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
지난달 말 미국항공우주국이 위성영상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인간의 대외 활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지구의 대기환경이 개선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다수의 해외언론은 물론 국내 언론들도 관련 자료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환경부도 이에 가세하여 마치 미세먼지 계절관리 시행 성과로 어필하는 모양새다.
환경은 수명이 길고도 복잡한 시스템으로 순환된다. 때문에 한시적 자료로 그 개선 여부를 평가할 수는 없다. 공장의 가동이 멈춘 것은 물론 인간의 야외활동까지 극도로 제한된 특수한 조건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텐데도 말이다.
30여 년 전 우리나라의 한 산업도시를 대상으로 오염이 심각하다는 연구자 측과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정부가 양립했던 적이 있다. 그때 필자는 그곳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았다.
당시 한 언론사 기자가 필자에게 어느 편이 옳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필자는 자연에게 물어보라는 답변을 했더니 처음에는 농담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필자는 진심으로 한 대답이었다.
사람은 때로 같은 자료를 두고도 다른 해석을 한다. 심지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자료를 조작하기도 하고, 유리한 자료를 얻기 위해 측정방법이나 시기를 달리하기도 한다. 필자의 대답은 그런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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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림쇠퇴의 출발이 되는 신갈나무 가지의 고사 모습. |
그렇다면 그 후 30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 숲이 전해 주는 오염상태는 어떨까? 그 답을 들어보기로 하자.
서울의 남산에 성립한 신갈나무숲은 오염되지 않은 지역의 정상적인 신갈나무숲과 비교해 숲이 엉성하다. 일부는 가지가 메말라 죽은 모습도 보인다. 만성적 대기오염과 그것이 가져 온 토양산성화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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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목층을 이루는 신갈나무의 세력이 약화되어 번성한 팥배나무. 팥배나무 외의 식물들이 대부분 사라져 단순한 숲으로 변해 있다. |
나아가 이렇게 세력을 넓힌 팥배나무는 많은 가지를 내 유입되는 햇빛을 독차지하며 숲 바닥으로 햇빛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여 처음에는 그 밑에 자라는 철쭉꽃이나 진달래의 개화를 억제하며 번식을 막았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아예 사라지게 했고, 풀 종류도 애기나리, 담쟁이덩굴 등 일부만 남기고 모두 사지로 내몰아 생물다양성이 크게 낮아진 특이한 유형의 삼림쇠퇴를 유발했다.
남산에서 출발한 이러한 삼림쇠퇴징후는 지금 서울 외곽의 그린벨트 지역은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어 있다.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부산의 황령산과 배산, 대구의 앞산, 광주의 무등산, 대전의 보문산 등에서도 같은 유형의 삼림쇠퇴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대도시 외에 중소도시면서 변변한 공업단지 하나 없지만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충남 당진에 밀집된 화력발전소와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충북 청주의 우암산에서도 이러한 삼림쇠퇴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전 국토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에서 이러한 삼림쇠퇴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멈춘 공장과 제한된 인간 활동으로 대기오염이 한시적인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언론과 정부에서 정책효과인 양 자화자찬하는 모양새가 마뜩찮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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