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코드에 맞춰 추진하는 수도권 대기환경 규제 완화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기업환경개선 추진계획’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지만 한나라당의 요청으로 이를 기각했다.
환경부가 마련한 기업환경 개선안에는 수도권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 항목에서 먼지 항목은 보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수도권 대기질향상을 위해 그동안 일정 기준을 정해 규제를 추진했던 먼지 관련 항목을 사실상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전국 경제인연합회의 건의사항을 수렴해 수도권 사업장 대기오염 총량관리제와 관련된 먼지항목의 총량관리제 실시를 보류하고 내년 7월부터 강화될 총량관리제 적용대상 사업장 기준을 재조정할 계획이었다.
대기오염 총량관리제는 사업장에게 연도별로 배출 가능한 오염물질의 양을 할당해 할당량 이내로 오염물질을 관리토록 하는 제도로 대상물질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먼지 등 3가지며 서울시 10개, 인천시 50개, 경기도 131개 등 191개 사업장이 적용 대상이다. 2009년 7월부터는 1200개 사업장으로 관리대상이 확대된다.
배출허용량 준수 기업은 잔여 배출허용량의 판매가 허용되고 대기환경보전법 보다 20~30%완화된 기준이 적용되며 저황유 사용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되고 대기오염 기본 부과금 면제, 최적방지시설 설치시 재정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초과 배출하는 사업장은 총량초과부과금 부과와 함께 당해연도 초과 배출량의 최고 1.8배 범위 내에서 다음연도 총량 할당량이 줄어드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등 대기오염 총량관리제는 배출농도가 아닌 배출총량을 준수하도록 하는 정책인 것이다.
사업장 총량관리제 중 올해부터 사업장별 배출허용 총량 할당이 이뤄진 황산화물, 질소산화물과 달리 먼지 항목은 할당기준에 대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12월 할당이 보류된 상태로사업장에서는 배출량에 대한 규제는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먼지항목을 빼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며 총량관리제 적용대상 사업장 기준도 내년 7월부터 강화될 예정이었지만 그 기준을 완화하려 하고 있어 그동안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받았다.
먼지규제 입장 돌아선 이유는?
당초 환경부에서는 먼지항목에 대해 기존보다 강한 규칙을 적용키로 잠정적으로 결정도니 상태였지만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반대로 선회해 이에 따른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의 1종 사업장 먼지 미할당 관련 후속조치에 따르면 먼지를 연간 1.5톤을 초과하여 신규로 배출하는 총량관리대상 사업장은 사업장 설치허가(변경허가)를 받고 최적방지시설 설치를 조건으로 허가 및 허가증을 교부하는 반면 지역배출허용총량의 범위를 초과한 허가는 제한했으며 대기환경보전법에 의한 허가를 받고 먼지 연간 1.5톤을 초과배출하는 기존 사업장은 사업장 설치허가를 받은 것으로 결정했다.
또한 사업장 설치허가 대상은 먼지 배출량을 기준(1.5톤 초과/연간)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먼지 할당여부와는 관계없이 먼지배출 사업장에 대한 설치허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신?증설은 최적방지시설 설치 조건으로 허가하는 등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나치리만큼 엄격한 최적방지시설 설치를 설정했었다.
배출허용총량 할당도 이와 마찬가지로 시장이나 도지사가 사업장 설치허가를 받은 사업자에게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해 총량을 할당받은 사업자(총량관리사업자)는 배출량 측정기기 부착`가동 및 산정 등의 의무를 가져 월별 배출량 산정결과를 관제센터로 제출케 되어 있었다.
먼지측정기기 항목을 살펴보면 이미 작년에 14개 배출구(TMS 14개, 먼지 단독 2개)가 설지됐으며 올해 7월 전 까지 474개 배출구(TMS 62개, 연료유량계 119개, 배출가스유량계 293개)를 설치키로 하는 등 먼지측정기기 부착도 기정 사실로 정해놓고 있었다.
또한 먼지 총량을 할당받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특례규정(먼지 기본부과금 면제, 완화된 먼지 배출허용기준 적용) 적용에서 제외하는 등 먼지총량 할당에 대한 자세한 규정 및 절차까지 정해져 있었다.
이처럼 세분화된 먼지규제 방침이 하루아침에 무효화 된 이유에 대해 경제성장을 제일 가치로 여기는 새 정부가 공장 등 산업체에 대한 규정을 완화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채권서 제동 나서
환경단체 등에서는 환경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코드에 맞춘 것으로, 국민의 건강에는 안중에 없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지난 9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환경부의 수도권 대기 규제 완화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한나라당에서 전날 비공개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환경규제를 건드리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더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좋지만 국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정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용에 대해서는 부처 간 협의가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발표 시기만 조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혀 환경부가 수도권 대기규제 완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협의회에서는 이에 반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이 한나라당과 환경부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에서는 먼지규제 완화는 이미 작년부터 추진해 온 것 이고 딱히 한나라당과의 갈등 때문에 발표를 취소한 것은 아니라며 불화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면서도 규제 완화 추진은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활경부는 애초에 수도권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작년 7월일부터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먼지를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하여 대기오염물질을 할당하는 총량관리제도를 추진하여 왔디.
그러나 먼지항목의 경우,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건너오는 장거리 이동오염원 등 자연적인 요인을 감안할 때 사업장의 기여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작년에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수도권 먼지오염의 주요 원인이 도로재비산 먼지(전체 먼지의 72%)라는 지적이 제기되어 먼지 총량관리의 실익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미 환경부는 수도권대책 수립시 사업장 미세먼지 기여율을 17%로 산정하였으나 일부 학자들은 도로 재비산먼지 등의 영향으로 사업장 미세먼지 기여율이 최저 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또한 사업장 먼지의 경우 배출원이나 배출특성 등이 대단히 상이하여 할당기준 설정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이를 실제로 적용해 본 결과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작년 하반기부터 먼지항목 총량관리제를 사실상 보류하고 대책을 마련 중에 있었고 이번에 기업환경개선대책에 포함코자 한 것 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정감사 지적 등에 따라 작년 하반기부터 먼지 총량관리제 추진 여부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를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먼지항목을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보류한다고 한 것” 이라며 현재 수도권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변경을 위한 용역을 진행중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사업장 총량관리제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그와 함께 수도권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다방면에 걸친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담당자가 당정협의 과정에서 대기환경규제 부문이 빠졌다는 이야기를 전했다며 “당초에 사전 조율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기존 입장대로 대기분야 규제 완화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장보다 국민건강이 먼저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환경부에서는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세부사항을 조정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조속한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구체적인 발표 시기를 계속 늦추고 있어 실질적으로 먼지규제에 대한 법적 저지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환경부가 한나라당의 공식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규제 완화를 어떻게든 추진할 것 이라는 입장에 대해 이병박 행정부가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친박극혜측과 환경부를 선두로 내세워 힘겨루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산 장항동에 사는 한 주부는 “이미 수도권 공기가 10년전과 비교해 볼 때도 눈에 띄게 나빠져 아이들이 매일 기침을 하고 있다”며 경제살리기도 좋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건강을 잃으면 모두 끝장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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