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_ 가축 살처분과 토양오염
▶6년 지나도 여전히 침출수 유출 … 토양오염 심각
AI-구제역 대규모 살처분,환경부는 토양관리 나몰라라
지난 2016년 겨울에 발생한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는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낳았다. 2017년 4월까지 이어지며 총 383건 발생, 946농가에서 3787만수가 살처분 됐다. 이후 추가 발생이 없어 종식되는가 싶더니 6월 3일 다시 AI가 발생했다.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따라오는 것이 바로 ‘살처분’이다. 문제는 살처분으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 살처분 된 토양은 지금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살처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지하수와 토양오염 문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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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몰지 모식도 |
3개월은커녕 3주 만에 다시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겨울 철새 때문에 발생한다던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는 우리나라에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악의 피해를 낳은 지난 겨울 발생한 AI를 마무리 지으며 향후 AI가 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7월 3일경 세계보건기구(OIE) 규정에 따른 ‘AI 청정국’ 지위 회복 선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계 동물보건기구는 AI 마지막 발생지역에서 3개월 동안 추가 발생이 없으면 AI 청정국 회복을 선언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기록적인 피해를 낳은 AI가 드디어 끝나고 다시 AI 청정국의 명예를 회복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동제한 조치가 풀린 지 3주 만에 제주도 토종닭 농가에서 AI 의심신고(이후 확진)가 들어오면서 다시 전국에 이동제한이 내려졌다. 우리나라는 AI 청정국은커녕 비위생적인 케이지(Cage) 사육의 한계를 철저히 통감하고 있는 중이다.
AI 의심 신고가 되면 긴급방역조치를 내린다. 이때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살처분’이다. 살처분이란 전염병에 걸린 가축을 죽여서 전염병 확산을 막는 예방법이다. 감염동물과 같은 축사에서 생활한 동물뿐 아니라 최대 3km 내외 까지 필요시 살처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나 질소 가스 등으로 질식시킨 후 매몰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매몰지는 농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나 부적합할 경우 사전에 후보지 선정과 등록을 마쳐야 한다.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AI로 인해 3787만수가 살처분 됐다. 또한 6월에 발생한 AI로 현재까지 183개 농가에서 19만 3000수의 닭과 오리 등이 살처분 됐다. AI뿐만 아니라 구제역도 마찬가지다. 구제역도 발생하면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 조치가 내려진다. 지난 2월 5일부터 13일까지 발생한 구제역의 경우 21개 농장에서 1425두의 살처분이 이뤄졌다.

살처분 지역 지하수·토양오염 문제 끊이지 않아
문제는 구제역과 AI 살처분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침출수 유출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온다는 것. 침출수는 사체가 부패하면서 나오는 핏물과 썩은 물 등을 말한다. 당연히 부패하는 동안 사체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미생물과 균 등이 이 침출수에 섞여 들어가게 된다. 이런 침출수가 유출돼 토양과 지하수로 흘러들어 간다면 2차 피해로 인간에게도 해를 입힐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살처분 방식에 있다. 지금까지 살처분은 주로 일반매몰 방법으로 이뤄졌다. 매립지에 2중 비닐을 깔고 흙으로 덮는 방식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긴 하지만 비닐이 훼손 되어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구제역 피해로 기록된 2011년에 대부분 이런 일반매몰 방식으로 살처분이 이뤄졌는데 파주지역에서 침출수가 유출돼 인근 도랑으로 핏물이 유입되는 사건이 있기도 했다. 환경부는 저류조 설치가 안 된 상태서 매몰이 완료됐다며 살처분이 꼼꼼히 이루어 지지 않은 점을 시인했다. 이후로도 여러 지역에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고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명자료를 내기 바빴다. 다행히 우려로 그친 곳도 많이 있지만 매번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특정기간 동안 대량으로 발생하는 살처분을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지하수뿐만 아니라 토양오염도 심각하다. 수 년 뒤 땅속에 묻힌 사체와 각종 매몰 도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한 번에 수천마리가 살처분 된 토양에서 다시 작물을 심고 축사를 운영할 수 있을까? 현재 살처분 매몰지는 3년간 발굴을 금지하고 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는 3년 이내에 매몰된 사체가 완전히 분해될 것으로 추정하여 별다른 오염 징후가 없다면 발굴과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표1>

하지만 3년이 지나도 사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침출수가 계속 흘러나오는 경우도 많다. 환경부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실시한 ‘가축매몰지 정밀조사’에서 10곳에서 침출수 유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는데 그중 한 곳은 2011년에 구제역으로 돼지 1만1000마리를 매몰한 곳이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침출수 유출이 발견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현재는 매몰지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에 사체 소멸 확인을 요청해야 하고 환경부 검토 후에 재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재사용 검토 과정에서 토양오염에 대한 검사는 실시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침출수 자체에 토양오염을 일으키는 중금속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평가는 다르다. 2015년 5월에 발표한 ‘가축매몰지 주변 오염 관리실태’에서는 “침출수 유출로 사체는 이설했지만 침출수로 이미 오염된 토양이 장기간 방치함에 따라 매몰지 토양을 분석한 결과 오염지표 물질인 암모니아성 질소가 배경지역 토양의 7~60배로 검출됐다”며 “기존 토양도 오염됐다”고 분명히 밝혔다.<표2>

살처분 방식 다시 고민할 때
환경부도 이런 상황을 인식해서 인지 최근 다양한 매몰 방식을 도입해 침출수 유출을 막고자 했다. 최근 6월에 발생한 AI의 경우 6월2일부터 6일까지 15개 매몰지가 조성됐는데 일반매몰방식은 1개소였다. 저장조방식이 13개소로 가장 많았고 호기성호열미생물처리 방식이 1개소로 구성됐다. 저장조방식은 밀폐형 용기 방식이라고도 하는데 FRP, 액비저장조 등 밀폐형 용기에 가축사체를 매몰하는 방법으로 주변 지하수 오염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용기 가격이 비싸고 3년이 지나도 부패되지 않은 사체 등은 다시 소각처리 해야 해서 비용이 2중으로 든다.
다양한 매몰 방식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으로 부족하다. 원점으로 돌아가 살처분 자체를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 AI발생지점에서 3km이내의 수많은 동물을 살처분 하는 것이 전염병 예방으로 효과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까지 이런 방법을 써왔지만 초기방역은 계속 구멍이 나고 한번 발생한 전염병은 쉽게 잡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매립지는 점점 줄어들고, 토양오염과 지하수 오염의 우려를 안고 살처분을 계속 해야 하는 것인가. 아울러 AI발생 자체를 줄일 수는 없을까. 물론 모든 대답이 간단치는 않다. 하지만 최악의 AI도 비켜간 ‘동물복지 농장’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듯하다. 매년 반복되는 AI와 구제역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 때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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