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국립생태원이 불법 밀수 과정에서 적발돼 보호받아 온 국제적 멸종위기종 ‘코모도왕도마뱀’을 일반에 공개한다. 살아있는 개체의 생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실제 불법 야생동물 밀거래 사례를 재현한 전시를 함께 마련해 생물다양성 보전과 야생동물 거래 근절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오는 9월 23일부터 충남 서천군 소재 사이테스(CITES) 동물 보호시설 전시관에서 코모도왕도마뱀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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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생태원에서 보호하고 있는 코모도왕도마뱀 |
코모도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코모도·린차·플로레스 등 일부 섬에만 자연적으로 분포하는 고유종이다. 건조한 사바나와 초원부터 열대림과 해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존하는 도마뱀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야생 성체의 무게는 약 70㎏에 이르며, 확인된 최대 개체는 길이 3.13m, 체중 166㎏에 달한다. 육식성으로 사슴과 멧돼지 등 포유류와 다른 파충류를 사냥하며, 사체도 먹는 특성이 있다.
보전 측면에서도 국제적인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코모도왕도마뱀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돼 상업적인 국제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멸종위기(Endangered)’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개체는 2024년 불법 밀수 추적 과정에서 적발·압류돼 국립생태원에 도입됐다. 이후 사이테스 동물 보호시설에서 전문적인 건강관리와 보호를 받아왔으며, 국립생태원은 전시관 개선을 통해 해당 개체의 복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사육환경을 조성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희귀 동물을 관람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전시장에는 살아있는 코모도왕도마뱀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실제 적발된 불법 야생동물 밀수 사례를 보여주는 재현 물품도 마련된다.
또한 국립생태원의 생태계 보전 활동 성과를 홀로그램 기술로 구현해 관람객이 생태계 보전의 의미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관 사진자료에는 실제 적발된 밀수 사례 재현물품과 함께 국립생태원에서 보호한 뒤 원서식지인 베트남의 보전시설로 이관된 거북의 사례를 소개하는 공간도 제시돼 있다.
특히 국립생태원이 이번 전시를 통해 강조하는 부분은 야생동물 불법 거래가 개별 동물의 피해를 넘어 생물다양성 보전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경우 서식지에서 무단으로 포획되거나 국경을 넘어 불법적으로 거래되면 야생 개체군 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거래 자체를 차단하는 국제적 관리체계가 중요하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불법 야생동물 밀수 근절을 위한 생태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보호시설에서 구조된 동물의 복지를 확보하는 한편, 국민이 국제적 멸종위기종과 생물다양성 보전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기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선두 국립생태원 전시교육본부장은 “이번 전시가 단순히 희귀 동물을 보는 것을 넘어 생명의 소중함과 야생동물 보호의 필요성을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불법 야생동물 거래로부터 구조된 동물의 복지를 확보하고 국민의 생태 인식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희귀종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관람 기회를 넘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어떤 경로로 불법 거래 대상이 되고 어떻게 보호되는지를 보여주는 교육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모도왕도마뱀의 생태적 특성과 함께 밀거래 재현 전시를 연계함으로써 야생동물 보호를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보다 큰 환경 의제로 확장한다는 것이 국립생태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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