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 조승연 연세대 교수 ‘생활-근로환경과 라돈’
주택 41%, 학교 27%서 100Bq 이상 라돈 검출
요즈음 다양한 생활환경에서 라돈(Rn)이 높게 검출되어 라돈 기체에 대해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의 2010~2013년 전국 실내 라돈 조사를 분석해 보면 주택의 경우 조사대상 7885개 중 41%에 이르는 3224개 주택에서 100Bq 이상의 라돈농도가 검출됐으며, 또 학교의 경우에는 조사대상 661개교 중 27%에 이르는 177개교가 100Bq 이상의 라돈농도에 검출된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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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돈 방출량 실험 |
이외에도 2012년 지하수 자연방사성 물질 함유실태 조사 결과 마을상수도 459개 중 우라늄(U) 22개소(4.8%), 라돈(Rn) 75개소(16.3%) 등 자연방사능이 미국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질학적 또는 지역의 문제인줄만 알았던, 라돈이 고층아파트에서도 높게 검출돼 라돈 기체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정부 관련 기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라돈 관련 폐암 사망자는 전체 폐암 사망자의 약 13%로서, 국내 음주 운전 사망자의 세 배에 가까운 2000명 내외로 알려져 있으며, 실내 라돈으로 인한 초과폐암사망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을 산정한 결과, 의료손실비용(COI)으로는 총 1789억원/년, 통계적 인간생명가치(VSL)로 환산한 값은 1조2083억원/년(8796억원/년~1조 5409억원/년)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피폭 땐 폐암 위험성 과학적으로 증명
최근에는 지하 환경 근로자의 라돈에 의한 폐암 사망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설비 직원과 역무원이 3년 전 폐암으로 사망해 유족들이 산재를 신청했으며, 근로복지공단 폐질환연구소가 역학 조사를 한 결과 ‘죽음의 가스’로 불리는 1급 발암물질, 라돈을 발병 원인으로 확정했다. 지하철 작업장의 라돈 농도는 국내 다중이용시설의 권고기준치(148 Bq/m3)의 최고 10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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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공간 안에서 환기 방식에 따라 공기 흐름과 라돈 농도가 어떻게 분포 되는지를 전산유체역학(CFD) 프로그램을 통한 시뮬레이션 |
지구상에는 오래 전부터 천연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고 있다. 라돈도 그 중의 하나로 반감기가 45억년이나 되는 우라늄(U)으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되고(따라서 지하수, 건축자재에도 존재하며 지하로 갈수록 그 농도가 증가) 방사성 붕괴로 인해 3.8일 만에 그 절반이 새로운 고체원소인 폴로늄(Po), 납(Pb), 비스무스(Bi), 등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을 라돈 자손이라고 부른다.
이들 물질 역시 방사선을 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고체 상태이면서 자체적으로 미세 분진을 형성하거나 다른 호흡성 분진 등의 미립지에 잘 달라붙어 떠돌아다니므로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갈 수 있다.
라돈 기체와 그 붕괴생성물인 짧은 반감기의 고체상태의 자손들은, 장기간 누적돼 호흡을 통해 피폭될 경우 초과 폐암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있다. 이들은 호흡시 폐에 누적 침적돼 폐 기저세포가 방사선 에너지 흡수에 의한 방사선 피폭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알파선이란 방사선이 폐 조직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미국, 폐암 유발 제2 원인제공자 경고
이와 같이 폐 조직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자연방사선은 인간의 생활환경의 일부분으로서 인류의 자연방사선 피폭 선량의 약 절반 정도가 천 연 방사성 라돈과 그 자손들의 호흡 피폭에 의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가장 중요한 환경 방사선원이자 흡연 다음의 폐암유발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으 며, 모든 폐암환자 중 약 3~14%가 라돈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건 물 내 라돈 측정 및 오염도에 따른 조치를 권장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미국인의 연간 폐암 사망자의 10% 이상인 약 2만 명 정도가 라돈 딸핵종의 누 적 피폭에 의한 것으로, 이는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 위험보다 10배 이상 높으며,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자수 보다도 높다. 그리하여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2000만 이상의 가구가 라돈 측정을 했고, 100만 가구정도가 라돈 저감 시설을 설치했으며, 부동산 거래 시에도 라돈 농도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라돈 관리가 생활화돼 있다.
오늘날 고도의 산업기술 및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 활동의 대부분은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주간에는 직장이라는 실내 공간, 야간에는 가정이라는 실내 공간이 주로 생활을 영위하는 장소이다. 따라서 라돈의 위험은 실내에 들어온 라돈의 농도에 비례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국민을 대상으로 라돈 문제를 홍보하기 위해 발간한 자료인 ‘라돈에 대한 시민안내서 (A Citizen's Guide to Radon)’에 따르면 라돈 농도가 4pCi/L(=148 Bq/㎥)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실내 공간에 서 평생 동안 생활하는 경우, 흡연자는 1000명중 약 62명(6.2%)이 폐암 위험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비흡연자 는 이의 1/10). 즉, 미국 보건당국은 라돈이 미국에서 폐암을 유발시키는 제2의 원인 제공자임을 경고하고 있다.
선진국은 근로자 법적 규정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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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돈디텍터 |
선진국에서는 일반인에 대한 생활 가이드를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 및 관리하고 있으며, 근로자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우 산업안전보건청(OSHA,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에서 근로자가 7일 중 연속 40시간 동안 100pCi/l의 라돈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고, 미국산업위생사협회(ACGIH, America Conference of Governmental Industrial Hygienists)에서는 4WLM(Working Level Month)을 직업인 기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또한 영국 산업안전보건청(HSE, Health and Safety Executive)에서는 지상과 지하 작업 장소는 라돈을 포함해 위험성 평가(Risk Assessment)를 실시하도 록 법적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온화 방사선규정 1999(IRR99)에서 고용주는 라돈이 400Bq/m3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하 공간의 유해물질 쉽게 배출 안 돼
현재 지하철 5~8호선 터널 안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장시간 라돈에 노출될 수 있는 탓인지 상당수는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도시철도공사 측에 촉구했고 보여주기식 일회성 측정이나 몇몇 특정한 곳에서의 측정이 아닌, 전 구간에 걸쳐 지속적인 측정을 통해 객관적인 자료의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지하 공간은 라돈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이며 환기시스템은 무용지물인 상태라며, 전 구간에 걸쳐 전문가들과 함께 지하철 공기의 질에 대한 엄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라돈은 암석이나 지질층에 의해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지하수나 환기상태 등도 고려해 평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국회 환노위 의원들은 노동부는 모든 지하시설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상대로 라돈 노출 실태를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도시철도공사는 배수 펌프장 내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고 터널 환기 가동시간을 늘리는 한편, 방진마스크 착용을 통해 라돈이 결합된 미세먼지 등이 폐에 유입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서울 지하철 종사근로자의 폐암이 ‘라돈’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을 받은 바 있고, 미국, 영국 등에서 직업인에 대한 라돈 노출기중을 규정하는 등 근로자 건강보호를 위한 관리 필요성은 있으나, 최근 라돈에 의한 업무상 질병의 인정사례는 업무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충분한 연구 및 전문가회의를 통해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방안마련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실시간 파악에 10배 이상 저렴한 라돈센서 개발
라돈은 그 측정과 진단 방법이 다양하다. 고농도 노출 가능성이 있는 작업환경의 관리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실시간으로 라돈농도를 파악해 다양한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라돈 노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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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집, 토양에서 라돈을 측정하고 있다 |
또한 환기설비, 공기청정기, 방진마스크 등의 효과와 성능을 정밀하게 평가해야 한다. 라돈은 가스 상태로 존재하며, 폐암 발생의 주원인이 되는 라돈의 자손핵종은 생성 초기에 수 나노에서 수십 나노 크기의 클러스터를 형성하기 때문에 수백 나노 크기의 입자 제거에 효과가 있는 필터 또는 방진마스크로 라돈과 그 자손핵종의 제거가 충분히 이뤄지는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기존의 라돈 검출기보다 우수하고 10배 이상 저렴한, 거의 실시간으로 라돈농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저렴한 라돈센서가 개발됐으며, 경제적인 라돈 저감 방법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으므로 시범적 운영을 통해 이러한 기술과 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전문적 진단과 원인 파악 땐 저감대책 가능
생활환경 중의 라돈 문제는 국내에서도 1990년대부터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작업환경의 문제로도 인식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라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라돈은 그 누구도 잘못하지 않은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암 발생 원인 물질이지만 어디서도 발생할 수 있고, 원인을 알면 저감 대책을 충분히 경제적으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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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승 연 연세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장 |
우리는 병은 주변에 알려야 치료가 빠르다고 이야기한다. 라돈 농도가 높은 공간 또한 숨기려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알려서 치료해, 그 공간을 널리 알리고 공간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라돈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에 거주하거나 작업을 하는 모든 국민의 건강과 행복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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