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풍력발전 과잉 규제

감사원 “군사보호구역 벗어난 지역도 행위제한 적용” 문제 지적
박순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10-04 08: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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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박순주 기자] 국방부가 풍력발전사업에 대한 규제를 부적정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최근 “국방부가 현행법에 따라 군사보호구역 안의 행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훈령에서 군사보호구역 밖의 행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해 풍력발전사업을 규제했다”는 감사결과를 내놨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행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군사기지법) 규정에 따라 군사보호구역을 지정하고, 건축물 건축이나 공작물 설치 등의 개발행위를 제한하면서 미리 관할 부대장 등으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전원개발촉진법’ 등 각종 개발계획에 관하여 규율하는 법률에는 관계 행정기관의 장이 군사보호구역 내에서 허가 등을 할 경우 군사기지법에 따른 협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풍력발전 등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승인 신청을 받는 경우 국방부에 협의를 요청하고 있고, 국방부는 협의 요청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각 군, 국직기관의 의견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

대법원, 위임 한계 벗어난 훈령 허용 안 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군사기지훈령 등과 같은 행정규칙이 법률의 위임에 따라 법률 내용을 보충하는 경우 법률의 위임 규정 자체가 의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문언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다든지, 위임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이는 위임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방부가 군사기지훈령에 ‘작전성 검토의 기준’을 정할 때에는 군사기지법에서 위임한 취지에 맞게 군사보호구역 안에서의 행위를 제한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군사보호구역은 아니지만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을 보호하고 군사작전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일정 행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사업 추진과 관련해 국방부와 사전에 협의하거나 동의‧승인 등을 강제할 수 있는 근거를 국방부 훈령이 아닌 법률에 마련해야 한다.

3년간 풍력발전사업 5건 부동의 처리
하지만 국방부는 군사기지훈령에 ‘보호구역 이외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 고층건물, 기타 시설물 등이 레이더 탐지에 영향을 미칠 경우 대상물의 위치‧높이 조정을 통해 레이더 탐지가 보장될 수 있도록 관련기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해당 규정은) 군사기지법의 위임 범위인 군사보호구역 안에서 협의하도록 한 한계를 벗어나 군사보호구역 이외에 설치되는 경우에도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방부는 최근 3년(2016~2018년)간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총 528건의 협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14건에 대해 부동의 의견을 회신했다.

이중 9건은 재생에너지 사업인 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것이었다. 부동의 사유는 레이더 차폐, 군사보호구역 포함 등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국방부는 2018년 11월1일 산자부로부터 강원도에 위치한 ‘A사업’에 대한 협의 요청을 받고서는 사업부지가 군사보호구역으로부터 31.5~91.4㎞ 정도 떨어져 있어 개발행위 등의 제한 대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레이더 차폐’가 발생한다는 사유로 부(不)동의 처리했다.

이처럼 사업부지가 군사보호구역에 해당하지 않아 부동의할 법률상 근거가 없는데도 이를 부동의 처리한 경우가 5건이나 있었다.

또한 협의 업무 과정에서 수행한 전파영향평가에 따르면 방공기지 등의 레이더 탐지범위에 차폐영역이 발생하지만 작전 제한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합동참모본부의 검토의견이 제시됐음에도 작전상 지장 여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풍력발전 사업이 원활한 군사작전 등을 저해하는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인데도 ‘부동의’ 회신을 한 것이다.

때문에 사업부지가 군사보호구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토교통부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를 통해 확인하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사업의 마무리 단계인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국방부가 법적 근거도 없이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부동의’ 의견으로 회신해 사업이 중단되는 등 5건의 사업이 모두 중단된 실정이다.

중단된 풍력발전 사업비 최소 6천억
중단된 풍력발전사업 5건의 총 사업비는 최소 6000억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국방부는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규제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과 정부에서 제공하는 토지이용규제정보를 신뢰하고 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한 민간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있고, 국민의 재산상 손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군사보호구역 밖에서 풍력발전기 설치 등의 일정 행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경우, 국방부 훈령이 아닌 군사기지법 등의 법률에 그 근거를 마련하기 바란다”고 통보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군사보호구역 이외에서의 행위에 대해 제한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군사기지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국방부 훈령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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