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반도 ‘극한 기후’ 더 빈번해진다

사상 첫 54일 기록적인 장마는 '기후위기 경고'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9-04 11: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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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일 오전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가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 마을이 잠겨 있다. <드론 촬영_산림청 제공>

 

올해는 사상 첫 50일이 넘는 기록적인 장마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가속되면서 이번 같은 이상기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장마로 인한 피해 현황과 예측된 이상기후 현상들을 살펴봤다.

이상기후 원인 ‘북극 고온현상’
지난 13일 기상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6월은 때 이른 폭염으로 역대 1위(22.8도, 평년 21.2도)를 기록한 반면, 7월에는 매우 선선해 이례적으로 7월의 평균기온(22.7도)이 6월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처음 나타났으며,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자주 받아 여름철 전국 강수량이 879.0mm로 평년(470.6~604.0mm)보다 많아 역대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7월 기압계 모식도 <출처: 기상청>
기상청은 이 같은 이상기후의 원인을 ‘북극 고온현상’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는 6월 말부터 북극 지역 바다의 바다얼음(해빙)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해양에서 대기로 열 공급이 많아졌다는 것. 기상청은 앞으로 기온 상승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이 잦을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최근(2011~2019년)이 과거(1912~1920년)보다 1.8도 상승했고, 강수량은 86.1mm 증가했다”면서 “기온 상승에 따라 고온 관련 극한기후지수는 증가, 강한 강수는 증가하고 약한 강수는 감소하는 등 ‘강수의 양극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21세기 말(2071~2100년) 기후 전망은 평균기온이 현재 대비 1.7~4.4도가량 상승하고, 평균 강수량은 6.6~13.2% 증가할 것”이라며 “폭염··열대야·여름일수와 같은 고온 극한기후지수는 증가, 5일 최다강수량·강수강도와 같은 호우 극한기후지수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 속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기상이변 사례와 그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달 4일부터 규슈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 폭우가 내려 70여 명이 사망했다. 14개 현(광역자치단체)에서 하천 105개가 범람했고, 토지 1500만여㎡가 침수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4일 열린 각의(우리의 국무회의 격)에서 규슈를 중심으로 한 폭우 피해를 ‘특정비상재해’로 지정했다.


중국 또한 남부지역에서 두 달째 이어지는 홍수로 인해 수재민이 5000만 명을 넘어섰고, 중국에서 가장 긴 창장(양쯔강) 유역 홍수통제에 핵심역할을 하는 싼샤댐이 연일 높은 수위를 기록하며 댐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져 만약을 대비해 우리나라까지 긴장하게 했다.


유럽은 연일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스페인 북부 해양도시 산 세바스티안 지역은 기온이 무려 섭씨 42도까지 올랐다. 스페인 국립기상청은 이 같은 고온현상이 1955년 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65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영국도 지난 7월 말 런던 서부에 있는 히스로 공항이 섭씨 37.8도를 찍어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이탈리아의 14개 도시에는 폭염에 따른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고, 프랑스는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101개 구역에 경보를 발령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현상이 잦아지면서 세계은행(WB)은 2050년이면 기후문제로 인한 난민이 1억 4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WB는 지난 2018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이유 등으로 이미 각 나라 안에서 이주하고 있는 수백만 명에 더해 기후 변화에 따른 이주민들이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충남 논산에서도 주택과 도로가 침수됐다. <산림청 제공>
다양한 형태의 잦은 기상이변 예고
환경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현상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의 온도가 상승해 대기의 흐름이 빨라지면 기상이변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면서 “이번 장마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2016과 2018년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한 사례와 지난해 여름 잦은 태풍 등과 같은 사례가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올해 장마와 같은 기상이변은 1년에 한 번 발생하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한 해에도 여러 번 발생하는 등 그 횟수가 잦아질 것으로 예측돼, 예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지난 7월 27일 기상청은 환경부와 공동으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이 현재와 같은 추세로 상승하면 제주도 지역으로 국한된 감귤 재배지역이 21세기 후반엔 강원도까지 북상하는 반면 사과는 한반도에서 더 이상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없어진다. 2080년대 소나무 숲은 현재보다 15% 줄어들고, 2090년에는 벚꽃을 현재보다 11.2일 먼저 보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여름과 겨울은 더 혹독해질 전망이다. 현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이어지면 폭염일수는 현재 연간 10.1일에서 21세기 후반 35.5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0년대 이후 봄철의 이상고온 현상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이고, 겨울철 극한저온 현상도 2000년대 이후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근 해수면은 2081년부터 2100년까지 평균 37.8~6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연안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대구시에 해당하는 국토(여의도 크기의 300배 면적)가 물에 잠기게 되는데,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2100년 지구 평균 해수면은 130㎝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온난화에 따라 감염병, 폭염질환 등도 증가할 전망이다. 기온이 1도 증가할 때마다 쓰쓰가무시증(4.27%) 말라리아(9.52~20.8%) 등 매개 감염병이 증가하고 살모넬라(47.8%) 장염비브리오(19.2%) 등으로 인한 식중독도 증가한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5% 증가한다. 해충 역시 개체수가 늘어나는데 이미 흰줄숲모기는 2016년에 비해 3.3배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아서 떨어져 나온 빙하 조각들 <사진출처_픽사베이>

 

생태계 멸종 부르는 지구 빙하기 예측
더욱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만으로 온난화 진행을 막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2010년대(2011~2017년) 한반도의 연평균기온은 13도로 30년 전에 비해 0.8도나 높아진 상황이다. 한반도의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는 10년마다 각각 0.89일과 0.96일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양대학교 4차산업혁명연구소가 발간한 ‘5차 산업혁명시대 지구 빙하기·감염병 대책’ 보고서에는 기상이변과 생태계 변화를 온실가스, CO2 농도 증가로 보지 않고 대신 최첨단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적 접근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지구 생태계 멸종을 부르는 지구 빙하기 위기를 예견하고 경제성 없는 일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대체하는 현실적 녹색, 환경 에너지 정책 및 사업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최재천 석좌교수(이화여대 사회생물학)는 모 언론지에 ‘기후 바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우리나라처럼 어정쩡하게 여러 기후대에 걸쳐 있는 나라는 앞으로 극단적인 홍수와 가뭄을 번갈아 겪을 것이다’면서 기후변화도 코로나19 같은 대재앙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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