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해도 행복도로와 육사 태릉골프장의 드라마 같은 운명
온 국민을 울고 웃게 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극에서 경해도지사는 서울과 경해도를 연결하는 행복도로 건설을 추진합니다. 그런데 행복도로가 소덕리 중앙을 관통하면서 한 가족 같던 소덕리 마을은 두 동강이 나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소덕리 마을 주민들은 어렵사리 변호사를 구해서 경해도지사를 상대로 힘든 소송전을 펼치게 됩니다. 재판의 논점은 행복도로 개발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법무법인 태산의 태수미 변호사는 행복도로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결정하기 전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2019년 6월에 작성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라 관계기관의 장과 사전에 협의를 진행하였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사업계획 확정 전에 진행하여 사전에 행복도로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여 사업계획에 반영하였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큰 고래 한마리가 머리 위로 지나가면서 우영우 변호사가 외칩니다. “민원처리 서면 세 번째 문단 둘째 줄”. 소덕리 주민이 제시한 민원에 대한 2019년 4월 경해도지사 명의의 민원처리서면에 따르면 이미 소덕리를 관통하는 행복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법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작성된 2019년 6월 보다 두 달 앞선 2019년 4월에 이미 사업계획이 사실상 확정되어 있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립니다. 그렇게 소덕리 팽나무도 살고 마을 주민들도 행복한 삶으로 되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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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경두(육군사관학교 명예교수, 한국풍수명리철학회 부회장) |
2021년 10월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태릉 공공주택지구 지정 제안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고 주민공람을 시행하였습니다. 이것은 육사 태릉골프장 일대에 12,800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구체적인 공공주택지구 택지개발 사업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반드시 첨부해야 할 법적인 문서 중에 하나인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빠져 있었습니다. 서울 태릉 공공주택지구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계획하여 작성하여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제출하고 주민들에게 공람시키면서 반드시 작성했어야 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늦장 작성은 고사하고 아예 작성조차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초록태릉을 지키는 시민들』은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육사 태릉골프장 개발 반대 시위 등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꾸조차 하지 않자 전략을 바꾸기로 합니다. 사업계획 확정 전에 작성해야 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아예 누락시킨 졸속 『서울 태릉 공공주택지구 사업계획』을 중지시켜달라고 300여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것입니다.
국민감사청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시민들은 ‘우영우’와 같은 영민한 감사관이 드라마처럼 현실에서도 나타날 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법보다 권력이 위에 있음을 절감하고 맙니다. 문정부의 감사원이 감사는 고사하고 아예 국민감사청구를 기각시켜버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여기에서 주저 않지 않았습니다. 3,000여명의 시민 서명을 목표로 경춘선 숲길 등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육사 태릉골프장에 임대주택을 지어서는 안되며 시민들에게 생태공원으로 되돌려 줘야 하는 이유를 목이 쉬도록 설명하였습니다.
2022년 7월 4일 제11대 서울시 의회가 개원하자마자 3,000여명의 시민들이 서명한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일대 공공주택지구 지정 반대 청원(청원 대표시민 조윤기)』을 제1호 시민청원서로 서울시 의회에 접수합니다.
제1호 시민청원을 소개한 박환희 의원(국민의힘, 노원2)은 청원 제안 설명에서 태릉골프장 일대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부당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습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가장 큰 문제는 “국토교통부와 LH공사가 생태자연도 미분류지역인 사업대상지구를 법령에 기반한 정확한 조사나 검증 과정 없이 임의로 도시계획상 개발가능 지역인 생태자연도 ‘3등급지’로 분류했다”고 언급하며, 그로 인한 피해는 막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박 의원은 “사업대상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삵, 새매,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함께 자연생태계가 파괴된다. 태릉일대 경관 훼손으로 인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태릉·강릉의 등재 취소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신축될 경우, 현재도 상습 정체를 보이는 공릉동 지역에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할 뿐 아니라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근 주민들의 건강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의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주택균형개발위원회에서는 적법한 조사 없이 이뤄진 국토교통부 공공택지 지정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며, 생태계 파괴, 유네스코 등재 태릉.강릉 문화유산 훼손, 극심한 교통 정체 우려에 주택균형개발위원 만장일치로 청원을 의결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8월 5일 제1차 본회의에서 김현기 의장이 “투표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재석의원 99명 중 찬성 77명, 반대 9명, 기권 13명으로 의사일정 제9항 노원구 공릉동 서울태릉골프장 일대 공공주택지구 지정 반대에 관한 청원은 채택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며 제1호 시민청원에 대한 투표 결과를 발표합니다.
떨리는 가슴으로 서울시 의회 중계방송을 바라보던 시민들의 가슴에 벅찬 감격과 어려웠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지나가며 “와아!”하고 함성을 터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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