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간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하려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통해서 본 생태주류화 필요성에 대하여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5-13 08: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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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생태 주류화란 지구환경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인간을 포함해 환경을 지배하는 원리를 담고 있는 생태학의 개념과 원리가 환경을 비롯한 국가 정책과 그 실행에 적합하고 적절히 반영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태학은 생태계를 이루는 생물들 사이의 관계 또는 생물과 그들의 주변 환경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학문이다. 지금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는 생태학에서 아주 친숙한 생물들 간의 정상적이지 못한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이다. 

 

즉 이 문제는 기생자와 숙주 사이의 관계가 갑작스럽게 달라진 데서 비롯된 생태적 문제이다. 

 

▲ 사진 1. 공진화. 꽃이 변하면 수분 매개 생물도 함께 변하며 상호의존적인 진화가 일어나는 현상.

 

생물과 생물 사이의 관계에서 상호작용하는 개체군이 안정된 생태계에서 오랜 기간 함께 진화과정을 거쳤을 때 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피해처럼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고 거의 없다(사진 1). 우선 우리 몸에서 그러한 관계를 찾을 수 있다. 

 

우리 몸에는 많은 미생물이 우리의 건강에 특별한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대장균처럼 말이다. 그러나 다른 생물 속의 대장균이 우리 몸에 갑자기 들어오게 되면 그것은 수년 전 식중독을 일으키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했던 병원성 대장균O157처럼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생물과 생물 사이의 상호관계가 갑자기 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앞서 언급했듯이 생물과 생물 사이의 관계가 갑작스럽게 달라지면서 발생한 생태적 문제이다. 

 

▲ 그림 1. 국가 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수를 보여주는 지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피해는 그 발원지인 중국으로부터 먼 미국이나 유럽에서 컸고, 그 발원지인 중국이나 그 주변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그림 1).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 피해의 대륙간 차이는 외래종 피해와 많이 닮아 있다. 생태학적 의미를 엄밀히 적용하면 이것은 외래종 피해다. 흔히 외래종은 다른 생태지역에 도입되었을 때 원산지에서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장소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원산지에서는 생태적 악영향이 거의 없거나 적지만 이입된 생태지역에서는 그 피해가 막심하다. 

 

우리는 여러 가지 예로부터 그러한 피해를 확인할 수 있고, 그 악영향이 널리 알려져 있다. 생물다양성 감소 측면에서는 외래종이 서식지 파괴 다음으로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심지어 그들의 지속적 잠재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라는 평가도 있다. 

 

밤나무 고조병(chestnut blight)의 예를 보자. 

 

1900년대 초반 아시아밤나무가 미국에 도입되었다. 밤나무에는 곰팡이 종류가 우리 몸의 대장균처럼 기생하여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아시아밤나무와 미국밤나무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현상이다. 다만 그 종이 다를 뿐이다. 

 

그러나 각자의 기생자와 숙주 사이의 관계는 오랜 상호관계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이 살아왔으나 미국으로 옮겨진 아시아 밤나무에 기생하던 곰팡이가 미국밤나무에 옮겨 붙었을 때의 피해는 매우 컸다. 외래종의 이입으로 생물학적 상호작용이 갑작스럽게 바뀐 데 따른 결과다. 

 

이 나무는 미국의 북쪽 메인 주에서 남쪽의 앨라바마와 미시시피 주까지 그리고 피드먼트 고원에서 오하이오 계곡에 이르기까지 지리적뿐만 아니라 지형적으로도 넓은 분포역을 가진 미국 동부의 주요 삼림수종이었다. 그러나 1904년 처음 감염 개체가 발견되고 불과 50만에 성숙목이 거의 모두 사라지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나라의 예도 있다. 우리나라 소나무림이 이전의 1/3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 송충이로 알려진 미국흰불나방, 솔잎혹파리 그리고 최근의 재선충이 단계적으로 침입하며 소나무림 면적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쳤는데 이들이 모두 외래 유입 해충들이다.


외래 전염병 사례도 많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신대륙으로 가져온 유럽의 천연두와 홍역은 1518년부터 1568 사이에 멕시코 인구를 20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감소시켰고, 그 후 50년 동안에는 160만명으로 감소시키며 아즈텍 제국과 잉카 제국이 멸망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피해사례가 많다. 

 

약 3000년전 히타이트인들은 그들의 군대가 이집트 죄수들로부터 감염된 상태로 돌아 와 그들로부터 얻은 외래 감염증 때문에 많은 수가 죽었다. 흑사병 박테리아는 14세기 몽골에서 유럽으로 모피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옮겨진 쥐벼룩이 쥐를 감염시키고 감염된 쥐가 이를 확산시키며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2억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19세기 말쯤 중국으로부터 캘리포니아로 이입된 흑사병 박테리아는 지금도 전 세계에 걸쳐 매년 1500-2000명의 희생자를 내고 있다. 15세기 후반과 16세기 후반의 매독, 19세기 피지 제도 인구감소에 영향을 미친 독일 홍역, 전 세계적으로 3000만~60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20세기 초반의 스페인 독감 등이 인간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 외래 침입성 질병에 해당한다. 

 

그 중에서도 현재 확산 중인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나일 뇌염, 에볼라 바이러스, 뎅기열 바이러스, 소두증 유발 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 후천면역결핍증후군(AIDS) 등 많은 외래 바이러스 유래 질병의 지속적인 확산이 특히 우려된다.


그러면 외래종 피해는 왜 이렇게 클까? 

 

연구자들은 천적이 없는 경우를 주요 원인으로 들고 있다. 천적이 없는 관계로 경쟁능력을 키우는데 더 많은 자원을 할애하여 더 큰 피해를 유발한다는 가정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도입된 호주의 유칼립투스 나무의 사례를 보면, 화학물질을 많이 합성하여 해충에 대한 방어능력을 키워 그 피해를 줄이고 있는데 이것도 경쟁력을 키우는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식물이 원산지에서는 그러한 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외래종들은 다양한 전략을 동원하여 이입된 지역에서 경쟁력을 키워 그 세력을 넓히며 해당지역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피해가 큰 지역에서는 더 많은 변이를 유발했을 가능성도 크다. 

 

▲ 그림 2. 외래종의 이입, 정착 및 확산 과정과 단계 별 관리전략.

 

그러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여야 할까? 외래종 관리 대책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외래종 관리에서는 예방이 우선이고, 확산단계에 따라 박멸, 조절과 같은 대책이 요구된다(그림 2).

 

예방을 위한 준비에서는 우선 해당생물의 속성을 파악하고, 해당생물이 선호하는 환경 조건을 파악하여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그러한 정보를 종합하고 체계화 한 후 이를 대상지역 환경에 대비시켜 이입, 확산 또는 침입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비한다. 

 

흔히 이러한 준비는 외래종이 침입하여 문제를 유발하는 지역에서 정보를 얻어 진행한다. 따라서 초기 발생지역에서 확보하는 정보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정보는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공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늘날처럼 전 세계적으로 연결성이 높아진 환경에서는 그러한 정보의 신속한 수집과 공유가 절실히 요구되고, 그런 점에서 국제적인 정보 공유를 위한 사이버 인프라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아울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사후처리보다는 예방을 우선시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질병 자체만 보지 말고 그 질병이 발생한 배경, 특히 생태학적 배경을 함께 파악하여 대비하는 넓은 시야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 그림 3. 자원 유용성 변동 이론과 외래종 침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식도.

 

외래종의 확산을 설명하는 자원의 유용성 이론에 따르면 외래종 침입 가능성은 자원의 유용성이 증가함에 따라 높아진다(그림 3). X 축을 자원공급량으로 삼고 Y축을 자원흡수량으로 삼은 그래프에서 공급과 흡수의 등치선 아래의 오른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자원의 유용성이 증가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자원은 공급의 증가(ad), 흡수의 감소(ac) 또는 그 둘 다에 의해 증가하여 외래종의 침입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자원은 우리 인간이 된다. 


우리가 수행해온 코로나바이러스 관리대책을 검토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인 중국으로부터 얻은 정보는 있었지만 국제교류 차단을 머뭇거리다 1차 예방에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의료인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들의 협조를 통한 빠른 진단과 대처로 그 확산을 억제하는 데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잠재해 있던 코로나바이러스의 재확산 가능성이 점쳐지는 지금으로서 2차적 예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자원 공급이 늘어나는, 즉 사람들이 많이 모일 가능성이 있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정확하고 신속하게 확보하여 인간 자원을 코로나바이러스에게 가능한 적게 노출시키는 전략이 자원공급을 줄이는 방법이고 그들의 확산가능성을 낮추는 2차적 예방의 길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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