟁과 3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를 더 빨리 휘몰아 가고 있다. 장강의 세계 최대의 산샤댐이 팽팽히 부풀어 올랐다. 카오스의 대륙 거대 중국은 이제 인류가 넘어야 할 산이다.

<양하일기>는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다. 이 문명의 대전환의 소용돌이 속에 서 있는 동방의 한 선각자의 외침이다. 대륙에서 그린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가 <양하일기>를 진지하게 펼쳐보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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