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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석 교수(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
그러나 이제 나무를 심는 방법도 과거의 방법과 많이 달라졌다. 나무를 단순히 하나의 개체로 심는 것이 아니라 큰 나무와 같이 살던 중간 키 나무, 작은 키 나무 그리고 숲의 바닥에서 함께 어울렸던 다양한 풀들을 조합하여 조화롭고 안정된 계층구조를 이룬 숲으로 만들고 있다.
또 달라진 것도 있다. 자생종으로 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들이 본래 살던 지형과 토양도 고려하는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나 우리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미세먼지 흡수와 같이 그 숲이 발휘하는 생태계서비스 기능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세계도처에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일부는 손상되어 그 질이 떨어지며 인류의 삶과 복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한 UN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의 10년을 상처받은 지구 치료 기간으로 설정하고, 이 기간 동안 남한 전체면적의 36배에 달하는 3억5000만ha의 토지를 생태적으로 복원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훼손된 생태계 치유를 선도하고 있는 국제생태복원학회는 이러한 치유를 하는데 적합한 복원모델을 다듬고 있다. 그것을 대표하는 모델이 바로 숲이다. 이러한 복원모델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래종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도 보듯이 외래종이 가져오는 영향이 매우 크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인간에게 미친 영향처럼 외래종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원에 앞서 본래 모습을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는 자연의 보존이 중요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우리를 긴장시켰던 사스 독감치료제를 오미자과의 붓순나무 일종에서 얻었듯이 생물다양성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매우 다양하고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현재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을 비롯한 동종의 사업들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안타깝다. 외래종을 마구 도입하여 심고, 자생종이지만 그 종자를 이웃나라에서 수입하여 심으며 그들이 본래 살던 지형적 위치와 토양 조건에 대한 검토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숲을 이루어내기 위한 숲의 체계에 대한 검토는 아예 없다.
게다가 도시의 미관을 다듬기 위한 수단으로 자연소재를 활용하기 위해 지켜야 할 자연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개발이 절대 불가능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의 숲을 이루는 나무가 도심의 아파트 재개발 현장에 무수히 등장하고, 이식을 위해서는 반드시 환경부 승인을 거쳐야 하는 멸종위기 식물이 여기저기 심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사업을 주관하는 지자체나 그것을 관리해야 할 환경부 둘 다 법으로 정해진 이 기준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이렇게 바른 방법을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가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미세먼지 피해가 하나의 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국가들과 유사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다. 자체 발생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해 주변에서 유입되는 양이 절반 가까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이지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우리가 심는 나무는 더 큰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형태인 숲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 도입하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식물이 주로 도입되다 보니 살아남기도 버거운 모습이다. 그렇다 보니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나무를 심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농도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없다.
한때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에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요구한 바 있다. 그 때 중국 정부의 대답 중에는 대한민국 정부보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다는 대답이 포함되어 있었다. 실제로 외국의 문헌에 보면 현재 세계에서 나무를 가장 많이 심고 있는 나라로 중국을 꼽고 있고, 그 배경을 미세먼지 흡수를 비롯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부터 발생한 미세먼지가 여전히 많은 양이 우리나라로 불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발생량도 여전하여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에서 숲은 미세먼지로부터 우리를 지켜 줄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지금 국제적으로 요구되기 시작한 탄소중립문제도 숲의 문제와 직결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흡수량의 15배 가량 된다. 탄소 중립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이러한 현실이지만 발생량 저감을 위한 노력도 많지 않고, 흡수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안타까운 수준이다. 탄소 중립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이러한 모습을 들여다 본 외국의 전문가는 경제발전과 환경 훼손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환경 쿠즈네츠 곡선(Environmental Kuznet Curve)'는 경제성장 초기단계에는 발전이 진행됨에 따라 환경의 훼손이 심해지지만, 그 수준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환경을 개선하여 환경 훼손과 경제 발전 사이의 관계가 역 U자 형태를 보이는 것을 가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몇몇 나라는 그 반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는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약속을 무시하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 수출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그런 점에서 탄소 중립도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고, 숲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그 중심에 있다.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제부터의 나무심기는 노력한 만큼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그리고 국제적으로 고립되거나 낙후되지 않을 수 있는 수준의 숲을 이루어내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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