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코네트워크 임송택 연구소장_ESG, 선택 아닌 필수지만… 무조건 강요할 수 없어

기후위기...재생에너지 확대가 유일한 해법, 데이터 신뢰성과 경영진 의지 중요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0-01 1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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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 전환의 압박 속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전 세계 기업 활동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너도나도 ESG 경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하지만 ESG는 모든 기업이 반드시 동일하게 따라야 하는 교과서가 아닌 기업의 규모, 업종, 글로벌 노출 정도에 따라 대응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에코네트워크(주)의 임송택 연구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흐름, 대기업 중심 확산 

▲임송택 연구소장 

유럽을 중심으로 한 ESG 규범은 이미 글로벌 비즈니스 질서를 바꾸고 있다. EU의 녹색금융 규제, 기후공시 의무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 등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에는 사실상 ‘생존 조건’이 됐다. 국민연금 역시 2000년대 중반 ESG 투자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내 시장에 ESG 논의가 본격 확산됐다.
 

ESG 경영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ESG 보고서를 발간하며, 기후 공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는 추세다. 반면 다수 중소기업은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대응이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환경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CBAM 대응 지원, 교육·컨설팅, 데이터 관리 툴 제공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임송택 소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무조건적인 ESG 공시나 규제 준수를 강요하기보다, 수출 기업이나 공급망 핵심 기업을 우선 지원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SG의 난제는 바로 스코프3와 데이터 관리 


▲강연활동을 펼치는 모습

기업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역은 ‘스코프3’ 관리다. 이는 기업 활동에서 직접·간접 배출량(스코프1, 2)을 넘어, 공급망 전반과 소비·폐기 단계까지 포함한 기타 간접 배출량을 의미한다. 사실상 전 과정평가(LCA)와 맞닿아 있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원재료 채굴부터 폐기까지 모든 온실가스를 추적해야 한다.

 

임 연구소장은 “관건은 데이터의 질과 신뢰성이다. 기업 내부의 생산·물류 데이터는 분산돼 있고, 환경 성과를 측정할 경험이 부족하다. 생산정보가 곧 환경정보가 되는 시대에 있기 때문에 데이터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신뢰성 있는 공시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제3자 검증과 국제 표준화 절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에코네트워크는 이러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 컨설팅하고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더 나아가 재생에너지 개발까지, 절차와 방법에 대해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CEO 의지와 그린워싱 리스크
 

기업이 ESG 경영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데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결정적이다. 과거 환경경영체제(ISO 14001) 인증 도입 과정에서도 CEO가 관심을 갖고 추진한 기업은 제도적·문화적 정착이 빨랐던 반면, 형식적으로 진행한 기업은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임 연구소장은 지적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그린워싱’이다. ESG 정보가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되면 국제 신뢰를 잃게 된다. 임 연구소장은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과장된 홍보 대신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기후 위기 해법은 곧 에너지 전환
 

궁극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의 본질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방법은 단 두 가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거나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성장과 에너지 수요 증가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에너지 절감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다만 문제는 속도다. 기후 변화의 가속도가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보다 빠르다면, 지구 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기후 변화 속도보다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이미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기후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전개될지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손들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하고 강력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임 연구소장은 지적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여전히 사회 일각에서는 원자력이나 석탄 화력발전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 동시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뿌리 깊다. 따라서 그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내세운 당위적 주장만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경제성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플라스틱 문제, 개도국 폐기물 관리 지원 시급

일례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좀처럼 쉽지 않은데 이는 기후변화보다 해결이 더 어려운 난제라고 지적한다. 플라스틱은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 대체 소재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수준으로 그 피해 규모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국제 사회는 ▲재활용률 확대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 감소라는 두 가지 해법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쟁은 선진국 중심의 논의일 뿐,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 원인인 개도국의 무단 투기와 열악한 폐기물 관리 시스템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개도국은 소각·매립 시설 등 근대적 폐기물 관리 인프라가 부족해 폐플라스틱이 강과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고 있다. 이는 해양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이에 대해 “선진국이 개도국의 폐기물 관리 시스템 구축을 재정·기술·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국제 협상에서도 이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임 연구소장은 한국전과정평가학회 부회장으로 한국스코프3협회 회장으로도 분주한 나날을 보내며 컨설팅, 교육, 현장지원 등을 통해 활약하고 있다. 그는 학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환경 분야에 뜻을 두고 제조업체 환경관리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개별 업무의 한계를 느껴 대학원에서 전과정평가(LCA)를 전공하며 환경을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다. 이후 컨설팅 경험을 살려 2007년 에코네트워크를 설립했으며, 현재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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