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유출로 인한 해양생물들의 피해

딥워터 호라이즌호 폭발 사건으로 다시 보는 기름유출 피해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11-29 16: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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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이번 학기에 환경과 오염이라는 교양수업을 들으면서 해양오염 사례에 대해 조사하는 과제를 하게 되었다. 해양 오염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태안에서 있었던 기름유출 사고가 떠올랐고,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조사하다가 최악의 기름유출 사건으로 알려진 “딥워터 호라이즌호 폭발사건“에 대한 정보를 모으게 되었다. 사건의 엄청난 규모에 한번 놀랐고, 그 사건으로 인해 생물이 받는 피해에 두 번 놀랄 수밖에 없었던 글쓴이는 해양에 기름이 유출되면서 생기는 다양한 피해 중에서 생물이 받는 피해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 사건
2010년 0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 주 멕시코 만에 있는 연 매출 246조 원의 영국 최대 기업이자 세계 2위 석유회사인 BP의 현대중공업이 제조한 시추선인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 시설이 폭발했다. 거대한 시추선은 라이저라고 부르는 파이프로 해저에 연결되어 있었고, 유정은 원유 분출 방지 장치 4000미터 아래에 있었다. 가스가 유정에 새어들어가면서 폭발이 일어났고, 5500미터 떨어져 있는 해상 시추선에 불이 붙었다. 원유 시추가 진행 중이던 시추공에서 원유가 부근의 멕시코 만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상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켰다. 2010년 6월 초 또는 5월 말에 나온 예상치에 따르면 수억 갤런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들어갔다고 한다. 시추 시설이 폭발하며 11명의 시추 노동자가 사망했고 18명이 부상당했다.


△ 폭발하고 있는 딥워터 호라이즌호,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포스터<사진출처=구글 이미지>

 
이 사건은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세계최대 규모의 해양재난이며, 사건 이후 BP는 최대 648억 달러(74조원)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월 4일(현지 시간) 미국 루이지애나 주(州) 뉴올리언스 연방지법의 칼 바르비에 판사는 미연방정부 및 주 정부와 BP 간의 208억 달러(약 23조7000억 원) 규모 배상안을 공식 승인했다. 이는 2015년 7월의 합의액 187억 달러보다 21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단일 기업으로는 미 역사상 최대의 배상액이다. BP는 앞으로 16년에 걸쳐 벌금과 합의금을 나눠내게 된다.

 


기름 유출 이후 생태계는...
기름은 유출되면 해수면에 얇은 막을 만들며 퍼져나간다. 가벼운 기름일수록 유막의 두께가 얇고 빨리 분산된다. 유출된 기름 중에 분자량이 적은 것은 대기 중으로 날아가고, 수용성 성분은 해수에 녹으며,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은 유화되어 작은 방울 형태로 된다. 기름이 유화되면 마치 녹은 초콜릿처럼 보이며, 아주 끈적끈적해 진다. 원유 성분 가운데 무거운 것은 타르볼(tar balls)을 만들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현미경으로 보아야만 보일 만큼 아주 작은 유화된 기름방울은 박테리아가 쉽게 분해할 수 있다. 그러나 큰 타르볼은 느리게 분해되어 유류유출 사고가 난 후 오랜 시간이 흘러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바다 표면에 만들어진 유막은 대기에서 바다로 산소가 녹아들어 가는 것을 방해해서 용존산소가 줄어들어 해양생물의 호흡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바닷물을 투과하는 햇빛을 줄여 해조류나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을 저해한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종 가운데 하나는 조개나 게와 같이 간조대에 사는 동물인데 이런 종들이 독성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굴의 경우엔 독성에 민감하지는 않지만, 몸속에 들어온 석유 물질 중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의 물질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몸 안에서 분해되지 않고 쌓인다. 그래서 이런 동물의 사체를 먹은 물고기나 새, 포유류가 똑같이 독성에 중독되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어류는 독성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데다 넓게 오염된 지역을 피하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가두리 양식장처럼 피할 곳이 없는 경우를 빼고는 석유 사고로 죽는 일이 드물다.


하지만 일단 석유를 계속 흡수하면 몸에 이상이 나타난다. 물에 녹은 기름이 많아지면 처음에는 마취 효과가 나타나 움직임이 둔해진 뒤 점차 간이나 담낭에 이상이 생긴다. 석유에 반응한 효소가 몸에 쌓이고 때로는 번식을 못 하게 되기도 한다.


루이지애나 주의 상징새인 갈색 펠리컨은 1960년대 살충제 DDT로 멸종 위기에 놓였으나 수십 년간의 노력 끝에 애리조나 주 사람들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멸종 위기 명단에서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커먼 원유를 뒤집어쓴 펠리컨이 또다시 힘겨운 생존 싸움을 벌이며 괴로워했다.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근 루이지애나 주의 이스트그랜드테르섬 해안은 갈색 펠리컨의 집중 서식지였기 때문이다.


새들 가운데 펠리컨같이 바닷물 속으로 잠수해서 먹이를 사냥하는 가마우지나 논병아리, 오리 종류를 ‘잠수성 조류’라고 부른다. 그런데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면 이런 잠수성 조류 또한 큰 피해를 입는다. 이 때 잠수성 조류가 다치거나 죽는 가장 큰 원인은 기름의 독성 때문이 아닌 저체온증이다. 새는 평소에 사람보다 높은 40~41℃의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해 주는 것이 깃털로, 깃털이 사이사이에 따뜻한 공기를 품어서 체온을 높여 준다. 그런데 바닷속으로 잠수해 들어갔던 새가 석유가 뜬 곳으로 나오면 온몸에 석유가 묻게 되고, 그러면 깃털 사이의 공간이 없어져 따뜻한 공기를 품을 수 없게 되고, 결국 죽고만다.


△ 원유를 뒤집어쓴 펠리컨, 사람들이 펠리컨을 씻기는 모습<사진출처=구글>

 
그 밖에도 멕시코만 돌고래 떼죽음이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공공 과학 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멕시코만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돌고래 사체 46구를 조사한 결과 폐와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이 손상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폐와 부신은 돌고래의 심박수, 혈압, 면역력 등을 관장하는 주요 기관이기 때문에 상처를 입으면 폐사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케슬린 콜글로브 일리노이주립대 병리학 박사는 “비(非)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돌고래 등 해양생물들이 생명에 심각한 위험을 받고 있다”라며 “증상이 원유 유출에 따른 병리 현상과 동일하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13년 동안 돌고래를 연구하면서 이같이 세균성 폐렴에 심하게 감염된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이는 원유 등 화학물질에 노출돼 면역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국립 해양 포유 동물협회 스테파니 벤-왓슨 전염병 박사도 돌고래 떼죽음과 관련해 “원유 유출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 멕시코 만에서 발견된 병코돌고래 사체<사진출처:AP>

 


사고 초창기 연구 결과를 보면 사고로 기름이 유출되자 소위 ‘기름 먹는 박테리아’인 유류 분해 미생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원유와 같은 탄화수소를 이용해 살아가는데 평상시에는 숫자가 적지만 먹이원이 많아지자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유가 분해되어 해양 환경이 정화되었다. 이들은 평균 2일에 1 갤런(1갤런=약 3.8리터)의 원유를 제거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분해된 것은 유출된 490만 배럴(1배럴=158.9리터) 가운데 최소한 40만 배럴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연히 발견된 심해 박테리아가 바다 위에 뜬 기름을 극적으로 분해하지 않았더라면 해양생태계 전체가 질식해 멕시코 만이 영영 죽음의 바다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바다가 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바다에 사는 어떤 종이 몇 마리가 살고 죽고의 문제가 아니다. 바다는 지구의 2/3를 차지하고 기후, 생물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도 육지에 살고 있는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세대를 거쳐야 완전히 복구가 될지도 알 수 없다.


딥워터 호라이즌 기름유출 사건의 직접적 요인은 기술과 관련된 결함이다. 기술 결함으로 원유 시추선이 폭발했고 심해에 있는 유정 폐쇄장치들을 포함한 여러 장치들도 손상을 입어 유정에서 유출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원유 유출 사건 원인에 대한 분석에서 지배적인 의견 중 하나는 BP가 경비 절감을 위하여 위험성이 높은 기술을 선택하였고, 본사와 약정한 기일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안전점검, 설비 검사 등을 가벼이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의 지나친 효율성 추구와 경비 절감이 이런 재앙을 낳은 것이다. 기업의 이익관계와 욕심 때문에 결국 이런 일까지 벌어졌고 아무 죄가 없는 생태계에 커다란 파장이 생겼다. 자신의 이익 때문에 죽어가는 생태계를 보고 BP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다. 덧붙여 더 이상 이러한 사건, 사고가 일어나지 못하게 규제할 수 있는 정치적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

[그린기자단 강영주, 경상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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