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물처럼 잘 짜인 ‘산림생태계’ 재현

생물군집서 배우는 물질순환 작용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5-06 10: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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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생태계는 생물군집이 물리·화학적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영양단계, 생물의 다양성, 물질의 순환을 만들어내는 자연계의 기본단위를 말한다. 이러한 생태계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생물들은 영양단계를 결정하는 먹이사슬을 매개로 하여 서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관계를 통하여 형성된 생물군집은 다시 물질순환이라는 생태계의 기능을 매개로 하여 그들의 서식지를 이루는 물리·화학적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룬다. 삼림생태계를 보기로, 구조와 기능을 알아본다.

생물군집을 이루는 생물구성원
먼저 생물군집을 이루는 생물구성원들이다. 우리가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생물의 종류로는 식물을 들 수 있다. 삼림생태계에서 식물들은 삼림식생(forest vegetation)을 이루어 존재한다. 삼림식생은 자연림, 이차림, 인공림 등으로 존재한다.

 

대도시 주변의 산에는 대체로 자연림은 존재하지 않고 이차림과 인공림만 성립되어 있다. 이차림은 인간간섭으로 파괴되었던 숲이 자연 천이과정을 거쳐 회복 중에 있는 숲을 말하고, 인공림은 자연의 작용과 관계없이 인공적으로 식재된 숲을 말한다. 이러한 삼림식생은 대부분 교목(큰키나무)층, 아교목(중간키나무)층, 관목(작은키나무)층 및 초본(풀)층의 4층으로 이루어진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자. 나뭇잎 등을 갉아 먹는 애벌레, 숲속을 날아다니는 곤충이나 새 또는 숲 바닥(forest floor)을 기어 다니는 곤충 등을 산에서 관찰할 수 있다. 삼림생태계에서 이들이 먹이를 먹는 행동, 숨어있는 모습, 휴식을 취하는 모습 등을 통해 그들과 식물 사이, 그리고 동물들 서로가 다양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생물구성원의 다른 한 종류인 미생물을 보자. 다른 생물과 비교하여 관찰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아주 작은 미생물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버섯(균류) 종류를 보자. 버섯은 지면의 낙엽층에 나 있는 것도 있고, 죽은 나무에 붙어 있는 것도 있다. 지면의 낙엽층에 나 있는 것을 관찰해보면 긴 끈과 같은 것(균사)을 내어 낙엽을 감싸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는 분해자의 한 종류로서의 버섯과 그것이 하는 역할을 관찰할 수 있다.

삼림생태계의 물리·화학적 환경
다음은 삼림생태계의 물리·화학적 환경에 관심을 돌려 보자. 삼림생태계에서 물리·화학적 환경의 관찰 대상으로는 토양이 있다. 삼림토양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숲의 계층구조를 관찰하게 하였듯이 토양의 단면을 만들어 그 층구조를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표면으로부터 땅속으로 들어감에 따라 토양단면의 층을 구분하면, 낙엽층, 부식층, A층, B층 및 C층의 순서로 나타난다.


낙엽층은 낙엽의 상태가 온전하여 그것이 어떤 나무에서 유래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고, 부식층은 이러한 낙엽이 분해의 과정을 거쳐 그 형태가 불분명한 수준으로 부스러져 있는 상태다.

 

A층은 이러한 부식층의 일부가 모암에서 유래한 무기질과 혼합되어 있거나 부식층에서 우려 나온 용해된 유기물이 이들과 섞여 있어 일반적으로 진한 갈색을 띠고 있다.

 

B층은 부식층과 이러한 관계에 있지 않은 관계로 무기질 그대로의 색을 유지하여 A층과 구분되고, 입경이 굵은 자갈이 섞여 있지 않아 C층과 구분된다. 이러한 토양단면에 대한 관찰로부터 토양은 모암의 풍화에서 유래된 무기질과 낙엽과 같은 유기물의 분해산물이 상호작용하여 생성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삼림생태계 기능과 물질순환
삼림생태계의 기능을 알아보기 전에 에너지 흐름부터 검토해 보자. 지구라는 생태계에서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에너지이다.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고정하여 광합성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하여 만들어진 유기물 중 일부는 자신의 성장에 이용하고, 일부는 초식동물들에게 먹이로 제공된다.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고정하여 광합성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하여 생장한다는 사실은 같은 종의 식물로서 빛을 잘 받는 조건에 있는 식물의 생장이 그 조건이 좋지 않은 조건에 있는 식물의 성장보다 양호한 사실을 관찰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한편, 광합성을 통하여 식물이 고정한 유기물의 일부가 초식동물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뭇잎이나 풀잎을 갉아 먹는 곤충의 애벌레의 모습이나 새가 나무 열매를 따먹는 것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다. 육식동물이 먹이획득을 하는 장면은 새가 곤충을 잡아먹는 모습이나 그것을 쫓는 모습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


이어서 물질의 순환에 대하여 설명해 보기로 하자. 비생물환경으로부터 생물환경으로 어떤 물질의 유입은 토양과 식물 사이의 관계로부터 관찰할 수 있다. 식물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그곳으로부터 물과 그 속에 용해된 무기염류를 흡수하여 그것을 소재로 하여 물질대사를 수행한다. 이른 봄에 나무에 한창 물이 오를 때쯤 생장추를 이용하여 나무줄기에 구멍을 내면 물이 상승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모습에서도 그런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식물의 수분 흡수기능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입증해 보일 수도 있다. 가령 물봉선과 같이 줄기가 투명한 식물은 염색약을 타서 색깔을 낸 물에 담가두면 식물의 수분 흡수에 의해 식물의 줄기를 통해 색깔이 있는 물이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물속에는 영양염류가 녹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분의 상승을 관찰하는 것으로 식물에 의한 영양염류의 흡수도 확인된 셈이다.


한편, 식물로부터 토양으로 물질이 되돌려지는 것은 낙엽 및 낙지 현상으로부터 확인될 수 있다. 더구나 식물체는 토양으로부터 먼 곳은 초록색을 띠고 있으나 토양에 가까울수록, 그리고 노화과정과 낙엽의 분해가 진행될수록 토양과 유사한 색으로 변하여 식물체로부터 토양으로 물질의 유입을 확인할 수 있다.

 

양자 사이의 관계에서 물과 영양염류가 풍부한 토양은 식물의 생장을 왕성하게 하고, 왕성한 식물의 생장은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그리고 양자 사이에는 이와 반대현상도 성립하는데, 이러한 관계로부터 양자 사이의 관계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그러한 관계를 통해서 물질의 순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 

그림1_국립생태원 내에서 한반도 숲의 위치(붉은 선으로 표시).


한반도 삼림식생 재현

이런 기본 지식을 머리에 담고 국립생태원 현장을 더듬어 보기로 하자. 국립생태원의 한반도 숲 공간은 제주도를 포함하여 한반도의 기후대 별 삼림식생을 재현한 곳이다(그림 1).

 

▲ 그림 2_국립생태원에 조성된 한반도 숲의 구성 및 위치.

 

식생대는 수평적으로 난온대 상록활엽수림대, 난온대 낙엽활엽수림대, 온대 낙엽활엽수림대 및 냉온대 낙엽활엽수림대의 4개로 구분하였고, 여기에 아고산 침엽수림대를 추가하여 총 5개로 구분하였다(그림 2).  


▲ 그림 3. 한반도 숲을 조성하기 위한 대조생태정보 수집 장소를 보여주는 지도.

 

난온대 상록활엽수림대, 난온대 낙엽활엽수림대, 온대 낙엽활엽수림대, 냉온대 낙엽활엽수림대 및 아고산 침엽수림대를 대표하는 지역으로는 각각 제주도(동백동산)와 전라남도 완도(백운봉), 전라남도 구례(지리산), 충북 제천(월악산)과 경기도 포천(광릉 수목원), 강원도 속초(설악산) 및 제주도(한라산)과 강원도 인제(점봉산)가 선정되었다(그림 3).  


난온대 상록활엽수림대를 대표하는 식물군락으로는 동백나무군락과 붉가시나무군락이 선정되었다. 각 식물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각각 제주도와 완도에서 수집하였다.

 

동백나무군락은 서천지역의 기후(연평균기온 13.1℃, 온량지수 105.1℃ㆍmonth, 한랭지수 –14.5℃ㆍmonth, 연평균 강수량 1431mm)가 난온대 상록활엽수림대의 조건(한랭지수 –10℃℃ㆍmonth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하지만 인근의 섬(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235번길 103)에 동백나무군락이 자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붉가시나무군락은 상록활엽수 우점 군락 중 상대적으로 위도와 고도가 높은 곳에 성립하는 점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동백나무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제주도 동백동산에서 수집하였고, 붉가시나무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완도(백운봉)에서 수집하였다.

 

한편, 기후를 완화시키기 위한 대책으로 소구릉(mound)의 남사면을 가능한 한 넓게 조성하여 상록활엽수림대의 식생에 유리한 방향으로 미기후를 조절하는 방식을 추구하였다.


난온대 낙엽활엽수림대를 대표하는 식물군락으로는 개서어나무군락과 졸참나무군락이 선정되었고, 이들 식물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지리산에서 수집하였다. 온대 낙엽활엽수림대를 대표하는 식물군락으로는 서어나무군락, 신갈나무군락 및 굴참나무군락이 선정되었고, 서어나무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광릉의 국립수목원, 신갈나무군락과 굴참나무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월악산에서 수집하였다.


냉온대 낙엽활엽수림대를 대표하는 식물군락으로는 신갈나무군락이 선정되었고, 이 식물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점봉산에서 수집하였다. 아한대 침엽수림대를 대표하는 식물군락으로는 구상나무군락과 전나무군락이 선정되었고, 이들 식물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각각 한라산과 점봉산에서 수집하였다.

 

아고산 침엽수림대의 식생도 서천지역의 기후 조건과 맞지 않아 그 생육이 염려되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소구릉 (mound)의 북사면을 가능한 한 넓게 조성하여 미기후를 조절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한편, 각 식생대역에서 소구릉의 정상부에는 토지 특성에서 비롯된 식생을 추가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토지극상으로는 소나무군락(난온대 낙엽활엽수림대 및 온대 낙엽활엽수림대)과 잣나무군락(냉온대 낙엽활엽수림대)이 선정되었다. 소나무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안면도와 월악산에서 수집하였고, 잣나무군락을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설악산에서 수집하였다.

한반도 숲 생태정보
선정된 식물군락을 국립생태원 한반도 숲 구역에 조성하기 위한 생태정보는 각 식생대를 대표할만한 지역을 선정한 후 그 지역에서 식생이 잘 보존된 지소를 선정하여 수집하였다. 현지조사는 선정된 지소에 20m×20m 방형구를 설치한 후 나침반과 레이저거리측정기를 활용하여 방형구 내에 출현하는 모든 식물의 공간적 위치를 측정하여 조사하였다. 이때 개체를 분명하게 구분하기 힘든 초본과 관목 식물은 공간적 범위를 묘사하여 조사하였다.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는 CAD작업을 거쳐 설계도로 작성하였다.


국립생태원 부지에서 이들 식물군락을 재현하기 위한 식물소재는 전국 각지에서 개발로 인해 제거될 야생식물을 미리 확보하여 구하였다. 이들 식물 소재의 이력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지로 선정된 지역을 방문하여 굴취 대상 식물에 고유번호를 부여한 후 각각의 GPS 정보를 확보하여 DB로 구축하였다.


국립생태원에 조성된 식생의 공간분포에 대한 정보는 Web-GIS 체계로 구축하여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하였고, 모니터링 정보는 향후 순응관리 (adaptive management)를 위한 도구로 삼기 위해 준비하였다.


이와 같이 기후와 지형 조건이 다른 장소에 한반도를 대표하는 삼림식생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은 전시를 통한 생태교육도구를 창출하는 것이 우선적 목표가 된다. 나아가 이러한 정보는 훼손된 생태계 복원의 모델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당초 이 공간은 철도 운행으로부터 오는 소음을 비롯하여 각종 환경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한 완충녹지로 계획되었는데, 현 상태로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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