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2026년 1월부터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면서 수도권에 ‘쓰레기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 시점을 두고 중앙정부와 서울·경기·인천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과 같은 조건에서는 매립지 종료보다 지속 운영이 더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천시가 강하게 주장하는 ‘2025년 매립지 종료’ 입장 이면에 매립지 부지 활용과 관할권 확보 등 전략적 고려가 깔려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천 “2025년 종료” 고수… 그러나 실현 가능성 낮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인천시에 직매립 금지 시행을 유예해 달라는 요청을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시는 “33년간 수도권의 쓰레기를 떠안아 왔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 현 부지에서 매립이 시작된 이후 30년 넘게 서울·경기 권역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해 왔다. 인천시는 “오랜 기간 환경 피해를 감내해온 만큼 더 이상의 연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그 근거로 4자 협의 및 매립지 포화 예측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무 검토 결과나 실제 포화 시점은 이와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분석에서는 수도권매립지 3-1공구의 실제 종료 시점을 2040년대 중반까지도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4매립장까지 한다면 100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들도 나온다. 즉, 매립량 추세와 전처리·소각시설 가동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인천이 제시한 2025년 종료는 사실상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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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매립지 3-1공구 전경 |
인천, 매립지 종료 뒤... 부지 활용권 노려
전문가들은 인천이 매립지 종료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배경으로 부지 통제권 확보 문제를 지목한다. 매립지 부지는 인천 서구의 핵심 개발 축과 인접해 있으며, 향후 환경 산업단지·신재생에너지 단지·대규모 물류기지 등으로 활용 가능한 잠재 가치가 높다.
실제로 과거 협의 과정에서도 인천시는 매립지 소유권 및 관리권 이관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는 단순한 환경적 논리라기보다 장기적인 도시 개발 계획과도 연결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책 관계자는 “인천이 종료를 강하게 주장하는 데에는 개발권 확보라는 복합적 배경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대체 처리시설은 아직 ‘제로 수준’
수도권매립지 종료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종료 여부가 아니라 종료 이후 대체 처리시설이 존재하는가다. 현재 서울·경기·인천 모두 충분한 수준의 소각·전처리 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의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가동까지 최소 8~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며, 경기 지역도 후보지 확보가 지지부진하다. 인천의 경우 자체 매립지 공모가 여러 차례 무산되었고, 4차 공모에서도 민간 업체 2곳만 지원한 상태로, 공공시설의 후보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2026년부터 시행 예정인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의 유예 여부를 두고 지자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 소각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대체 시설 미비는 즉각적인 처리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립지 즉시 종료 시 쓰레기 대란 우려…“단계적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할 경우 수거·처리 지연, 불법투기 증가, 대체 부지 확보를 위한 사회적 갈등 심화 등 다수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폐기물 정책 연구자는 “지금은 종료를 논할 시점이 아니라, 종료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기반시설 구축 단계”라며 “대체 시설 없이 매립지를 닫는 것은 오히려 환경 부담을 키우는 역설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매립지 운영 중단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비용 상승도 수도권 모든 지자체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올해가 40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행정 공백을 우려했다. 그는 “직매립이 금지될지 아닐지조차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매립지 예산도 편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4자 협의체가 훨씬 이전부터 문제 해결에 나섰어야 했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수도권 전역에서 쓰레기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서울·경기·인천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머리를 맞대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매립지 운영과 논란은 지속될 전망
수도권매립지 종료 논란은 인천의 요구, 정부 정책, 각 지자체의 부담이 얽힌 복합적 문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점은 분명하다. 대체 수단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종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오히려 환경·경제·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계 기관들은 매립지 기능을 당분간 유지하면서 ▲광역 폐기물 감축 계획 재정비 ▲소각·전처리 시설 확충 ▲지자체별 책임 분담 구조 재조정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수도권매립지는 ‘언제 종료하느냐’가 아니라 ‘종료를 위한 준비가 언제 완료되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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