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관망, 효율적 유지관리가 관건

글ㅣ이 호 (주)고비 부회장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5-08 12: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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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수돗물이 수요자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와 실태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글쓴이 주>


잔류염소와 소독 부산물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수돗물의 소독 방법으로 염소소독을 채택하고 있다. 염소는 소독력과 경제성 면에서 탁월하며 잔류성 또한 높아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염소 자체만으로도 수돗물의 물맛에 영향을 미치고 특이한 냄새로 수돗물 음용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며 소독 부산물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잔류염소의 산화력은 비타민C를 파괴시키며 체내 효소 활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킨다.


염소소독에 의해 발생하는 염소소독 부생성물은 다양하여 화합물군의 총칭으로 열거한다. 예컨대 트리할로메탄, 할로초산, 할로아세토니트릴류, 할로알데히드류, 클로로페놀류 등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수돗물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기물에 염소가 직접 부가되거나, 산화 반응이 일어나거나, 원래 수돗물 속에 녹아 있던 브롬(Br)이 소독을 위해 주입된 염소에 의해서 불안정화된 결과로, 유기화합물에 브롬이 직접 부가되거나 브롬이 수소와 치환하는 등 다양한 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특히 염소소독 처리된 수돗물에서 비교적 고농도로 검출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트리할로메탄이다. 트리할로메탄에 발암성이 확인된 이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대표적인 염소소독 부산물 트리할로메탄(Trihalomethanes, THMs)은 메탄의 수소 원자가 할로겐 원자(주로 염소, 브롬, 요오드)로 치환된 화합물로 클로로포름, 브로모디클로로메탄, 디브로모클로로메탄, 브로모포름을 총칭한다. 

 

내륙지역에서는 클로로포름이 해안지역에서는 브로모포름의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트리할로메탄은 물속에 있는 유기물질(휴믹산, 펄빅산 등)이 소독제로 사용되는 염소 또는 원수 중의 브롬과 반응해 생성된다. 우리나라 먹는물 수질기준은 0.1㎎/L을 기준치로 정하고 있다(독일은 0.05㎎/L).


197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시의 염소소독된 수돗물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클로로포름(CHCl3)이 발견됐다. 이를 계기로 네덜란드는 2006년부터 염소소독 없이 급수하고 있다. 이어서 1974년 미국 뉴올리언스(New Orleans)시 수돗물 사용자와 암 사망률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로써 트리할로메탄을 포함한 각종 소독부산물의 유해성 문제가 대두됐고, 미국 환경보호청(US EPA)은 10여 개 물질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때 채취한 시료에서 가좌중학교에서 0.141㎎/L, 가좌초등학교에서 0.167㎎/L, 가림고등학교에서 0.122㎎/L으로 수질기준을 초과한 트리할로메탄이 검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잔류염소 농도와 수도관 재질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관망에서 잔류염소 농도의 균등화와 염소 소비로 인한 염소감량 문제는 송수·배수·급수 관망의 생물학적 안전성 유지를 위해 중요한 과제이며 수도관의 재질은 잔류염소 농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인자다. 


잔류염소와 수도관 재질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첫째, 국내외 연구결과에 의하면 폴리염화비닐(PVC) 등 합성 수지관이 금속관에 비해 관망에서 염소 소비가 적어 소독제인 염소의 투입량을 줄일 수 있다(염소감량 문제). 둘째, 내면이 평활한 PVC 등 합성 수지관이 염소의 소독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잔류염소의 균등화 문제). 덧붙여 염소는 강력한 산화제로 금속 재질의 관을 부식시키며 잔류염소 농도가 높을수록 부식속도가 빨라진다(염소의 금속 부식성).


미생물의 재생장(Regrowth)
미생물의 재생장이란 정수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이 송수·배수·급수관을 흐르면서 수도관 내에 세균수가 갑자기 증가하는 현상을 말하며 주로 생물막(biofilm)의 형성과 생물막을 구성하는 미생물의 탈리(脫離)에서 비롯된다. 수돗물의 생물학적 안정성(biostability)은 세균의 재생장을 유발하지 않는 것이라 하겠다. 생물막이란 수도관 내면에 부착된 세균 등 미생물과 미생물이 분비한 체외분비물질이 결합된 층을 말하며 송수·배수·급수관 오염의 중요한 인자다.


송수·배수·급수관에 형성된 생물막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다수의 미생물 증식을 유발하는 먹이사슬의 시발점 △수돗물의 탁도 및 불쾌한 맛과 냄새 유발 △망간 및 철산화세균의 활성화로 적수와 흑수의 원인 △금속 재질 수도관의 부식을 촉진하며 혐기성 조건에서는 황화수소를 생성 △생물막은 수도관의 마찰 저항 증가로 압력손실 유발, 통수능력 감소 △소독효과 감소로 소독제 사용량 증가 등이 있다. 


이어 송수·배수·급수관에서 생물막의 부착과 형성의 주요한 영향인자는 △수돗물에 존재하는 미생물 △영양물질의 수준 △잔류 소독제의 농도 △온도 △수도관의 재질 △관망시스템의 수리학적 특성이 거론된다. 그리고 수도관의 재질이 생물막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내외 연구결과는 첫째, PVC등 합성수지관이 금속 재질 수도관에 비해 생물막 형성 잠재력이 낮다.

 

수돗물의 생물학적 안전성을 중시하는 네덜란드에서는 주 관종으로 생물막 방지에 유리한 PVC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둘째, 금속관은 PVC관에 비해 잔류염소 감량이 커 관속의 잔류염소 농도가 낮아져 생물막의 활성을 유발한다. 셋째, 금속관의 부식이 진행된 표면은 표면적을 증가시켜 미생물 생장을 위한 서식처를 제공하고 수돗물의 전단력이 감소해 생물막 형성이 용이해진다. 덧붙여 생물막은 금속 재질 수도관의 부식을 촉진해 관망을 열화시킨다.

네덜란드, 87%가 수돗물 직접 음용
네덜란드는 물관리 선진국으로 수돗물 공급과정에서 미생물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염소 소독 없이 수돗물을 공급해 수돗물의 직접 음용률이 87%에 달하며 고품질의 수돗물을 공급해 1인당 생수소비량이 2017년 기준 25L(우리나라 108L)로 유럽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197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시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클로로포름(CHCl3)이 염소 소독된 수돗물에서 발견됐고, 이를 계기로 네덜란드는 2006년부터 염소소독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네덜란드 수돗물 관리의 특징으로는 무(無)염소정수시스템을 들 수 있다. 염소소독 없이 냄새 없는 맛있는 수돗물을 공급하는 네덜란드는 친환경적인 정수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모래언덕을 통과시켜 정수하는 독특한 방법과 다단계 여과시스템(multi-barrier system)을 통해 세균의 먹이가 되는 동화성 유기탄소(AOC) 자체를 없애 세균 등 미생물 증식을 원천 봉쇄한다.


또 높은 수준의 관로유지관리(Self-cleaning network)시스템이다. 수도관 내에 미생물의 부착 생성이 어려운 수도관 재질로 PVC 재질의 수도관을 사용하고 관 내 유속을 일정 수준 이상이 되도록 좁은 관경의 수도관을 사용하여 오염물질이 체류하기 어렵도록 배관망을 정비한다.


그다음으로 수돗물의 청량감을 유지하기 위해 수돗물의 온도를 25℃ 이하로 유지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누수율을 3% 이내로 유지하여 누수 틈새로 오염물질의 혼입을 방지한다. 


이외에도 PVC 관을 주 관종으로 한 관로 구성을 꼽을 수 있다. 네덜란드는 1960년대 처음으로 PVC 재질의 수도관을 설치한 이후 PVC 재질의 수도관의 설치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1990년대 이후 설치되고 있는 상수도 관로는 대부분 PVC 재질의 수도관으로 설치하고 있다.
 

▲ 표1_네덜란드의 연도별 수도관 관종 현황, 출처: Frans Alferink, Hugo Guerreros Cordóva, Consideration on Design and Choice of Modern Pipelines for Use in Earthquake Areas, Civil Engineering and Architecture, 5(3) (2017)

정비서 유지관리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우리나라 상수도는 그간의 수도정비를 통한 양적인 확대에서 유지관리에 중점을 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가고 있다. 특히 수돗물의 직접 음용률을 높이고 안전하고 건강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수질관리에 정책적·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음용률을 높이고 수돗물의 수질 향상을 위해서는 수돗물의 생물학적 안전성 유지를 중심으로 한 배수·급수 관망에서 발생하는 2차오염의 관리가 중요하며, 수돗물의 2차오염 유발 요인을 검토한 결과 수도관의 재질과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우리나라 수도관의 주 관종인 내부 도장 또는 코팅한 금속관의 내식성을 신뢰하기 어려워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부식 유발 요인들로 인해 부식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둘째, 염소소독과 소독부산물 문제에 있어서 금속관이 PVC 등 합성수지관에 비해 염소 소비량이 크고 잔류염소의 균등화를 위해 잔류염소 농도를 낮추었을 때 소독력의 저하가 우려된다.


그리고 셋째는, 최근에 와서 수도관망의 생물학적 안정성이 주목되면서 특히 생물막의 제어가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수도관의 생물막 부착 및 성장은 금속관에 비해 PVC 소재의 관이 유리함을 알 수 있었고 특기할 것은 네덜란드의 경우 무(無)염소 수돗물에서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 PVC 소재의 관을 주 관종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수온 상승은 수도 원수의 수질이 악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수돗물의 온도 상승은 수돗물의 생물학적 안전성에 악영향을 미쳐 수돗물의 2차 오염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수도 당국의 더 깊은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수도관은 단순한 수돗물 수송 기능을 넘어 안전하고 건강한 수돗물 수송에 필수적인 시설이므로 수도관의 재질 선택과 적용에 생물학적 안전성의 고려가 필요하다. 정수기, 에어컨, 세탁기 등 이미 항균처리한 제품이 보급되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상용화 단계에 있어, 상수도 관로에 항균처리한 항균 수도관을 적용해 세균과 미생물의 재생장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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