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1년 보고서, 사진으로 쓴 환경 일기

한기애 사진전 <Fine Dust II : 14월>, '사진의 기록과 표현의 경계를 걷다'
3월 2일~15일, 서울 중구 '와이아트 갤러리'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3-05 10: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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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사진작가 한기애는 2016년부터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해왔다. 그는 인간의 물질문명이 빚어낸 산업적 풍경에 주목했다. 여러 해 그는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알려진 곳을 찾아다니며 미세먼지에 의해 훼손된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맑고 깨끗한 사진과 중첩시켜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였다. 2020년 3월 미세먼지 첫 시리즈로 발표한 <Fine Dust>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있는 대상을 찍어(기록) 합성(표현)함으로써 현실이 비현실이 되는, 실재하는 것이 실재하지 않는 미묘한 경계를 만들었다.


이번에 미세먼지의 두 번째 시리즈로 발표되는 <Fine Dust II : 14>도 그 흐름 아래 있다. 작가는 1년간 미세먼지의 추이가 궁금해서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년을 매일 동일 장소에서 같은 포맷으로 수행하듯이 미세먼지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매일 찍은 사진을 한 조각씩 떼어 한 편의 사진으로 한 달의 시간을 압축했다. 그는 한 달의 시간을 평면에 압축해 12개월의 12장 합성사진을 만들어서 미세먼지의 추이를 한눈에 보고자 했다.

 

▲ Fine Dust II : 0월 pigment print 120x160cm 2020 <사진=한기애>

▲ Fine Dust II : 4월 pigment print 90x120cm 2020 <사진=한기애>

▲ Fine Dust II : 13월 pigment print 120x160cm 2020 <사진=한기애>

 

<Fine Dust II : 1pigment print 90x120cm 2020>의 사진에서 보듯이 네모난 시간의 파편들이지만 2020년 1월 1일부터 31일까지 실제의 대상을 찍은 것이다. 이를 모아 납작하게 평면으로 눌러놓으니 사진은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으로 변모한다. 더욱이 그는 시간을 뒤죽박죽 섞어서 두 개의 달력을 더 만들었다. 미세먼지 낀 날만 모아 만든 <Fine Dust II : 13pigment print 120x160cm 2020>과 미세먼지가 거의 없는 맑은 날의 사진을 모아 만든 <Fine Dust II : 0pigment print 120x160cm 2020>이 그것이다.


이 두 작품은 작가가 명명한 ‘13월’과 ‘0월’의 단어에서 보듯이 완전히 비현실적인 세계이다. 작가는 ‘13월’은 인간이 과도하게 물질문명을 추구해 도달하게 될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0월’은 인간이 추구해야할 유토피아의 이상향을 보여주고자 했다. 미세먼지가 보여주는 현실을 기록하고 작가가 소망하는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진의 본령인 기록과 표현의 경계에서 노닐며 사각의 틀 안에 많이 함의했다.

‘보다 광범위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의 시각적 이미지를 축적하는 아카이브를 만들어 인덱스로서의 사진의 가치를 드러내고 예술가로서 환경에 대한 사회적 발언을 하고자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시대에 화두인 미세먼지에 대한 그의 작업이 예술의 경계를 넘어 활발한 사회적 의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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