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조류독감(AI) 최악의 피해 왜?

안일한 대응-방역인력 태부족 '13년 그대로'
박원정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1-13 08: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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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6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이 확인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은 최근까지 살 처분된 가금류가 2600만 마리를 넘어섰다. 가금류뿐만 아니라 서울대공원의 천연기념물 조류와 순천만 습지의 야생조류까지 역대 최단기간에 최악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국의 가금류 농가가 초토화됐고 닭·오리 전문 식당엔 손님이 뚝 끊겼다. 국민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려 달걀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그나마 필요한 만큼 살 수도 없는 형국이다. 서민들의 동네빵집은 물론 대규모 제과·제빵업체들이 초비상 경영에 들어갔고 식당 등에서 달걀을 구할 수가 없어 계란반찬이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늑장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조류독감이 처음 발견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국민안전처 등이 대책을 내놨는데 내용은 고작 지자체의 상황 청취와 현장점검이 전부다.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한 가금류 농장에서 조류도감 통제와 방역에 나서고 있다.<사진제공=질병관리본부>

 


백신 개발에 시간 너무 걸려 어려움


조류독감의 주범이 겨울철새지만 그들이 날아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AI 피해를 막을 수는 없는 걸까? 그리고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에선 조류독감이 2003년 최초로 발생한 이후 거의 해마다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조류독감의 대규모 확산은 올해로 6번째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모두 3종류이다. 2003~2011년까지는 인플루엔자 중 ‘H5N1형’ 바이러스가, 2014~2015년 사이엔 ‘H5N8형’ 바이러스가 유행했고, 올해는 새로운 종류인 ‘H5N6형’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3종류 모두 사람에게도 독감을 일으키는 A형 독감 바이러스이다.
이렇게 10년 넘게 A형 바이러스로 조류독감이 유행하고 있는데, 백신을 만들 수는 없을까.
문제는 시간으로 백신 하나를 도입하는데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미 매몰된 가금류가 2000만 마리를 넘긴 상황에서, 3개월은 너무 긴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3개월 뒤에도 조류독감이 계속 유행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H5N6형 바이러스의 경우, 완성된 백신은 없고 백신에 들어갈 인공 바이러스의 일부를 개발한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인공 바이러스를 완성하기까지 넉넉잡아 한 달, 이를 배양하고 검증하는데 두 달 정도 걸린다”고 말하고 있다.


해외선 인체감염 사례 있어 요주의


또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를 잘 일으키기 때문에 예측을 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 그리하여 내년에 찾아올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H5N6형이라 예상하고 접종했다가, 다른 바이러스가 찾아오면 시간 낭비, 돈 낭비, 백신 낭비만 될 수도 있다.
거기에 닭은 항체가 생길 때까지 3~4주 정도 걸리고, 오리는 1번 접종으로는 항체 형성이 어려워 2번을 접종해야 한다. 최대한 기간을 앞당겨서 2주에 한 번 접종해도, 오리의 경우 항체가 생성될 때까지 한 달 반이나 소요된다.
그리하여 전문가들은 예방주사가 활성화 된다고 해도 조류독감의 발생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보건 당국은 우리나라에서 조류독감이 사람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는 인체 감염은 물론 사망 사례까지 있는 만큼 축산 농가 방문 자제 등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국내에선 조류 독감이 사람에 감염된 사례가 없다.
정기석 질본 본부장은 “야생 조류나 닭, 오리 등과의 접촉이 거의 없는 일반 국민들은 인체 감염 가능성이 극히 낮다”면서 “사람 간 전파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에선 인체 감염에 이은 사망 사례가 빈번했던 것으로 보고됐다. 중국에선 2014~2016년 사이 H5N6형 조류독감에 17명이 감염, 그 중 10명이 사망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에서 인체감염이 총 1722명, 사망자도 785명이 발생했다고 자료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다만 H5N8형은 지구상에서 인체의 감염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 법정인력 50%밖에 안 돼

 
조류독감의 최후 보루는 방역인데 방역을 담당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가축방역 법정인력이 현재 50%밖에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가운데 인건비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제3조 제4항 관련 가축방역관 배치 기준인 1인 업무량 및 가축사육 현황에 따라 소요 인력을 산출하면 1곳당 최소 2명 이상의 가축방역관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국 228개 시·군 1곳당 가축방역관은 1.2명에 불과한 실정이며 2명 이상의 가축방역관을 확보한 기초 지자체는 50곳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자체 방역 인력은 구제역·조류독감(AI) 등 재난형 질병 발생 증가로 비상근무가 최대 9개월까지 장기화하고 있으며 다른 직렬 공무원에 비해 열악한 근무여건과 처우 등으로 인해 이직 및 근무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 의원은 “AI,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전쟁을 2년, 3년마다 한 번씩 정기행사 치르듯 반복하는 데에는 궁극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방역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인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선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고 근본대책을 요구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방역인력 태부족으로 인한 조류독감의 피해는 13년째 고스란히 농가와 국민들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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