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경미디어 창간 33주년’과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각 분야 물산업 전문가에게 듣는다’를 특집으로 준비했다. 한국의 물산업을 이끄는 주역들이 말하는 물산업의 과거와 현재의 동향 그리고 미래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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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일 에코스마트 상수도기술 개발사업단장 |
지난 2018년에는 “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물산업 클러스터 준공과 함께 물산업이 육성되는 또 하나의 커다란 기틀을 마련했다.
물산업 육성은 2000년대 초만 해도 낯선 용어였지만 동료 교수들과 대한상하수도학회 수도연구회에서 물산업 육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간 상하수도사업은 공공영역으로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2005년 언론에서 해외 물산업 발전 추이를 다룬 것을 계기로 노무현 정부 때 ‘물산업육성방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물산업 육성을 위한 꾸준한 노력들은 물의 사유화를 위한 정책이라는 오해로 인하여 막히기도 하고 저지되기도 하면서 10여 년간 먼 길을 돌아왔다. 물산업은 상하수도나 댐, 하천관리 등의 물관리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수행하는 사업이다. 현재 물산업클러스터와 “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뒷받침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물산업 진흥은 여러 가지 난관에 처해 있다.
첫째는 국내에서 기술 개발한 장비들이 현장 적용성이 어려워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현장 책임자는 새로운 장비를 적용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감당해야 하는 민원이나 이로 인한 문책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기술과 신제품이 개발된 이후 수년간 정부의 물사업에 사용되지 못하면 그 사이 더 이상 신기술이 아니게 되고, 기업은 기술개발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수 없어 도산하는 지경에 몰리게 된다.
둘째는 시장형성의 부진이다. 물산업은 핸드폰이나 가전제품처럼 좋은 기술과 장비만 개발되면 시장이 형성되는 소비재와 달리 정부나 지자체의 물관련 사업이 시행될 때에만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물시장은 규모가 적어 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을 확보할 규모가 되지 못하거나 연속성이 없다. 국내에서 검증되고 사용되지 못한 기술과 장비들이 해외에 진출하기란 나무에서 물고기 찾기나 마찬가지다.
셋째는 정부사업의 예측 불가능성이다. 기업들은 연속해서 예측 가능한 발주라야 사업목표를 세워 기술개발이나 인력충원 등 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의 물 관련 사업은 발주가 미미하거나, 아니면 갑작스럽게 대량발주, 혹은 단기간에 수행하여야 하는 등 기업에 어려운 과제를 주고 있어 성장하기 어렵다.
넷째는 정부의 사업발주 방식의 구조적 문제다. 기술력과 실행조직을 갖춘 공단이나 공사에 전체 사업을 발주하게 되고, 공기업은 엔지니어링 회사 혹은 건설회사를 고용하여 사업을 수행하며, 전문기업인 물산업은 이들로부터 하청, 재하청의 단계로 사업을 수주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다단계식 사업절차에서 물기업에 배정되는 사업비용이 적정비용보다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경영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물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위에 기술한 네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정부는 물 관련 시설들의 교체, 개량, 유지관리 사업들을 지속적이고 예측가능하도록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혁신기술이나 장비를 적절하고 공정한 인증과정을 거쳐 공신력을 확보하도록 해야 하며, 이를 현장 적용 시 책임자에게 과도한 책임부담이 없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전문 물기업이 엔지니어링 혹은 건설회사의 하도급 형태가 아니라 컨소시움의 형태로 사업을 수주하도록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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