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해양 폭염이 계속되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야생 다시마 숲 약 2,500만 헥타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1958년 이후 성공적으로 복원된 것으로 보고된 다시마 숲 면적의 6,000배가 넘는 규모다.
카렌 필비-덱스터 서호주대학교(UWA)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학술지 ‘PLOS Biology’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새로운 현장실험 결과가 아니라 기존에 발표된 전 세계 해조류 분포·감소 추세와 탄소 순환, 복원사업 자료를 종합해 규모를 추정했다.
연구진이 활용한 장기 관측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 동안 조사된 다시마 숲 가운데 약 60%는 감소했고, 증가한 곳은 약 5%에 그쳤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자료에서 추정한 전 세계 다시마의 연평균 감소율은 약 1.8%다.
연구진은 전 세계 다시마 숲 면적 추정치인 64만1,224㎢에 이 감소율을 적용하면 한 해 약 1만1,542㎢, 즉 115만㏊가 줄어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2050년까지 사라지는 면적은 약 2,500만㏊로 추산됐다.
다만 이는 확정적인 전망이 아니다. 전 세계 다시마 숲 가운데 아직 지도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거나 장기 관측자료가 없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연구진도 향후 감소 면적과 탄소 손실 추정치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시마는 성장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떨어져 나온 유기물을 심해와 해저 퇴적층으로 보내 탄소를 장기간 격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숲이 사라지면 기존 생물량에 포함된 탄소 일부가 다시 방출되고 심해로 이동하는 입자성·용존 유기탄소도 감소한다.
연구진은 계산 방법과 기후 시나리오에 따라 다시마 숲 감소로 사라지는 연간 탄소 감축 효과가 이산화탄소 환산 기준 약 150만 톤에서 수천만 톤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범위는 하나의 관측 결과가 아니라 면적 감소, 생물량 분해, 심해 탄소 이동 감소 등 서로 다른 경로와 가정을 적용한 결과다.
현재 감소율이 지속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다시마 숲 훼손에 따른 누적 탄소 감축 효과 손실이 2030년까지 1억5,500만 톤, 2050년까지 25억 톤의 이산화탄소에 이를 것으로 계산됐다. 보다 보수적인 분포 변화 모형에서도 2050년까지 누적 손실량은 3억1,300만 톤으로 추정됐다.
반면 1958년 이후 전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복원된 야생 다시마 숲은 낙관적으로 계산해도 약 4,200㏊였다. 복원 직후부터 탄소 순환 기능이 완전히 회복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감축 증가분은 약 2만7,936톤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이 현재 복원으로 얻는 증가분보다 1,000∼1만 배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진은 한국에서 조성된 것으로 보고된 약 1만4,686㏊의 바다숲을 복원 면적 비교에서 제외했다. 상당 부분이 콘크리트 인공어초를 설치해 해조류 서식지를 조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논문은 콘크리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만 고려해도 인공 서식지가 자체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 최소 4∼13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운송과 해상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은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복원 면적 1,151㏊는 일부 사업에서 인공어초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전체 비교에 포함됐다. 복원 방식과 탄소 회계 기준이 국가별로 달라 단순한 면적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대규모 복원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에서는 성게를 제거해 다시마 숲 70㏊를 복원하는 데 4년이 걸렸고,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만에서는 시민과학자들이 약 600만 마리의 성게를 제거하며 32㏊를 복원하는 데 12년이 걸렸다.
연구진은 현재의 전 세계 감소 속도를 복원으로 따라잡으려면 이와 비슷한 사업을 매년 3,000∼2만6,000건 새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계산했다. 필요한 비용은 연간 490억∼4,140억 달러로 추산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다시마 숲 복원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복원은 생물다양성과 수산자원, 수질 및 연안 생태계 기능을 회복하는 데 분명한 가치가 있다. 해조류 양식 역시 식품이나 저탄소 소재를 공급해 다른 제품의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문제는 복원과 양식을 화석연료 배출을 상쇄할 수 있는 대규모 이산화탄소 제거 수단으로 과대평가하는 데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실제로 다시마 숲 복원 비용은 ㏊당 1만∼70만7,000달러인 반면, 관리와 단속이 이뤄지는 해양보호구역을 통한 보호 비용은 ㏊당 650∼1,300달러로 추산됐다. 현재 완전한 보호를 받는 다시마 숲은 전 세계 면적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구진은 “해조류 숲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일은 가치가 있지만, 이산화탄소 제거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기후변화 완화 효과에 대해서는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복원은 증가하는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 필요한 규모와 속도의 감축 효과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다시마 숲의 훼손을 막고 수질오염·남획 등 지역적 압력을 줄이는 한편, 해양 온난화의 근본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신속히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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