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SK석유화학, 우린 집 가족지킬 생존 권리있다

발암물질 파라자일렌 공장 둘러싸고 소리없는 암투
이동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2-05 15:05:15
  • 글자크기
  • -
  • +
  • 인쇄

△ 석유화학강국 대한민국, 그런 가운데 일부 희생이 불가피 하다는 논리속에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 생산공장 공사 현장은 일단 멈춘

상태다. 

 

주민들 "원하는 것은 생존권", 이권개입 말라 주장

SK인천석유화학, 1조 6천억 투입 포기 못해, 산업부 압박

 

인천광역시 서구에서 생존권을 건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파라자일렌 생산 공장 증설을 둘러싸고 당사자인 SK인천석유화학과 지역주민 간의 치열한 대립이 표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천광역시와 인천 서구청, 관계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까지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가와 길 하나 두고 발암물질 공장 증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파라자일렌이다.

 

파라자일렌은 원유의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석유화학 제품 원료 중 하나로 폴리에스테르계 합성섬유를 만드는데 사용하며, 강력한 휘발성과 가연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파라자일렌은 화학섬유 뿐 아니라 페트병, 합성섬유, 필름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제품시장이 매우 좋은 사업 중 하나다.

 

이에 SK인천석유화학은 2012년부터 1조 60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쏟아부으며 인천 서구 원창동에 11만 5700여㎡ 규모의 파라자일렌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 증설 계획이 알려지며 인근 지역주민들은 극심한 반대를 하고 있다.

 

주민들이 반대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파라자일렌의 유해성이다.

 

파라자일렌은 급성독성물질로 피부와 눈에 심한 자극을 일으키며, 암을 유발할 수 있는 3급 발암물질이다.

 

또한 태아에게 큰 손상을 줄 수 있는 유해불질로 분류돼, 해외에서는 주택가 인근에서 공장 설립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증설 현장 바로 맞은편에는 아파트를 비롯해 주택가와 초등학교가 자리해 있어, 화학사고 발생 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 과연 주택가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파라자일렌 생산 공장이 세워진다면 어떻게 해야 맞는지 상식적인 입장에서 봐야 하지 않느냐고 반대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지역주민들은 유해성이 높은 파라자일렌 공장이 주택가 바로 앞에 위치해 보관이나 운송시 약간의 사고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과 초등학교가 가까이 있어 아이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 또한 인·허가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불법적 행동들을 지적하며 연일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발암물질인 파라자일렌 공장을 주택가 바로 앞에 짓는 것은 주민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공장 증설 중지 및 완전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박태균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이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 때문이 아니다"라며, "가장 큰 이유는 공장 증설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과 유독물질 피해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장 인·허가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들어났음에도 공장건설을 진행하는 것은 법조차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천시·서구청 겉으론 반대, 속으로는…

 

반면 SK인천석유화학은 공장시설의 철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1조 6000억 원이라는 거대한 자금이 들어갔으며, 관련 시설의 90%를 완공한 상태여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설명이다.

 

SK인천석유화학측은 "가스 방지시설 및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배출이 없는 안전한 공장으로 지어질 것"이라며, "전체 투자비의 10% 이상을 안전과 관련한 설비에 투자한 만큼 가스 누출과 같은 사고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현재 화학물질인 벤젠을 사용하고 있지만 누출사고는 없었다"며 "증설 이후에 안전한 시설을 갖추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데도 위험한 물질을 다룬다는 점으로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SK인천석유화학과 지역주민의 갈등이 깊어지자 지자체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까지 나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지자체인 인천시와 서구청은 이번 문제에 대해 공장증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인천시와 서구청은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확산되자 사후 감사를 실시, 공장 건축과정에서의 불법행위와 증설 과정에서의 사후영향평가 미실시 등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과 건축법, 환경영향평가법, 인천시 하수도사용조례 등 다수의 위법사항을 적발 공사 중단권고를 내렸다.

 

△ 인근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 증설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인천 서구청 등을 상대로 공사 중지를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자부 나서며 논란 증폭, 환경부 묵묵부답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이번 문제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공장증설 승인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렸다.

 

한편 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주무부처라 할 수 있는 환경부는 관련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손을 놓은 상황이다.

 

환경부 화학물질과 담당자는 "현재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공장 증설과 관련한 법률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번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015년 화학물질관리법이 시행되면 관련 규제와 정책이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화학물질 생산 업체는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진행되는 등 관련 법규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역을 소관하고 있는 한강유역환경청도 마찬가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평가과 담당자도 "공장 증설 인허가 문제는 소속지자체인 서구청이 소관하고 있고 공장 증설 취소에 대한 부분도 서구청이 담당하고 있다"며 "이미 영향평가가 마무리되고 공장 승인 절차가 완료된 이상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대처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공장증설 문제는 2차전에 돌입했다.

 

지난 1월 22일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시와 서구청의 증설공사 중지 권고를 받아들이며 1월 23일부터 공장을 일시 정지 한다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공사중지에 대해 "1월 23일부터 공사를 완전 중지했다"며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안전관리 부분과 법적으로 문제시 됐던 인허가 문제 등 제기된 부분에 대해 대처하고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위해 공사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완전 철거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다.

 

그는 "이미 1조 6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사업인 만큼 완전 철거는 사실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주민들도 SK인천석유화학의 결정에 일단 호의적인 분위기다.

 

박 비대위원장은 "공사 중지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러나 생존권이 걸려있는 만큼 이후 진행되는 주민 협의체 구성과 진행사항 등을 살펴본 후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