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안일 공무원과 포식자 대기업 틈 바구니 속

환경전문 중소기업, 생존 위기 내몰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1-11-30 11: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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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과 동반성장 그리고 일자리 창출이라는 눈앞의 숙제를 해결하고 전 지구적인 환경재앙과 파괴되고 있는 환경을 지키면서 다 함께 잘 살아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이때 환경중소건문기업의 현실은 실망과 한숨, 도태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세계의 기업들이 국경을 초월하여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와중에 대기업의 막강한 자금력과 인적 네트워크에 막혀 전문기업들이 글로벌한 환경시장에서 진정한 의미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부 경쟁력, 건실한 기업문화, 공정한 경쟁체계가 필요하다.

전문중소기업이 건전한 경쟁구도 속에서 전문성을 넓혀갈 때 대기업을 포함한 국가경쟁력도 한층 더 탄탄한 기반이 조성될 것이다.

특히 환경전문기업의 경우 그 분야의 특성상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전문인력의 수급과 육성 그리고 R&D 분야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전문기업이 뿌리깊게 자리잡아야 한다.

이미 자금력을 확보한 거대 기업들이 중소전문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우리의 대기업도 중소기업 못지 않게 경영권방어에 힘들어 하고 있지만,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얕은 인적 네트워크와 자금력의 한계에 봉착해 연속적인 사업수주가 어려워지고 있는 중소 전문기업의 현실을 점검해 본다.

동반성장이라는 국가정책 오류 지적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공동 주최해 지난 15일 열린 신기술인증기업 간담회에서 한 중소기업대표는 신기술 100%인 사업에 대해서도 발주처가 공개입찰을 진행, 인증보유업체가 수주할 가능성이 낮아져 신기술인증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업수주의 어려움으로 도급받은 업체로부터 하청을 받고 사업을 진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전문기업을 육성·보호하자는 동반성장이라는 국가정책의 오류를 지적했다.

이날은 신기술업체에 대한 환경부장관의 표창수여식도 있었고, 신기술에 대한 우수사례발표도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은 행사 말미에 진행된 간담회에서 터져 나왔다.

모업체 대표는 주최 측을 향해 신기술업체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이의 개선을 질문했다.

이 대표는 ‘신기술 적용공사의 입찰제도 개선에 대한 건의서’에서 “서울시 상수도본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상수도관로의 신기술 공사 발주시 일반 공개경쟁으로 낙찰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 후 착공 전까지 낙찰자와 개발자가 신기술 협약을 맺어 하도급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신기술개발사들은 여러 가지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고 개발의욕을 저해하여 기업의 유지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이는 건설산업 기본법 제30조 위배,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간에 대금수수 관계로 분쟁 유발(선급금은 원도급자에게 전액 지급), 하자의 책임 한계 불분명(계약된 원도급자는 신기술시공이 불가능함) 초래 등의 문제점이 파생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불법적인 제도를 지양하게 하고 적법한 방법으로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향후 신기술 개발자를 보호하는 입찰방법으로 개선하여 좋은 기술이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기술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신기술 개발업체가 겪고 있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개선을 건의했다.

이 업체에 따르면 환경기술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환경기술의 실용화)에서 ‘ (1)정부는 다음 각 호의 사업자등을 육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만, 제 4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해서는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항을 언급하며, 이 조항에서 ‘①환경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실용화하는 자 ②환경신기술을 위한 출자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자 ③제17조에 따라 환경표지의 인증을 받은자 ④제18조에 따라 환경성적표지의 인증을 받은 자 ⑤환경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하는 사업자 ⑥환경산업체’ 라고 되어 있는 것처럼 정부에서 신기술개발업체에 대한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최 측에서는 즉답을 피하며 해당사항에 대한 조사와 자료점검을 하겠다는 답변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다.

이 관계자는 신기술인증업체의 사업수행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피력하였다. 사업을 수행할 당시의 신기술로 작업하지 않고 기존의 방식대로 사업을 수행하는 사례가 발견되었다고 했다.

이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 신기술 등 인증을 이용하고 정작 사업수행 때는 작업 진척속도 등 사업수지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는 업체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이러한 업체의 불만이 제기된 배경에는 정부에서 시행 중인 여러 정책 중 중소전문기업의 육성을 위해서 마련해 놓은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는 과정에서 표출된 것이다.

기술개발촉진법 제6조를 보면 ‘①신기술의 인증을 받고자 하는 자는 지식경제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식경제부장관에게 신청하여야 한다.

②지식경제부장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신청된 기술을 심사·평가하여 신기술인증을 하는 때에는 이를 고시하고, 신기술인증서를 교부하여야 한다.

③지식경제부장관은 신기술인증을 받은 자에 대하여 그 기술이 신기술인증을 받았음을 나타내는 표시를 사용하게 할 수 있다.

④정부는 신기술인증을 받은 자에 대하여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자금지원 및 신기술을 이용한 제품에 대한 우선구매 등 지원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듯이 여러 가지 법률에서도 신기술 개발업체에 대한 지원에 대해 법률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현실에서는 자본력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대기업의 장벽을 넘어서 독자적인 사업수주를 하는 전문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업중심 컨소시엄 거대사업 독식

거대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에 대한 발주권한이 대기업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있어 환경부 등 정부 감시권한이 축소되고 전문업체의 참여는 더더욱 하청의 길을 갈수 밖에 없다.

이런 사업의 경우 정부에서 아무리 대·중소기업 상생의 길을 외쳐도 사업자체에 대한 경영권을 가진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갑’의 위치가 되어 횡포를 부려도 ‘을’의 처지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을’의 위치라도 지킬 수밖에 없다.

이 프로젝트는 해당사업의 용역을 맏은 민영화된 모 공사가 주축이 되어 금융투자회사를 만들었다.

지분구성을 보면 모 공사에서 25%를 보유하고 있고 4.9%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곳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 등 6곳이고 기타 주주로는 금융, 레저, 건설, 공사 등 대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별도의 법인회사에 프로젝트 추진 위탁을 맡기고 있다.

이 별도의 법인체의 지분구성은 대기업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고 모 공사에서 나머지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결국 대기업이 대주주인 위탁관리회사에서 공기업과 대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투자회사의 결정을 받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 관급공사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사격장에서 발생된 납탄에 의해 오염된 태릉사격장 중금속 처리와 관련해서 사업을 발주한 문화재청에서는 이러한 전문기업의 공사참여과정과 하청에 준하는 시공업체의 애로사항을 모르고 있었다.

이 공사의 총 공사비는 55억 원으로 문화재청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K사와 전문기업 D사 등 3개사에 용역을 줘 현재 오염토양 정화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사업의 경우 입찰공고 당시 공사로 발주한 것이 아니라 용역으로 진행한 것이라 하청업체에 대한 계약과 내용을 발주처에 보고,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알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 해도 이런 제도운영으로는 하청을 받은 전문업체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

PT만 잘하면 손쉽게 코 풀 수 있는 현실

토양처리 전문업체 전직 간부는 이와 관련 “업계에 100여개의 전문업체가 있는데 대기업의 그늘에 가로 막혀 실제 사업을 유지하는 업체는 고작 10여 군데 뿐이고 그중에서 장비나 시설 등 독자적인 사업수행을 할 수 있는 곳은 5개 안팎이다.

그 원인이 무엇이겠나? 중소 전문기업이 클 수 있는 길이 봉쇄되어 있다. 그러나 용역이나 공사를 수주한 대기업은 대부분 장비 구비나 인원구성에 있어 부담이 없고 사무실에서 프레젠테이션만 잘하면 손쉽게 코를 풀 수 있는 현실”이라며 전문업체와 대기업, 그리고 공기업등 공무원이 인식변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공무원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원인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영능력을 가진 중소기업보다, 사후관리 또는 업무수행과정에서 대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업무편의를 제공해주고 정부가 필요한 것을 알아서 잘 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업무원활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공무원의 업무형태가 대기업의 잘 짜여진 업무방식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고 그에 따라 편안한 길로만 가려는 무사안일한 업무진행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사업을 진행하는 공무원의 잘못이라기 보다 공무원사회의 구조적인 취약점이 중소기업 육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소기업에 사업을 발주해서 진행하다가 경영난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이 도산하게 되면 그 책임이 해당공무원에게 집중되게 되어 있어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도산하면 추적하기가 곤란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보다 사후문제발생 시 사고처리에 용이해 공무원들이 손쉽게 업무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이런 폐혜를 막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최저가 입찰심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최저가로 시행되던 정부공사에서 입찰금액이 타당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실적증명서와 세금계산서를 제출해야 했다.

이런 경우 시공실적이 많고 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대형업체에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중소업체가 불리한 경우가 있었다.

또한 중소기업에서는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과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등의 어려움도 있었다.

그래서 시공실적증명서 제출을 폐지하는 개선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중소전문업체에서는 대기업의 장막에 가로 막혀 시장진출의 꿈을 접고 하청이라도 수주해서 명맥을 유지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공무원 사업 이력제’ 도입 제기

그러나 한 포럼에서 윤종수 환경부차관이 한 말속에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다. 윤차관은 16일 로하스리더스포럼의 특강에서 ‘모험 없이는 성과가 없다’는 말을 했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또한 강한 중소기업을 육성해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글로벌리더딩기업을 길러 줄 토양이 되도록 과연 현재의 공무원들이 모험을 시도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때이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사업 이력제’ 같은 방식의 도입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마치 사업자등록번호 같이 세금계산서 발행시 필수적으로 관리하는 것처럼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에 대해서는 해당 공무원에 대한 이력을 관리해서 그 사업의 최종결과에 따라 공과를 기록하고 유사한 사업의 경우 업무재배치 또는 인적구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사업진행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따라다니는 민관 밀착에 의한 특혜의혹을 해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공공사업을 할 수 있다.

한편에서는 중소기업의 이중적인 사업 진행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 17일 개최되었던 녹색투자 한국포럼에서도 이와 같은 전문업체의 비도덕적인 행태에 대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한 참석자가 그린워싱(Green Washing), 즉 돈세탁처럼 녹색인증 등 겉으로는 녹색기업인척 하지만 단지 사업수주를 위한 방편으로만 사용하고 실제 작업은 친환경적인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예로 들며 이에 대한 발주처, 감독기관의 세밀한 확인과 기업들의 자각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이나 중소기업보호가 자칫 국가경쟁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의사개진을 하기도 한다.

과도한 보호는 내성을 키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정작 시련이 닥쳤을 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적자생존의 세계시장에서 더 큰 패배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보다는 적당한 내부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경쟁력 있는 기업이 한발 더 클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이득이라는 것이다.

작은 파이·큰 파이 다 먹겠다는 속셈

이와 관련된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은 현재 한국기업문화를 잘 대변해주고 있어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그는 “특정사업의 경우 왜 대기업이 수익도 나지 않는데 수주를 해서 진행하는지 아느냐? 현재는 그 분야의 사업이 초기단계라 전체 사업금액이 중소기업이 수주 받아야 할 정도로 작은 금액이지만 향후 그 파이가 10배, 100배 또는 그 이상으로 커졌을 때를 대비하여 이력관리를 하기 위함”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작은 파이는 경험축적용으로 먹고 파이가 커졌을 때는 먹거리가 크니까 먹겠다는 뜻으로 결국은 닥치는 데로 다 먹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급공사와 관련된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하고 타성에 젖은 업무행태는 전문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의 근간을 흔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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