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한, 일정하게 유지되는 몸의 리듬과 지표가 있다. 밤에 자고 아침에 깨는 것, 규칙적인 심장의 박동, 들고 나기를 반복하는 호흡, 일정한 체온 유지, 식사와 배설의 욕구, 생리 주기 등이 그것이다. 요즘 전염병 감염 확인을 위해 체온 측정을 하는 곳이 많은데, 건강한 성인이라면 체온의 변화 폭은 통상 36.5℃ 전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
요즘처럼 뜨겁고 습한 여름에 외부 활동을 하거나 운동으로 몸에 열이 오를 때, 사우나 안에서 땀을 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외부의 온도나 습도, 몸의 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땀이 줄줄 새고 있다면 몸의 리듬과 균형이 깨져버린 경우다.
보통 땀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너무 많거나 너무 없는 경우로 양분할 수 있고, 땀이 많은 경우를 세분해보면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땀이 흐르는 자한증(自汗)과 자는 동안만 땀이 도둑처럼 나는 도한증(盜汗), 조금만 자극이 있거나 움직여도 땀이 흐르는 다한증(多汗)이 있다.
다한증은 특정한 부위에서만 나는 국소다한증으로 보통 시작되어 전신다한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유독 머리에만 땀이 많이 나는 두한(頭汗), 손발에만 나는 수족한(手足汗), 사타구니나 음부에만 나는 음한(陰汗), 가슴에만 나는 심한(心汗), 겨드랑이의 액한(腋汗), 몸의 반쪽만 많이 나는 편한(偏汗) 등이 있는데 이는 나름의 원인이 있으며 한의학에서는 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긴장할 때 손바닥에 땀이 많은 수장다한(手掌多汗), 음식을 먹으면 얼굴에 땀이 나는 위풍증(胃風證)도 있다.
특히 손을 이용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수장다한증이 일생의 고민거리다. 예를 들어 날카로운 칼이나 가위를 쥐고 일해야 하는 미용사나 요리사, 브러쉬를 잡고 남의 얼굴을 계속 만져야 하는 분장사, 생명을 좌우하는 핸들을 잡는 운수업 종사자 같은 경우, 업무상의 불편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악기연주자는 손에 땀이 많으면, 발레리나는 발의 땀이 많으면 집중할 수 없고 능률이 떨어진다. 이렇게 한갓 땀 때문에 꿈꾸던 직업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 할지라도 다한증은 건강을 위해서 오래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땀이 새는 것은 우리 몸의 소중한 진액이 새는 증상으로서, 에너지와 정기의 소진을 의미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꼭 필요하다.
현재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요법들의 효과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데오도란트를 사용하거나 다한증 보톡스 등의 가벼운 방법은 일시적 호전 또는 무반응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한 경우 실시하는 신경차단술은 보상성 다한증이라는 부작용이 존재한다. 이는 몸의 체온조절시스템과 냉각 장치 자체에 생긴 문제라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단지 열기를 배출하는 구멍만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인체는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발생한 과도한 열기를 배출할 통로를 찾아낼 것이다.
체온 조절과 무관하게 체표 땀구멍의 조절 능력이 상실되어 나타나는 병적인 땀이 ‘자한’이다. 여름에 더위를 먹어 피부가 늘어지게 이완되며 줄줄 흐르는 땀, 장염 이후 이마와 몸이 차가운데도 흐르는 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원인에 따라 기허자한(氣虛自汗) · 양허자한(陽虛自汗) · 혈허자한(血虛自汗) · 상습자한(傷濕自汗) 등으로 나누어 치료한다.
자한증은 즉각적 치료가 필요하며 방치 시 체력 저하와 더불어 탈수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밤에 잘 때만 땀이 나는 도한은 대사항진 질환으로 수면 중 과도한 세포 활동의 결과물로 일어난다. 몸이 극도로 허할 때, 또는 갑상선 항진증이나 폐결핵 같은 질환이 있을 때도 도한증이 나타난다. 밤에 몇 번씩 잠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많이 흐르는 땀으로 땀으로 잠을 설치고 매우 불쾌감을 느끼는데, 보통은 깨면 땀이 거짓말처럼 멎는다.
손발에 늘 땀이 나서 축축한 수족다한 환자는 긴장했을 때 과도하게 땀이 난다. 이는 손바닥이 사지 말단의 끝부분이며 외부의 만사와 소통하는 통로로 왕성한 순환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말단으로 방출해야 할 체열과 노폐물은 많은데 증발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축하게 머물러 있다가 긴장 불안이 발생할 때 손바닥으로 폭발하듯 몰리는 것이다. 학생의 경우 손에 쥔 연필이 미끄러울 정도, 성인의 경우 악수가 꺼려질 정도가 되면 치료가 필요하다.
다한증 유발 요인은 다양하나 본인이 꼭 유의해야 할 것은 마음가짐과 식습관이다.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를 앓는 경우, 다한증 동반 확률도 높다. 사소한 일이나 자극에도 몸과 마음이 위축되고 긴장하는 과민반응에 주의하고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지레 앞서서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왜곡된 인지와 반응 개선에 힘쓰면 다한증도 조금 개선될 수 있다.
또, 일상생활 중 몸 속에 습열과 담음을 유발하는 음식(보양식, 뜨거운 음식, 자극적 음식, 기름진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리는 만큼 수분을 자주 섭취해 주고, 조반석죽 원칙과 간헐적 단식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열을 올리는 활동과 내리는 휴식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야 하고 약해진 장부 기능을 끌어올리는 치료에 집중하면서 정서적 긴장과 불안을 줄이려고 노력하면 다한증은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다한증은 지금 내 몸이 보내는 신호이니 무조건 스트레스만 받을 것이 아니라 몸 상태 개선에 더욱 힘쓰자.
<글 : 고운결 한의원 네트워크 일산점 김내영 원장>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