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안전 : “지하도로 터널, 공포 속으로 주행”

"지하도로 이용자들은 “신월여의지하도로가 수명 3개월은 깎아 먹었다”,
"사고 하나 났다고 우회로 하나 없다니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도로를 만든 건지”등의 경험담 부지기수
문광주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3-06-13 13: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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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안전
“지하도로 터널, 공포 속으로 주행”


자영업을 하는 A씨는 강서지역에서 미팅약속이 잡히면 네비게이션으로 약속장소까지의 주행코스를 먼저 살펴 본다. 서부간선도로 혹은 신월여의지하도로를 통과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는 몇 달 전 신월여의지하도로(7.52km)를 통과하면서 끔찍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높이 3미로 제한된 터널속 속도는 시속 80km이다. 낮은 천정과 도로폭의 협소로 극도의 폐소공포증을 갖게 된 것이다. 국내 최장 일반도로인 서부간선도로(10.33km)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가 ’23년 2월에 발간한 ‘지하도로 설계 지침’을 토대로 실제 이용객들의 불만 사안과 개선책을 찾아본다.

폐소공포증: claustrophobia , 閉所恐怖症. 라틴어 claustrum은 좁은 곳 또는 밀폐된 곳을 의미하고 그리스어 phobos는 공포증을 의미하는데 이것을 합친 개념이다. 즉 좁은 엘리베이터, 좁은 방 등에 들어가면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는 수도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도피하려는 현상이 생긴다. 안절부절 못하기도 하고 심기(心氣)가 항진하며 때로는 공황(panic)에 빠지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폐소공포증 [claustrophobia, 閉所恐怖症]  

▲ 3. 이용자 주의 환기 시설의 국내 적용 사례

신월여의지하도로는 ‘21년도 개통 당일부터 3m 이상 대형차들의 끼임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지하도로 이용자들은 “신월여의지하도로가 수명 3개월은 깎아 먹었다”, “사고 하나 났다고 우회로 하나 없다니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도로를 만든 건지” 등의 경험담을 여러 블로그에 썼다. 이 터널에 대한 불만은 인터넷상에 셀 수 없이 많다. 왜 이런 터널을 만들었을까? 출퇴근 정체도 해소 안되고, 사고 위험성은 오히려 더 높은데도 말이다.

국토교퉁부가 2023년 2월에 발간된 “지하도로 설계지침”에 따르면 이용욱 도로국장은 머리말에 “국가의 주요 SOC 시설인 도로의 지속적인 확충은 도로 이용자의 이동 시간 및 거리 단축과 함께 국토 균형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으나 대도시권 교통정체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 지난 4월 6일 오전 8시경 서부간선지하도로 입구에 버스가 충돌했다.

하지만 대도시권에서의 도로 용량 증대를 위한 수평적 확장은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교통문제 개선과 함께 국토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도시재생 및 인간중심의 친환경 공간 조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고 발간 취지를 썼다. 그는 “지하공간을 이용한 도로 인프라 확충은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최초 대심도 지하도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개통되어 본격적인 지하도로 시대가 열렸음을 알린바 있다”고 덧붙였다.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의 통과 높이 제한시설


지하도로를 소형차 전용도로로 계획할 때에는 통과 제한 높이 초과 차량의 오진입 및 오진입에의한 사고, 인명 및 구조물 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통과 높이 제한시설 등을 설치해야 한다.
1)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 진입 전 예고표지 및 본 표지를 설치하고 예고표지 사이에는 도로전광표
지(VMS)를 설치하여 하며, 예고표지 사이에는 도로 현황, 제한사항 등 상세하게 안내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로전광표지(VMS)를 설치할 수 있다.
2) 지하도로 입구부 전방에 유입 연결가 존재할 때에는 노면표시 노즈부로부터 예고표지까지 최소 이격거리(판독소요거리+소실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차로의 명확한 안내, 오진입 차량의 원활한 노선 변경 유도 등을 통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원활한 소통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면표시를 설치할 수 있다.
4) 제한 높이를 초과하는 오진입 차량의 인지가 가능하도록 물리적 제한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
5) 제한 높이를 초과하는 차량의 진입 시도에 대한 선제적.능동적 대처를 위해 높이제한 검지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지하도로는 소형차 전용도로로의 계획 및 추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형차 전용도로로 계획할 경우 대형차량의 진입 예방 및 규제뿐만 아니라 이용자 안전 확보 및 구조물 보호를 위한 안내, 제어시설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도로표지, 안전표지 관련 기준(「도로표지규칙(국토부)」,「도로표지 제작・설치및 관리지침(국토부)」,「교통안전표지 설치관리 업무편람(경찰청)」에는 소형차전용도로 표지에 대한 별도 규정이 미비한 상태이다. 통과높이 제한시설에 대해서는 한국도로공사의 자체 규정(통과높이 제한시설 개선방안 도출(구조물처-2934, 2018)외 관련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인지 가능한 예고조치, 제한 초과 차량 진입 규제 및 안전한 유출입을 유도할 수 있는 표지판 종류, 높이 제한시설 등 필요 시설 및 설치위치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 

 

지하도로 시점은 분기점으로 고려가 가능하므로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의 예고표지 및 본 표지 설치지점은 진입 전 지상도로 이용조건을 고려하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방향표지에 소형차전용도로 문구를 병기하는 방법 또는 별도 설치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3m 이상 차량은 센서가 감지해 사이렌이 울리고 전광판에 '진입 금지' 경고문이 뜨게 돼 있다. 대형차 진입을 막기 위해 지하도로 400m 전부터 200m, 입구까지 세 번의 차단 시설을 설치해 입구 직전의 끼임 사고를 방지하는 시설이 돼 있다. 그래도 대형차 끼임사고는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 지하도로 횡단구성 사례(국내)
▲ 지하도로 횡단구성 사례(해외)

운전자 주의력 향상 시설


초장대 지하도로의 장시간 주행에 따른 운전자 주의력 저하 및 졸음이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운전자의 주의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조명, 벽면 디자인 등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지하도로의 단조롭고 폐쇄된 공간을 장시간 운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운전자의 심리적인 압박 및 주의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설치하는 각종 시설을 주의력 향상 시설이라 한다. 운전자 주의력 향상 시설은 운전자의 주의력을 증대시키고 단조로움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포함되며 지하도로 적용 시 각각의 시설들의 효과성, 시공성 및 경제성 등을 고려하여 충분히 검토 후 설치하여야 한다. 국내외 연구결과 직선길이가 길면 운전자가 단조롭게 느껴 안전상 문제(주의력 감소, 졸음운전 및 과속 등)가 될 수 있으며 직선구간을 가급적 2.0km 이하로 계획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최장 도로터널인 인제-양양터널 설계시 평면선형에 따른 졸음도 분석을 통해 장구간 직선을 배제하고 전구간 점진적인 곡선변화 노선을 채택한 바 있다. 다만, 선형 변화 및 조합 등을 통해 주의력 감소 및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일부 효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지하도로 내에서의 사고발생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으므로 운전자의 주의 환기 및 졸음 예방을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운전자 주의력 향상 시설에는 일반적으로 경관조명시설, 벽면의 경관 디자인 등이 있다. 국내에서 설계 및 운영 중인 지하도로 사례(신월-여의 지하도로, 만덕-센텀 지하도로 등)가 있다.

▲ 이용자 주의 환기 시설의 해외 적용 사례


WestConnex(호주), Norra länken 및 E-4 Bypass(스웨덴) 등 유사 해외사업에서도 좌우 측벽 패턴 적용 및 정안내를 통한 안전한 주행을 유도하고 운전자의 집중력 저하 방지 및 폐쇄공간의 단조로움 개선을 위한 경관조명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

운전자 주의력 향상 시설 설치 시 유의사항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집중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지만 과도한 설치는 오히려 안전운행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지하도로의 연장 및 여건에 맞는 디자인 계획에 따라 적정 간격, 명시성이 높은 색 배합 등을 검토한 후 설치하여야 한다. 경관조명 설치 시 운전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조명 디자인을 계획하고 과도한 디자인이 되지 않도록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적정 여부를 판단 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벽면디자인 계획 시 과도한 색상의 변화 및 현란한 디자인은 지향하고 디자인의 설치간격, 길이, 크기 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벽면 이정표시는 경관적 기능과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만족할 수 있도록 명확한 시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국내에서 개통 후 운영 중인 신월여의지하도로는 당초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등 제반 기준을 반영하여 시설한계 높이를 3.0m로 설계했다. 그러나 관할 소방서 차량 진입에 원활한 높이 확보가 불가하여 터널내 조명, ITS(지능형 교통 시스템) 설비 등의 위치 및 규격 조정을 통해 통과 여유 높이를 3.4m로 조정한 바 있다.

 

한편, 서부간선지하도로는 자체 제작 소방차를 제작(5대)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계획하여 시설한계 높이를 3.0m로 설계하였다. 지하도로 소방 활동 시 필수 출동차량 총 6종(지휘차, 펌프차, 물탱크차, 구급차, 구조버스, 구조공작차)에 대해 서울소방 보유 전체 소방차 제원 현황 및 소방차 제작기준을 검토한 결과 원활한 소방차량 진입 및 화재 진압과 구난활동에 필요한 최소 높이 3.5m를 소형차 전용 지하고속국도의 시설한계 최소 높이 기준으로 규정했다. 

 

국토부 지침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형차 전용 지하고속국도의 시설한계 높이 기준은 고속국도의 교통량, 연장 등의 특성을 고려하여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최소 기준값이다. 다만, 소방차 제작 기준 및 보유현황은 향후 변경 가능한 사항이며, 사업 계획 및 설계시 주변 소방차 제원 현황 등 조사, 협의(소방청, 소방재난본부 등)를 통해 원활한 소방 활동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따라서, 자체 소방대 보유여부, 사업별 주변 소방서의 보유 소방차 제원 현황 및 계획 등을 고려하여 화재안전 및 이용자 안전 확보 측면에서 유관기관(소방청, 소방재난본부 등)과 원활한 소방 활동에 대한 협의가 완료된 경우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소형차 전용 지하고속국도의 시설한계 높이 기준을 3.0m 이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지침에서 규정하고 있는 시설한계 높이 외 시설한계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을 준용하도록 한다. 

▲ 우리나라 교통터널 현황(유틸리티 터널 제외) (출처: 건설기술연구원)

2년 전 신월여의지하도로 차량 화재 사고가 인명 피해 없이 30분 만에 불은 꺼졌지만, 터널 안에 갇힌 사람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 끔찍한 경험으로 남았다. 지하 80m에 총 10km가 넘는 서부간선지하도로 역시 편도 2차로 소형차 전용도로로 도로 폭이 좁고 협소해 일반 도로보다는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하도로 안에 전용 소방차 5대를 상시 배치해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에 즉각적 대응성을 높였다. 사고 당시 구로소방서의 재난 과장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물 분무 소화 설비, 제연 설비, 피난 연결 통로 등 소방 시설을 설치하였고, 운용사에서는 소형 소방 차량 5대를 분산 배치하였고 자체 소방대를 우선 운영하여 초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명사고가 정신적 피해로 나타나는 경우다.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서부간선지하도로는 심리적 위협을 느끼는 운전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시설물이다. 한 지하도로 전문가는 “경제성을 고려해야하는 토목공사에서 통행자의 심리문제는 조금도 고려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심도 터널 신월여의지하도로가 출·퇴근 시간에 여전히 밀린다는 것이 불안의 이유입니다.


개통 당시 양천구 신월나들목과 여의도 사이를 기존 소요시간의 1/4인 8분 만에 지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개통 후 출·퇴근길 정체가 여전하다는 시민들의 불만은 2년이 지나도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서울시의회에 신월여의지하도로 등 서울시가 관리하는 신월여의지하도로 등 민자도로 4곳의 통행료를 각각 100~200원 인상하는 내용의 ‘서울시 민자도로 통행료 인상 의견 청취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고,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이를 원안 가결했다. 공포속으로 드나들고 지체는 여전한 도시지하도로 통행료 인상을 누가 찬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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