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물산업을 말한다…민간주도 참여 가능한 물시장 개방을

손영일 도화엔지니어링 사장 "엔지니어에 대한 사회적 위상 제고 절실"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3-04 12: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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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환경미디어 창간 33주년’과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각 분야 물산업 전문가에게 듣는다’를 특집으로 준비했다. 한국의 물산업을 이끄는 주역들이 말하는 물산업의 과거와 현재의 동향 그리고 미래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 손영일 도화엔지니어링 사장

상하수도부로 처음 발령을 받아 정수장, 하수처리장, 상하수도관로 등을 설계하는 일을 담당하게 됐다. 평소 관심이 많던 구조 분야를 포함해서 수리수문, 수질환경, 토질기초 등의 토목 분야와 건축, 기계, 전기, 계측제어 등 폭넓은 사업들을 아우르다 보니 관련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됐다.


다만, 현실적으로 상하수도시설이 지하에 묻혀있는 특성상 육안 확인이 어려워 신설 또는 개보수 공사 시 애로사항이 많았다. 상하수도시설현황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나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직원의 순환보직, 전문성 결여 등의 이유로 체계적인 자료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담당 공무원들의 관련 부서 기피나 잦은 발령으로 정확한 데이터의 유지관리가 충족되지 못해, 자료를 활용한 시설 설계 및 공사 등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또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노후시설의 유지 및 개보수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형편이다. 상하수도는 지방공기업으로 되어 있음에도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도요금을 책정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또 엔지니어의 낮은 사회적 위상도 이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작년에 ‘용역’을 ‘엔지니어링’으로 바꾸기 위한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이 국토부의 반대로 부결됐는데, 중앙부서조차 엔지니어링 업무를 청소용역 또는 철거용역과 마찬가지로 단순 노무 위주의 업무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다. 발주처는 예산절감을 이유로 적정치 못한 금액으로 발주하고, 이를 수행하는 엔지니어링 업체 입장에서는 임금에서 깎일 수밖에 없는 구조로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사회적인 위상이 낮다. 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계 선상에서 엔지니어에 대한 위상 제고가 절실하다.


국내 물산업 분야는 상하수도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물의 공공재적 성격 때문에 대부분 지자체나 공기업 등 공공부문이 관리하고 있는데, 공공부문은 그 특성상 기술개발이나 서비스 경쟁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민간부문은 중소규모의 기업이 대부분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고급인력이 부족하여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은 일찌감치 물을 산업재로 인식, 민간에게 개방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을 통해 관련 기업이 성장했다.


국내 물산업이 발전하려면 첫째, 물산업 분야를 민간에게 과감하게 개방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해외 물산업 시장에 건설 및 운영관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필요하다. 민영화에 우려가 된다면 먼저 공공과 민간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토록 하는 등 점진적으로 추진하면 된다. 둘째는 상, 하수도의 통합과 권역별, 유역별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확보하고 대형 물 전문기업을 육성해야 선점하고 있는 외국의 기업들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전문성을 강화하고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과 기술역량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기업이 민간기업을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그 좋은 예가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이다. 


다만, 그간 정부가 다양하게 발표하고 추진해온 물산업육성방안이 대부분 공공부문 위주였는데, 앞으로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민간주도로 참여 가능한 시장으로 개방되어야 한다. 그것이 글로벌 물산업 진출의 희망적인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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