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진=(사)소비자주권시민회의> |
산업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근본계획, 실행 없이 공공시설 도입만으론 한계가 있고, 폐촉법에 따른 민간폐기물사업체와의 사업범위 조정‧역할‧범위 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게 이유다.
환경부는 올 초부터 전국에서 발생하는 방치폐기물, 부적정처리폐기물, 재난폐기물 등의 안정적인 처리용량 확보를 위해 권역별로 공공처리시설을 도입하는 ‘공공폐자원관리시설 설치・운영 관련 입법’을 추진했다.
그러다 최근 의원입법 발의(임이자 국회의원 대표발의)로 전환해 관련 입법 내용인 ‘폐자원 안전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과거 공공처리시설 등이 매각 절차를 밟은 바 있고, 이 특별법 제정안과 이미 시행되고 있는 폐촉법(폐지원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과의 유사성으로 인한 혼란이 우려된다.
또 폐촉법에 따라 설립된 민간 사업장폐기물처리업체와의 사업 중복성, 그리고 야기 될 국고의 낭비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약칭 소비자주권)는 지난 9월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부 소관부처(환경부) 담당자, 학계, 법조인, 전국 각 8개 지역 환경단체 전문가 등을 참석시켜 ‘공공폐자원관리시설 도입·역할·범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공공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위한 합리적 입법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공공처리시설 확보, 논란의 여지
이날 발제자로 나선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불법, 방치, 재난폐기물 등 긴급페기물 처리를 위한 공공처리시설 확보의 필요성은 논란의 여지가 크지 않지만 사업장폐기물 전반의 관리를 위한 공공처리시설 확보는 논란의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수열 소장에 따르면 특법법 제정안의 입법 목적은 불법‧방치‧재난페기물 처리를 위한 것이지만 반입대상 폐기물에 사업장폐기물이 포함됨으로써 시설 운영의 주목적이 사업장폐기물 처리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 불법폐기물 등은 상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장폐기물 위주로 운영하다가 불법폐기물 등이 발생할 경우 입법목적에 맞는 폐기물 반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불법폐기물만을 반입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이들 폐기물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설운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
홍수열 소장은 “입법 목적의 달성, 시설운영 시 시장과의 충돌 혹은 운영상의 문제 해결을 위해 수도권 매립지 등과 같이 기존의 생활폐기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처리시설 대상으로 불법, 방치, 재난폐기물 등을 비상 상황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용량 확보를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민간폐기물처리시설에 정부가 비상시 긴급명령권 등을 도입해 방치, 재난폐기물 등 긴급 공공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폐기물 민간처리시설이 부족하고 입지지역 주민 갈등, 방치·불법 폐기물 시급 처리 등 국민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사회안전망이 부재한 상황이다. 또 국가 차원의 신속 대응에 한계가 있다.
권병철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장은 “국민 요구 수준을 고려한 라돈・수은 등 유해폐기물 및 방치・불법투기, 재난폐기물 등의 안정적 처리시설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권병철 폐자원관리과장은 또 “비용의 지속적 인상 등은 생산・산업 활동 전반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고, 폐기물 처리에 막대한 국고가 소요되고, 처리지연 등으로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불법폐기물 약 120만톤 처리에 약 1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며, 이를 처분하기 위한 처리시설도 부재한 상황이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권 과장은 이어 “민간차원의 유해폐기물 처리에 따른 기술적・경제적 장벽, 국민 불안감 가중 등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사업성 위주의 민간업계와는 달리 지자체, 주민과 이익공유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가-민간 역할 분담 필요’ 의견
국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이남훈 안양대 환경자원과 교수는 “폐기물은 빨리 처리하는 게 좋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이남훈 교수에 따르면 환경부가 1997년부터 최근까지 민간폐기물업체를 강화하는 정책을 고수했으나 사업장 입지문제, 저수익 등의 이유로 신규 사업신청을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가격이 높아 불법폐기물 방치률이 높아지는 등으로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생활폐기물은 국고 보조가 있지만 사업장폐기물은 국고보조가 없는 등으로 민간시설이 기피한다.
이남훈 교수는 “일본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은 사업장폐기물 처리에 국고보조를 하고 있고, 고농도폐기물은 국가가, 저농도는 민간이 하는 체제로 양분돼 있다”고 소개했다.
배성근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고문(前 창원대 교수)은 “현실적으로 모든 폐기물을 일괄 처리하는 시설은 없다”면서 “기존 공공페기물시설은 모두 적자였는데 기존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 크다”고 꼬집었다.
배성근 고문은 또 “법 제정으로 앞으로 공공처리시설을 짓는다면 3~5년은 걸릴 것이다. 헌데 짓는 동안 기존 폐기물 환경, 체계가 바뀐다. 결국 또 적자 상황 면치 못하고 민영화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재난, 방치 폐기물은 제어할 수 있다. 안 나오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밝힌 대로 시설을 짓기 시작하면 무조건 3~5년 걸리는데.......”라며 “짓는 게 능사가 아니라 폐기물 체계 변화 등 그것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정부가 밝힌 대로 향후 무조건 공공처리시설 4~8개를 짓는다는데, 단계적으로 볼 필요가 있고, 적절한 시설을 어디에 둘지도 고민해야 한다는 게 배성근 고문의 의견이다. 그는 또 “이런 계획도 없이 즉흥적이면 실패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정문호 변호사(법무법인 JP)는 “특별법(안)에 따르면 공공처리대상 폐기물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이미 다른 법령에서 처리하고 있는 민간사업장폐기물을 아무런 제한 없이 환경부장관이 직접(폐자원관리시설을 통하여) 처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점에서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특벌법(안)은 또 환경부장관이 승인한 폐기물로 정하고 있다”면서 “위와 같은 법 문언을 형식적으로 해석하면, 환경부장관이 승인만 한다면 어떠한 폐기물도 폐자원관리시설의 처리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민간시장 사업자들의 처리량이 감소하고, 민간시장이 축소된다면 결과적으로 공공처리시설에서 모든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폐기물관리법 등을 통해 이미 민간시장에서 처리하고 있는 폐기물을 제한 없이 공공의 영역에서 처리할 경우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와 유사한 내용의 법률이 상충할 경우 법 해석에 있어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 기존에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산업에 국가가 어떻게 관여했고,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등을 충분히 검토해 특별법안의 개정 내지 시행 여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정 변호사의 입장이다.
이보영 인천환경운동연합 서구지회장은 “끊임없이 문제가 불거지는 수도권매립지와 과거 5개 공공처리시설의 적자와 부실로 인한 민간 매각 사례를 보더라도 폐기물을 공공영역이 담당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현재 민간영역에서 적정하게 처리되고 있는 사업장폐기물에 대해서는 정부가 민간영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재활용 시장 활성화 등의 관련 제도 개선 및 정책 마련을 통해 민간영역의 기술 개발 및 투자를 독려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주변지역 지원 불구하고 반발 예상
이준희 ‘전국 쓰레기‧발전소보일러저지비대위’ 위원장은 “정부는 해당 시설을 설치하면서 주변 지역 주민들을 지원한다느니, 수익을 분배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정말 순진한 발상”이라며 “아무리 ‘공공’타이틀을 붙여도 결국 폐기물 소각장이나 매립장일 뿐이며, 마찬가지로 아무리 공공폐기물처리시설이라고 해도 주민들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준희 위원장은 또 “전국 각지의 위험 폐기물을 한 곳에 모아 처리한다는 정부의 발상은 전혀 현실적이지도 환경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외부 사업장폐기물까지 반입해서 처리하겠다는 발상도 해당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준희 위원장에 따르면 정부는 과거 수천억을 투입해 설치했던 5개 공공처리시설이 지속되는 적자와 비효율로 20년 전 문을 닫았었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기존 시설의 증설 또는 개‧보수 등을 통해 효율을 증대시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무리하게 공공폐기물처리시설 8개를 신규로 설치할 이유가 없다”며 “또한 무리한 공공공폐기물처리시설 설치로 인해 민간 업계는 업계대로 고사시키고, 지역간 갈등,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불안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탁상행정 논란
공공폐기물처리장 설치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것이 산업계‧학계‧전문가‧관련 업계 등 전문가들의 입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때문에 기존 민간영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설들을 정부 차원의 사회안전망 시설로 지정, 이번 사태와 같은 폐기물 대란 발생 시 일시적인 여유용량 확보 등을 통해 공익차원에서 적정‧신속처리토록 하여 2차 환경오염 방지 등 국민적 피해를 감소시키는 제도 마련이 필요다는 게 최명희 충주 시민단체연대회의 사무총장의 견해다.
홍성택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본부장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폐기물처리장 설치 추진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2019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소각장 178개소, 매립장 220개소와 민간에서 운영하는 소각장 66개소, 매립장 34개소가 가동 중이다.
홍성택 본부장은 또 “정부는 최근 ‘불법투기‧방치폐기물 사태’로 인한 120만톤의 폐기물을 연내에 모두 기존 가동 중인 소각장‧매립장에서 정상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며, 이는 향후 금번 사태 수준의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폐기물처리장 설치는 필요하지 않다는 반증임과 동시에 방치‧불법폐기물의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향후 발생할지 모를 폐기물 처리를 위해 공공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무능함을 스스로 드러내는 정책 추진인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연초 불법폐기물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한지 불과 6개월 만에 약 120만톤에 달하는 폐기물 중 45%에 달하는 55만톤을 처리 완료하고, 나머지 65만톤의 폐기물은 연내 전량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주달 환경실천연합회 경북지부 본부장은 “현재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의 수준이라면 향후 방치‧부적정‧재난폐기물 처리를 위해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공공폐기물처리시설은 결국 필요 없는 시설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주달 본부장은 또한 “불법‧방치폐기물 발생 예방을 위한 제도적 보완 및 정책 개선이 이뤄진다면 이번 사태와 같은 폐기물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지역주민 반대로 설치에 난항이 전망되는 공공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추진하기 보다는 폐기물 불법투기‧방치 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관련 법‧제도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