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지는 생태계의 경제적 가치가 2100년에는 연간 1000억 국제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거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작은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떠안을 것으로 분석돼, 기후위기 대응에서 생태계 손실과 국가 간 형평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중산대 생태학원 칭룽 샤오 부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해수면 상승에 따른 전 세계 생태계서비스 가치 손실을 분석한 논문을 최근 PNAS Nexus에 발표했다. 생태계서비스는 식량과 물 공급, 기후 조절, 생물 서식지 제공, 휴양·문화 활동 등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뜻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해수면 상승 전망과 토지피복 자료, 생태계서비스 가치평가 데이터베이스인 ‘ESVD 2.0’을 결합해 2030~2100년의 변화를 계산했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부터 높은 배출 수준까지 다섯 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중간 수준의 사회경제·배출 경로인 ‘SSP2-4.5’에서는 2100년 연간 생태계서비스 손실액이 1644억6000만 국제달러로 추정됐다. 이는 2020년 가격과 구매력을 기준으로 국가 간 가치를 비교한 금액이다. 2100년까지 쌓인 누적 피해액이 아니라, 그해 생태계가 제공할 연간 혜택의 감소분을 의미한다.
생태계 유형별로는 습지의 상대적 손실이 가장 컸다. 시나리오에 따라 2100년 습지의 생태계서비스 가치 손실률은 1.21~2.20%로 나타났다. 저지대에 집중된 습지는 작은 해수면 변화에도 침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보전과 적응 대책의 우선 대상으로 꼽혔다. 반면 전체 손실액에서는 불투수성 지표면과 경작지로 분류된 지역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가별 피해는 절대 규모와 상대적 비중에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중간 시나리오의 절대 손실액은 중국, 미얀마, 브라질, 러시아, 베트남 순으로 컸다. 그러나 해수면 상승이 없을 경우의 자국 생태계서비스 가치와 비교한 손실 비율은 네덜란드, 이집트, 바하마, 벨기에, 이라크 등 저지대 해안·삼각주 국가에서 높았다.
연구진은 각국의 2024년까지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시 인구로 나눈 지표와 미래의 1인당 생태계서비스 손실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역사적 1인당 배출 책임이 낮은 국가들에 미래 손실이 불균형하게 집중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이러한 책임과 피해의 불일치는 세기 후반으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생태계서비스 손실을 기후 적응과 손실과 피해 재원 배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추정 손실액은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시나리오별 소득 변화와 가치평가 가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수치를 보상액으로 곧바로 적용하기보다, 피해가 집중되는 지역을 파악하고 연안 생태계 보호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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