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리스크 시대, 플라스틱의 해법은 폐기물에 있다”

이에스엠코리아, 100% PCR 스트레치필름 시장 판 바꾼다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4-22 23: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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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최근 중동 분쟁, 글로벌 공급망 붕괴, 원유 가격 급등 등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자원 안보(Resource Security)’가 산업 전반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원유 기반 소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플라스틱 산업은 이러한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 100% 재활용 스트레치 필름
문제는 플라스틱이 단순한 산업 소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식품, 물류, 제조, 의료 등 현대 산업 전반이 플라스틱 위에 구축되어 있다는 점에서, 원유 수급 불안은 곧 산업 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으로 직결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 속에서, 폐기물을 원료로 전환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기술이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산업 생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바로 ㈜이에스엠코리아다. 


플라스틱은 전략 자산, 100% PCR 기술 등장
2023년 11월 설립된 이에스엠코리아는 폐플라스틱을 100% 활용한 스트레치 필름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핵심은 독자 개발한 CPMC(Complete PCR MeltingFusion-Cast)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 재활용 플라스틱 기술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공정에서는 재활용 펠릿 내 불순물 제어가 불가능해 품질 저하와 높은 단가, 설비 손상 위험이 상존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PCR(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은 30% 수준에 머무는 것이 한계였다.


그러나 CPMC 기술은 △불순물 상태 실시간 분석 △필터링 통해 제거 △안정적 필름 생산 구현이라는 공정 혁신을 통해 100% PCR 원료 사용을 상용화했다. 여기에 AI 기반 제어 기술인 α-CPMC까지 결합되면서, 재활용 소재의 물성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보정해 신재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


실제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시험 결과, 인장강도와 신장률 등 핵심 물성에서 기존 신재 제품과 유사한 성능이 입증됐다. 동시에 탄소배출량은 약 7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조 시장의 구조적 모순…“99% 원유 의존”
▲인천공항 물류허브에서 현장 지휘하는 방찬영 대표
스트레치 필름 시장은 전 세계 약 25조 원, 국내 약 4,000억 원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그러나 이 시장의 99%는 여전히 원유 기반 신재 플라스틱(Virgin PE)에 의존하고 있다. 재활용이 강조되는 시대에 왜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일까.


방찬영 이에스엠코리아 대표는 “이러한 산업구조가 지속되는 문제는 대체 기술의 부재”라며, “친환경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기술적 한계로 인해 ‘탈원유’에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기술들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벨트형 고정 제품의 경우 내장력 부족으로 물류 안정성 확보가 불가능하며, 바이오 소재 필름은 높은 가격, 낮은 성능, 폐기물 발생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기존 PCR 혼합 제품은 최대 혼합률이 30% 정도로 한계가 명확하며 성능도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0% PCR 기반 스트레치 필름은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대두 되고 있다. 


탄소국경세·플라스틱세…규제가 아니라 ‘생존 조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 규제는 기업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유럽연합(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은 재활용 원료 사용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2중3중으로 된 탄소국경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업은 추가 세금 부담, 수출 경쟁력 상실, 시장 진입 제한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스엠코리아의 100% PCR 기술은 이러한 규제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친환경 기술이 아니라 글로벌 무역 장벽을 넘기 위한 ‘패스포트 기술’이라는 의미다.

원유 없는 나라의 자원안보 기술
방찬영 대표는 “한국은 스트레치 필름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원유 공급이 흔들리면 국가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폐기물을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은 단순한 환경 기술이 아니라 △국가 자원안보 기술 △ 공급망 독립 전략 △에너지 리스크 대응 수단 등으로 활용될 국가 자산으로 가치가 크다.

방 대표는 “대한민국이 더 이상 해외에서 원료를 전량 수입하거나 처리에 의존하는 나라가 아니라,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해 수출하는 기술 강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트레치필름 생산공정


5년의 실패 끝에 완성한 집념이 만든 기술
이 기술은 단기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방찬영 대표는 과거 스트레치 필름 유통업계에서 근무하며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를 목격했고, 이를 계기로 사비를 투자해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에 관련 기술 기반이 전무한 상황에서 수많은 실패를 반복한 끝에 약 5년 만에 CPMC 기술을 완성했다.


현재 이에스엠코리아는 동국대학교 기술지주 자회사 편입, α-CPMC 특허 출원, 연구소기업 지정 등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국가 전략기술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향후 블로운 필름, 슈링크 필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나노 복합소재와 결합한 ‘하이엔드 PCR 필름’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에스엠코리아의 기술은 단순한 친환경 혁신을 넘어 △원유 의존 탈피 △공급망 리스크 대응 △탄소 규제 극복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해법으로 평가된다.


우리는 플라스틱이 환경 문제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강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플라스틱을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플라스틱을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 해답의 한 축에는 이에스엠코리아의 CPMC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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