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엘니뇨, 중남미 물·식량·전력 동시 위협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10-29 23: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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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강력한 엘니뇨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일부 지역에서 강우량이 최대 80%까지 줄어드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집중호우와 홍수·산사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가뭄은 식수와 농업용수뿐 아니라 수력발전과 식량안보, 공중보건, 국제물류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2026년 말부터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주기구(OAS) 지속가능발전부는 세계기상기구(WMO), 국제엘니뇨연구센터(CIIFEN)와 공동 작성한 ‘엘니뇨 2026~2027: 전망, 잠재적 영향 및 사전대응’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이번 엘니뇨가 ‘매우 강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별 영향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중앙아메리카 건조회랑과 카리브해,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일부, 아마존 분지에서는 강우 부족과 가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에콰도르 해안과 페루 북부, 칠레 중남부, 아르헨티나·볼리비아·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에 걸친 라플라타강 유역에서는 평년보다 많은 비로 홍수와 산사태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카리브해와 해안지역에서는 강우 감소가 지하수위 저하와 염수 침입으로 이어져 식수원을 위협할 수 있다. 이 지역은 이미 상시적인 수도서비스가 불안정한 곳이 많아 가뭄이 장기화되면 도시 물배급과 생활용수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력 부문도 취약하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는 전력 생산에서 수력발전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저수지 수위가 떨어질 경우 발전량 감소와 전력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대체 발전원 확보와 국가 간 전력망 협력 강화를 주요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식량안보 우려도 크다. 중앙아메리카 건조회랑에서 가뭄으로 옥수수와 콩 등 주요 생계작물 생산이 감소할 경우 50만~75만명이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3단계인 위기 수준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나마운하 운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강우 부족으로 가툰호와 알하후엘라호의 수위가 낮아지면 네오파나맥스급 선박의 흘수가 제한돼 화물 적재량과 통항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남미 지역의 물 부족이 국제 해운과 물류에도 파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중보건 측면에서는 고온과 물 부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뎅기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상수도 공급이 불안정해 가정에서 물을 저장하는 일이 늘면 이집트숲모기의 번식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조한 날씨는 산불 위험도 높인다.

OAS는 이에 따라 각국 정부에 조기경보체계 강화, 비상 전력원 확보, 가뭄 저항성 종자 보급, 보건 감시와 모기 방제 강화, 대체 지하수원 조사, 비상 담수화시설 확보 등을 권고했다.

OAS 측은 “엘니뇨 자체를 피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한 피해의 상당 부분은 줄일 수 있다”며 2026년 4분기부터 사전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엘니뇨가 단순한 기상현상을 넘어 물과 전력, 식량, 보건, 물류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복합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국가 간 하천과 전력망이 연결된 중남미 지역에서는 기상·수문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체계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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