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탄소흡수형 수산양식을 통한 기후변화대응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해조류는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빠른 속도로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IPCC는 이미 블루카본을 공식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 해양생태계 기반 블루카본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11월 24일 개최된 대한민국 탄소포럼 2025에서 발표된 세미나를 통해 해조류 양식 기법과 부산물을 통한 자원화 전략, CO2 저감기술 등에 대해 알아봤다.
냉각수와 CO₂활용 육상 IMTA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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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녹음 발생비율(제공=한국수산자원공단) |
어류는 능성어·점농어·조피볼락 등을 대상으로 무환수·부분환수 조건을 비교한 끝에, 생존율과 성장도가 안정적인 능성어를 주력 종으로 결정했다. 패류는 참담치·참굴·가리비·전복·바지락을 비교했으며, 실내 환경에서 성장과 수급 여건이 가장 양호한 3배체 개체굴(참굴)이 뽑혔다. 저서생물은 해삼·개불·흰다리새우 등을 시험한 결과, 어류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에서 나온 유기물을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해삼과 개불이 최종 대상종으로 선정됐다.
1ha 기준 연간 100t 이상 CO₂ 제거…수질도 개선
실증 연구에서는 인천 수산자원연구소 내 7톤 규모 수조 12개를 연결한 육상 파일럿 IMTA 시스템을 구축해 실험을 진행했다. 능성어 양식수로 진두발을 기른 결과, 7톤 수조 1기에서 연간 약 90kg의 CO₂를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일한 조건을 1ha 규모로 확대하면 연간 약 130t의 CO₂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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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시래기의 경우, CO₂를 추가로 주입하지 않으면 고온·고밀도 조건에서 생육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2,000ppm 수준의 CO₂를 공급하자 생산성과 탄소 제거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7톤 수조 1기 기준 연간 약 72kg, 1ha 확장 시 최대 100t 이상 CO₂를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해조류와 패류의 생체량이 늘어날수록 인산염(PO₄), 질산염(NO₂+NO₃), 암모니아(NH₄), 총질소(TN) 농도가 전반적으로 감소해, IMTA 시스템이 수질정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김동우 연구사는 “폐열·냉각수·배출가스를 동시에 활용하는 순환경제형 양식 모델로서, 향후 블루카본 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탄소크레딧을 통한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조류 배양시설과 IMTA 양식장은 탄소중립·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발전·제조 기업의 ESG 전략과도 맞물리며, 향후 지역 주민 고용과 연계될 경우 새로운 해양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글로벌 스마트양식 시장 규모가 2030년 1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IMTA 기반 블루카본 기술이 국내 기업의 선도적인 진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다숲 복원, 생태·어획·탄소 ‘3중 효과’ 입증
또한 한국수산자원공단 최임호 전략사업본부장은 바다숲 탄소거래사업 도입을 통한 수산기반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설명했다. 태평양은 이미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온을 기록했고, 1960년대부터 2010년까지의 추세선을 보면 평균 해수온 상승이 1.7℃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 연안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갯녹음(바다 암반이 민둥바위처럼 변하는 현상) 현상이 확산되는 한편, 아열대성 어종과 스케줄성(난류성) 생물이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공단에서 조사한 결과 이미 전 국토 연안의 약 40%가 이미 해조류가 소실됐거나 소실 우려 지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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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종 구성도 바뀌고 있다. “과거 제주 남방 해역에만 서식하던 아열대성 어류가 동해 정치망에 매일 걸리고, 오징어는 이제 동해가 아닌 서해에서 더 많이 잡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후·해양환경 변화는 어촌 공동체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우리나라 어가 인구는 이미 90만 명 아래로 떨어져 87만 명 수준이며, 어업인 고령화는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고령화와 자원 감소가 맞물리며 어가 소득도 감소 추세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정부는 2009년부터 ‘바다숲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초기에는 기후변화 대응보다는 수산자원 회복과 어장 생태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에는 명확한 기후·탄소 정책 수단으로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매년 약 3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간 300ha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약 540㎢ 규모의 갯녹음 해역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6~2024년에는 축구장 4,000개에 달하는 면적을 복원·관리 중이다.
해조류, 제곱킬로미터당 CO₂ 300톤대 흡수… IPCC 공식인정
바다숲과 해조류의 탄소 흡수 능력은 최근 몇 년 사이 학술적으로도 검증되고 있다. 바다숲 1㎢당 연간 약 337톤의 CO₂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2년 전 제시됐고, 추가 관측을 통해 최근에는 약 369톤까지 흡수량이 확인됐다.
해조류는 성장 과정에서 대기·해수 중 CO₂를 흡수해 유기탄소로 고정하고, 사멸 이후에는 일부가 분해되지 않는 난분해성 탄소나 중탄산염 형태로 전환돼 장기적으로 해양에 저장된다. 현재도 전국 여러 곳에서 시간당 단위로 대기-해양 간 탄소 교환량을 측정하고 있으며, 유용 해조류 8종에 대한 흡수량을 규명했고, 향후 3년 내 18종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바다숲은 이미 국가 NDC에 반영돼 있다. 수산 부문에서 유일하게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른 바다숲 조성’이 탄소흡수원 확충 수단으로 NDC에 명시돼 있으며, 감축 목표치는 144만 톤 수준이다.
산림 크레딧은 톤당 1만 원 아래, 일본 해조류는 400달러
탄소시장에서 해조류가 갖는 경제적 잠재력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산림탄소상쇄제도는 초기 단가를 톤당 1만6,500원으로 책정했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9,000원, 낮을 때는 6,000원 선까지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최근 2년 사이 거래량은 크게 늘었다. 기업들이 탄소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는 현재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를 약 2조5,000억~2조6,000억 원으로 추정하며, 잠재 성장 규모를 5조~7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이미 해조류·잘피 등 ‘해양 탄소’를 거래하는 제도를 시범 운용 중이다. 특히 올해 2월 해조류 기반 탄소크레딧이 톤당 400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60만 원에 거래된 사례는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해조류가 각광받는 이유는 공동편익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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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 현장 |
어민 소득 효과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해조류 양식 기준 1ha당 연간 약 120톤의 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포함한 총 수익이 약 7,00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중 직접 투입비용이 2,000만~2,500만 원이면, 순수익은 4,000만~4,500만 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제주·완도·강릉서 시범사업… 투자자는 돈·어민은 양식·크레딧은 공유
정부와 연구진은 제도 도입에 앞서 제주·완도·강릉 등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구조는 간단하다. 투자자(국가·지자체·기업 등)가 바다숲·해조류 양식에 필요한 노무비와 자재비를 부담하고, 어민은 해당 해역에서 해조류를 실제로 키운다. 이후 발생한 탄소크레딧은 투자자와 어민 간 계약에 따라 배분한다.
현재 검토 중인 방법론에서는 해조류를 수확하지 않고 자연 상태로 해수 중에 잔존시키는 조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나중에 바이오매스로 활용할 경우에는 재배·수확·운송·가공 등 전주기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모두 고려해 순흡수량을 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해조류 기반 블루카본은 기후위기 대응, 어촌 소득 증대, 기업 ESG 경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수단이라며 IPCC 방법론이 2027년께 확정되면, 2028년 이후 국내 수산 분야 탄소거래 제도가 본격 가동될 수 있도록 현장 검증과 제도 설계를 차질 없이 준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어촌·축산·탄소시장 잇는 블루바이오경제 모델
그밖에 국립수산과학원 김혜성 연구사는 미이용 해조류를 활용한 수산 축산 사료 자원화에 대해 알렸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천해양식 생산량은 225만 톤으로, 이 가운데 76.5%가 김·미역·다시마 등 해조류다. 세 품목이 해조류 생산의 97.7%를 차지할 만큼 편중돼 있고, 그만큼 부산물도 대량으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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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바다숲 조성사업(제공=한국수산자원공단) |
연구팀은 3년 동안 잠수 채집과 양식장 수거를 통해 괭생이모자반, 구멍갈파래, 진두발 등 미이용 해조류 27종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15종은 일반성분·미량성분을 분석하고, 13종은 실내 배양실험을 통해 CO₂ 흡수량을 정량화했다. 실험 결과, 습중량 기준 탄소 흡수율은 양식산 방사무늬돌김이 가장 높았고, 진두발·마디잘록이 등이 뒤를 이었다. 엽체 면적당으로 비교하면 진두발, 개서실, 마디잘록이 순으로 우수했다. 김 연구사는 “김·파래처럼 잎이 얇고 면적이 넓은 해조류일수록 단위 면적당 CO₂ 흡수 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로 설정했다. 배출권 거래제 가격도 톤당 4만~6만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사는 “미이용 해조류 사료를 활용하면 축산 메탄을 줄여 배출권 비용을 완화하고, 해조류 산업과 연안 자원 순환까지 촉진할 수 있다”며 “어촌과 축산업, 탄소시장을 잇는 새로운 블루바이오경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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