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외래종 관리전략으로 코로나19 방역 가능?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3-12 22: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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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환경생명공학과

 

생물 중에는 그들이 본래 살고 있던 곳이 아닌 지역에 우연히 정착하거나 의도적으로 도입되어 사는 것들이 있다. 이러한 생물들을 우리는 외래종이라고 부르고 있다. 멈출 줄 모르고 확산되어 가는 코로나19(COVID-19, 이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사태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며 혹시나 외래종 관리전략에서 참고할 만한 정보를 찾지 않을까 싶어 그 방역대책을 외래종 관리전략에 대비시켜 짚어 보았다.


외래종 문제를 다루는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외래종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어떤 관리나 조절 또는 박멸 대책보다도 예방이 최우선이자 최상의 대책이라는 것이다. 예방은 훨씬 용이하고 비용도 적게 들지만, 무엇보다도 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러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며 꼭 되짚어 보고 싶은 부분이다. 해당 생물의 확산 징후나 특성들이 확인되면 그것은 해당 생물의 침입이 시작되기 전에 침입을 예방하고 관리대책을 마련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외래종의 경우는 침입을 예방하기 위한 도구로 위해성 평가 프로토콜이 사용되고 있다.

어떤 생물종이 그들의 자생지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것은 주로 인간 자체 또는 인간이 운반하는 물품에 의존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인간 활동이 빈번할수록 외래종 확산이 빠르게 진행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도 당연히 이러한 과정에 의존했고, 유사한 확산기작을 따르고 있다.

외래종은 이러한 운반과정에서 생존 가능해야 다른 곳에 성공적으로 이입이 이루어진다. 이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이입된 환경이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면 정착이 이루어진다. 정착된 다음에는 환경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물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번식, 즉 증식이 가능하다. 이쯤 된 외래종을 우리는 해당 지역에서 자연화(naturalization)를 이루어냈다고 하여 귀화종(naturalized species)이라고 부르고 있다. 


증식 후에는 그 지역을 넘어 또 다른 장소로 확산을 이루어내야 영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확산된 외래종이 해당 지역에서 가장 치밀하고 굳건한 조직체계를 갖춘 자연지역에까지 들어왔을 때 우리는 그 상황을 침입(invasion)이라고 부르고, 그러한 종을 외래 침입종 (invasive alien species)이라고 부르고 있다.

외래종의 경우 이러한 이입, 정착, 확산 및 침입의 단계에 각기 다른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그 피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어떤 지역에서 어떤 외래종이 문제가 될 때는 그들의 침입을 차단하는 예방이 효과적인 대책이다.

그리고 일단 이입이 되었을 경우에는 조기에 발견하여 박멸하는 것이 효율적인 대책에 해당하며, 확산 및 영향 단계에는 영향을 조절하여 원상태를 회복하는 것을 효과적인 대책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어떤 외래종이 일단 이입이 되면 이입된 지역에서 다른 장소로 퍼져가는 과정이 초기 이입 시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정착의 과정이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외래종은 어떤 지역에 이입되면 오랫동안 잠재하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환경문제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평가한다. 

 

▲ 투과 전자 현미경(TEM)으로 관측 후 그래픽화한 SARS-CoV-2.<출처: 나무위키>
지금까지 진행 상황으로 보아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는 외래종 문제와 많은 공통점을 지녀 유사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어느 한 지역에서 그 확산이 조금 둔화되었다고 하여 방심할 문제는 절대 아닐 것이다.

외래종의 침입을 예방하기 위한 위해성 평가를 할 때 침입의 영향력은 그 생물에 대해 알려진 속성과 영향을 고려하여 전문가들이 평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평가 결과에 근거하여 ‘문제가 없다’, ‘조금 더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또는 ‘적극적으로 차단하여야 한다’와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평가를 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분포 범위, 환경 조건, 이전의 정착 성공에 기초한 적응 능력, 확산 가능성 등이 있다.

외래종의 영향 정도는 그들의 확산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확산은 보통 침입의 초기 단계에 밟은 과정을 반복한다. 즉 운반단계와 유사한 분산의 과정으로 시작하고, 분산된 다음에는 새로운 서식처에서 스스로를 정착시킨 후 증식을 통해 다시 확산될 준비를 한다.

이때 분산은 단거리 분산과 장거리 분산이 있다. 분산된 다음 확산은 동심원 구조를 따른다. 분산을 통해 성립한 위성 집단은 독립적 정착과 확산의 과정을 거치며 분포 및 영향 범위 확장을 가속화하고, 나아가 모집단과 위성집단이 만나 더 큰 집단을 형성하며 그 영향력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도 이런 외래종의 확산과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예방대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가능한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환자가 발생하면 격리를 통해 확산을 억제하며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는 과정도 외래종의 관리대책과 닮아 있다. 따라서 그다음 대책도 같은 방법을 따를 필요가 있겠다.

현재 환자 수는 적지만 감염환자가 발생한 곳은 외래종의 위성집단과 같다. 이들이 독립적 확산을 하지 못하게 하는 환자 관리, 지역 환자집단이 다른 지역 환자집단과 만나 더 큰 환자 집단으로 확장되지 못하게 하는 관리가 전국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외래종의 확산은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고 지역 또는 국가 간 물물교류가 잦아지며 크게 늘었다. 외래종의 확산기작으로부터 얻은 이러한 정보를 교훈 삼아 당분간 불편함을 참고 인내하며 이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 난국을 극복하는 최선의 예방책이 될 것 같다.

창작자와 과학자들의 예견은 종종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알프스의 살인빙하’라는 영화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돌연변이 생물이 나타나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 기후변화로 인해 툰드라가 녹으면서 깨어난 바이러스가 탄저병을 유발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사례가 전해진다.

과학자들은 조금 더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이러한 예측을 한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영향에 대한 예측이 대표적이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적용해 생물의 분포 범위 변화와 그 과정의 일환으로 병해충이 대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오래전부터 예측해 왔다. 바이러스의 확산도 이러한 예측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소두증을 유발하여 한때 우리를 크게 긴장시켰던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기후변화의 바람을 타고 그 분포범위를 빠르게 확장시키며 본래 살던 열대지역을 넘어 우리나라에까지 그 서식범위를 넓히고 있어 그러한 예측이 허구가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모든 환경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는 기후변화가 빠르고 변이가 많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능한 많은 질 높은 정보가 확보되어야 하고, 확보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다룰 과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양한 생물의 종류는 물론 위성 수준의 거시적 변화를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생물의 체내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관찰을 할 수 있는 네트웍을 구축해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 추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을 더욱더 면밀히 파악해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변화의 영향이 우리 주변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는지에 대한 대비도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보며 더욱 절실히 느껴지는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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