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변하는 북부 영구동토층…식생 회복력은 오히려 약화?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11-05 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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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북반구 영구동토층 지역에서 식물이 더 푸르게 자라는 현상과 달리, 환경 교란으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은 약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생의 녹화만으로 생태계가 건강해지거나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홍콩대 지리학과와 기후탄소중립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북반구 영구동토층 지역의 식생 회복력이 2008년을 전후해 강화 추세에서 약화 추세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네이처 플랜츠에 발표됐다. 홍콩대 저우위위(Yuyu Zhou) 교수와 중국과학원 지리과학·자원연구소 왕젠(Jian Wang) 연구자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영구동토층 지역은 빠른 온난화와 함께 지표 환경과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기존 위성 관측에서는 북극과 북방림 전반에서 식생이 더 푸르게 변하는 녹화 현상이 확인됐다. 그러나 잎의 양이나 식생지수가 증가하는 것이 가뭄과 산불 등 충격을 견디고 회복하는 능력의 향상까지 뜻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00~2023년 MODIS 위성 관측자료를 분석하고, 식생지수의 ‘시간적 자기상관’을 회복력의 간접 지표로 활용했다. 이는 식생에 나타난 변화가 시간이 지나도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살피는 방법이다. 연구에서는 이 값이 높아질수록 교란의 영향이 오래 남고 회복력이 낮아지는 신호로 해석했다.

분석 결과, 식생 회복력은 2008년 이전까지 강화되는 추세였지만 이후에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하락했다. 이러한 변화는 침엽수림과 관목지, 초원 등 여러 식생 유형과 서로 다른 영구동토층 분포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생의 탄소 흡수량을 나타내는 총일차생산성(GPP)의 연도별 변동성도 커졌다. 이는 탄소 흡수 기능의 안정성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회복력 저하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환경 요인은 대기 건조였다. 연구팀이 기계학습으로 기후·환경 변수를 분석한 결과, 대기의 건조 정도를 나타내는 증기압차(VPD)가 2008년 이후 회복력 하락을 설명하는 주요 예측 지표로 나타났다. 증기압차가 커지면 식물의 수분 손실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해양 증발과 대기 중 수증기 이동을 분석한 결과도 해양의 수분 공급과 대기 순환 변화가 건조화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산불은 이러한 회복력 손실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반복적인 산불은 식생이 회복되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연구팀이 평가한 15개 동적 전지구 식생모형 대부분은 관측에서 나타난 회복력의 전환을 재현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고위도 생태계의 탄소 흡수 기능을 전망할 때 녹화 정도뿐 아니라 대기 건조, 수분 이동, 산불 이후 회복 과정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는 녹화가 회복력 저하를 일으켰다는 뜻이 아니라, 식생이 푸르게 보이는 동안에도 생태계의 취약성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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